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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산호수에서 폭우에 떠 내려온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는 중국인
 호산호수에서 폭우에 떠 내려온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는 중국인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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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창현에 있는 호산호수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배로 이동 하던 중 갑자기 배가 출렁거리더니 급제동하듯 그대로 멈춘다. 이내 배의 시동이 꺼진다. 깜짝 놀라 유람선에 문제가 생겨 배가 표류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밖을 내다보니 호수 가운데 한 치의 틈도 보이지 않을 만큼 각종 쓰레기들이 가득하다. 쓰레기가 배의 모터에 걸려 고장이 날까봐 선장이 배의 시동을 껐던 것이다. 무동력 상태로 천천히 호수 가운데를 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나름 운치가 있다.

호수 한가운데서 노를 저어 호수를 가득 메우고 있는 쓰레기들을 배에 건져 올려 싣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호수에서 쓰레기수거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지인의 말에 의하면 2주 전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장대비가 내렸는데 60년만의 최고의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한다. 중국 곳곳에 산허리가 잘록할 만큼 토사가 쓸려 내려와 민둥산처럼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산사태가 쓸고 간 자리가 많은 비가 내렸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덕분에 호수가 쓰레기들로 가득 찼던 것이다. 쓰레기더미를 빠져 나오자 호산대교가 보인다.

무더위에도 고기잡는 사람들... 작품입니다

호산호수에서 투망을 던져 전통적인 방법으로 물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
 호산호수에서 투망을 던져 전통적인 방법으로 물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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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가리처럼 생긴 물고기를 튀겨 소스를 얹어 나왔다. 맛이 일품이엇다.
 쏘가리처럼 생긴 물고기를 튀겨 소스를 얹어 나왔다. 맛이 일품이엇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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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밥을 들고 나와 문턱에 걸터앉아 아침을 먹고 있는 모습
 할머니가 밥을 들고 나와 문턱에 걸터앉아 아침을 먹고 있는 모습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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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산대교 반대편 지는 노을 사이로 호수에서 전통적인 물고기를 포획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해가 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해질 무렵인데도 온도가 38.5도를 가리킨다. 덥고 습한 기온 때문에 모기들이 마구 달려들어 여기 저기 물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이곳 모기들은 무는 순간 피가 피부에 맺힌다.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작품을 담겠다는 일념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어부들이 고기를 잡는 배를 호수 가운데로 이동하고 이내 투망을 던진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사이로 지는 해가 호수에 반사돼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저녁에는 이 호수에서 잡은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그동안 대부분 기름진 음식과 향신료가 들어간 요리 때문에 부실하게 끼니를 때웠던 나는 부푼 기대를 안고 음식 맛봤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하고 향신료도 사용하지 않아 오랜만에 포식을 할 수 있었다. 물고기 찜과 민물매운탕 같은 요리가 나왔는데, 모두 맛이 일품이었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캠프파이어와 산양 바비큐파티가 있었는데 저녁을 든든하게 먹은 나로서는 내일 아침 홍성평계단 녹차밭 일출을 담기위해 일찍 잠을 청한다.

동네 아이들도 나와 캠프파이어를 즐기고 있다.
 동네 아이들도 나와 캠프파이어를 즐기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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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창현은 대나무가 많아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다.
 수창현은 대나무가 많아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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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창현은 대나무가 많아 어디를 가나 시원스럽게 쭉쭉 뻗은 대나무가 여행객을 반긴다. 산자락을 타고 녹차 밭이 잘 정리정돈 돼 있어 짙푸른 녹색의 향연에 빠져 눈이 시릴 정도다. 우리네와 별반 다름없이 고즈넉한 시골 정경은 이른 새벽 이집 저집 개 짖는 소리와 함께 차밭에서 녹차 잎을 따는 여인들의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여명과 함께 일하는 여인

녹차밭 위로 떠오르는 해가 붉게 타고 있다.
 녹차밭 위로 떠오르는 해가 붉게 타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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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평 녹차밭의 일출
 홍성평 녹차밭의 일출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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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도보로 20여 분을 걸어가니 광활한 녹차밭이 나타난다. 출발하기 전 하늘을 보니 일출 여명이 심상치 않다. 보통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에나 볼 수 있는 풍경. 구름이 넓게 깔리고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 구름 위를 비추니 하늘이 온통 불바다다. 이럴 때 사진가들은 말한다. "대박을 잡을 수 있는 찬스"라고, 분명 대작을 담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넓은 차밭과 함께 일출을 담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일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곳 풍경은 어느 사진가도 한 번도 담아보지 않았던 곳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는 곳을 개발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되는 곳이다. 이른 아침 이방인들의 가쁜 발걸음에 놀란 개들의 짖는 소리만이 조용한 마을의 정적을 깬다. 뛰다시피 발걸음을 재촉하며 처음가본 일출장소에 도착하자 붉게 타는 여명과 함께 해가 트기 시작한다.

녹차를 따고 있는 중국 여인
 녹차를 따고 있는 중국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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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고 난 후  녹차밭 풍경
 해가 뜨고 난 후 녹차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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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황홀하다."

멋진 그림을 담을 수 있는 장소가 중요한데, 햇살은 벌써 차밭을 비추며 붉게 타고 있다. 처음가보는 곳이지만 망설일 시간도 없이 적당한 곳에 삼각대를 펴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다. 멋진 풍경을 담느라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보니 어스름해서 보지 못했던 차밭에 차를 따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아름다운 일출을 담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길거리에 사람들이 나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특이할만한 점이라면 아이나 어른이나 밥그릇에 밥과 반찬을 함께 담아 길거리에 나와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밥을 먹는다는 점이다. 하루의 시작을 이웃과 함께 시작하는 모습에서 정겨움이 묻어난다.

덧붙이는 글 | 7월 2일부터 6일까지 중국 절강성에 있는 수창현에 다녀왔습니다.



태그:#수창현, #호산호수, #홍성평녹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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