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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충남도의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충남도의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 충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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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대 충남도의회 후반기 원구성이 곡절 끝에 마무리 됐다. 의장과 부의장은 선진통일당, 6개 상임위원장 중 선진통일당이 행정자치위· 문화복지위, 민주통합당이 건설소방위·  운영위, 새누리당이 농수산경제위, 교육의원이 교육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상처투성이다. 원구성을 하는데 수 십여일이 걸렸다. 의정활동을 위해 심사숙고하기 위한 것이 아닌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푸닥거리를 한 때문이다.

다수당인 선진통일당과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밀약을 했다. 민주당 도의원들이 스스로 나서 "모 식당에서 선진당 도의원들과 만나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논의해 농수산경제위원장과 운영위원장 2석을 우리에게 주기로 약속했다"며 "그런데 선진당 측이 원구성 과정에서 이를 뒤집었다"고 실토한 것이다.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의원 등이 서로 뒤엉켜 욕설을 주고받고 투표용지를 빼앗아 도주하는가 하면 주먹질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몰래 식당에서 만나 운영위원장 자리를 밀약하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 만큼 '감투'에만 몰입했다. 다수의석을 무기로 한 선진당(전체 42석 중 19석)의 자리독식 횡포도 꼴불견이지만 민주당 의원(12석)들이 보여준 감투 투쟁 또한 목불인견(目不忍見)인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들에게 새누리당 6명, 교육위원 5명은 잘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선진당이  당초 약속했던 대로 상임위원장을 안배할 때까지 본회의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9대 충남도의회 개원 이래 민주당이 본회의 불참을 시도한 첫 사례가 상임위원장 자리 2석인 것이다.

게다가 선진통일당에서 출당조치 의사를 밝히고 스스로 탈당선언을 한 선진통일당 소속 도의원은 이번에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 (장기승)을 맡았다. 해당 도의원은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 유세장에서 상대후보를 겨냥해 "처녀는 맞는데, 검사를 안 해봤기 때문에…" 등 여성비하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당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 스스로 탈당을 선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감투싸움 뿐 도의원 누구도 이를 언급조차 하는 이 없었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2010년 전반기 원구성 당시에도 감투싸움을 벌였다. 당시 일부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자당의 4선 유병기 의원을 전반기 의장 후보로 내정한 데 대해 "사전에 짜놓은 각본에 의한 것"이라고 반발해 제명 논란이 일었다. 또 정당이 없는 교육의원들이 당시 자유선진당 의원들의 일방적인 상임위원장 선거 과정에 항의하기도 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싸움을 막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학계에서는 밀실이 아닌 공식 창구를 통해 협의하는 방안, 후보자 입후보 없이 의원들이 각자 선호하는 의원을 적어내는 교황선출방식이 아닌 후보자 등록제를 통한 선출 등 오래전부터 여러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이를 귀담아 듣는 도의원이 없다.

충남도의회는 최근 의원재량사업비 반영 요구로 자기 밥그릇만을 챙긴다는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2년간 의정을 책임졌던 유병기 충남도의회 의장은 전반기 의정과 관련해  "210만 도민의 대의기관인 충청남도의회가 도민의 복지향상과 지역발전을 위해 도민의 입과 발이 된 2년이었다"고 회고했다.

서로 210만 도민의 복지향상과 지역발전을 의해 일하겠다고 밀약하고, 도민 권익옹호를 위해 본회의에 불참하며 장외투쟁을 벌이는, 이런 충남도의회 소식을 듣기는 정말 불가능한 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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