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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박근혜·김문수·김태호 후보가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감동 경선실천 서약식'에 참석해 스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김문수·김태호 후보는 공히 박근혜 후보의 독주를 견제하는 멘트를 남겨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
 제18대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박근혜·김문수·김태호 후보가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감동 경선실천 서약식'에 참석해 스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김문수·김태호 후보는 공히 박근혜 후보의 독주를 견제하는 멘트를 남겨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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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는 5명의 후보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공정경선 서약식'에 참석한 것.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행사는 일부 후보가 '박근혜 대세론'과 '경선 룰'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김태호 의원은 "우리는 대세론에 기댔던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며 박근혜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고,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선 룰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당내 후보 검증위원회 구성을 주장했다.

21일부터 시작되는 대선후보 경선은 8월 19일까지 30일 동안 10회의 합동연설회, 3회씩의 정책토크와 타운홀미팅 등으로 진행된다. 당초 합동연설회는 13회를 하기로 했으나, 박근혜 의원 측이 6회로 줄여서 하자고 제안해 타 후보들의 반발을 샀다. '경선 룰' 진통과 '1인 사당화' 논란 등으로 이미 홍역을 치른 가운데 시작되는 이번 경선은 박근혜 의원과 비박(비박근혜) 후보들 간의 신경전이 고조된 상태라 과열 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이회창 대세론'이 나온 까닭은?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국민 공감 경선 실천 서약식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렸다. 서약식에 앞서 기호 순에 따라 '공정 경선에 임하겠다'는 후보들의 각오를 밝히는 시간이 마련됐다.

기호 1번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정책 경선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경선을 통해 더 건강하고 신뢰받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에 대해 야권에서, 혹은 외부에서 근거 없이 공격하거나 비방하는 데 대해서는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야권에서는 줄곧 박근혜 의원에 대해서만 공격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 감싸기'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반면 이날 노타이 차림으로 참석해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던 기호 3번 김태호 의원은 "우리는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며 2002년 대선 패배 당시 '이회창 대세론'을 상기시켰다.

특히 그는 "(박근혜) 대세론에 기대어서 변화를 두려워하고 기득권에 안주하면 국민 감동도, 국민 공감도 절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도, 당도, 당원들도 쇄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절대 연말 정권 재창출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변화의 중심에 김태호가 당당히 서겠다"고 말해, '공정 경선'을 다짐하기 보다는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당초 가벼운 미소를 띠며 편안한 표정으로 행사에 참석했던 박근혜 의원은 '박근혜 대세론'을 비판하는 김태호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표정이 굳어지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제18대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박근혜·김문수·김태호·임태희·안상수 등 5명의 후보들이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감동 경선실천 서약식'에 다같이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며 손잡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김문수·김태호 후보는 공히 박근혜 후보의 독주를 견제하는 멘트를 남겨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
▲ 손 잡을까 말까 제18대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박근혜·김문수·김태호·임태희·안상수 등 5명의 후보들이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감동 경선실천 서약식'에 다같이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며 손잡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김문수·김태호 후보는 공히 박근혜 후보의 독주를 견제하는 멘트를 남겨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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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지사 역시 '경선 룰'에 반발, '1인 사당화' 문제를 제기하며 경선에 불참한 정몽준·이재오 의원을 거명하며 "이 자리에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이 총선 승리의 축배만 계속 들어서는 안 된다"며 "다가오는 대선의 엄중함과 우리가 왜 대선에서 승리해야 하는지 국민 앞에 말씀드리기에는 이번 경선(방식)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말씀 드릴 기회(합동연설회 등)도 적고, 참여하는 분들도 여러 가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결국은 본선 승리가 목적"이라면서 "이번 경선이 삼복더위 속에, 올림픽이 열기 속에 (묻혀) 자칫 우리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더 겸허히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해, 거듭 경선 방식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김 지사도 박근혜 의원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이회창 대세론'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세론'을 경계했다. 특히 그는 "과거 이회창 총재가 대선 때 겪었던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당 후보 누구에게도 가해지는 여러 가지 야당과 시중의 의혹을 당내에서 철저하게 검증해고 미리 걸러내야 한다"며 "당내 대선후보 검증위원회 같은 것을 두자"고 제안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공정 경선'을 위한 다짐보다는 자신의 경선 모토인 '가계부채 해결'을 거듭 홍보하면서 공약 발표회장을 연상케 했다. 그는 "국민 10명 중 9명이 가계부채에 시달리고 있고, 국가 경제도 위기로 치달을 것"이라며 "100조원의 경제기금을 만들어 위기의 가계를 탈출시키고 빚 걱정 없는 우리 가족, 변방의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기호 2번을 받은 박근혜 의원은 타 후보들에게 '공정 경선', '정책 경선' 등을 주문했다. 그는 "대선후보 경선이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며 "경선을 통해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경선 과정을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정책드라마로 만들고, 약속한 것은 꼭 실천한다는 신뢰와 공감의 한마당으로 만들 수 있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18대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박근혜·김문수·김태호·임태희·안상수 등 5명의 후보들이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감동 경선실천 서약식'에 다같이 참석해 "결과에 승복하고 정권재창출에 온 힘을 쏟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 "정권재창출에 온 힘을 쏟겠다" 다짐 제18대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박근혜·김문수·김태호·임태희·안상수 등 5명의 후보들이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감동 경선실천 서약식'에 다같이 참석해 "결과에 승복하고 정권재창출에 온 힘을 쏟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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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후보자들이 이날 서명한 '국민 공감 경선 실천 서약서'에는 "상대 후보자의 명예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며 흑색선전 및 인신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세론이라는 큰 장벽과 맞서 싸워야 하는 타 후보들이 향후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의원을 향해 어떤 식의 파상공세를 펼지 주목된다.

"처절하게 아픈 부분까지도 인정하고 반성해야"

행사가 끝난 뒤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김태호 의원은 "이미 다 된 것처럼 이렇게 (박근혜) 대세론에 안주해서는 미래도 없고, 당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며 "경선 과정을 통해서 처절하게 서로의 아픈 부분까지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서 미래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 선관위가 박근혜 의원 측의 제안을 수용해 후보자 합동연설회 횟수를 줄인 것에 대해 "경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입장이나 고충은 있었겠지만 특정인 중심의 생각이 반영된 것처럼 보여서는 결국 (대선 승리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문수 지사도 "이제 뺄셈으로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가 자꾸 이야기는 계속 하고 있는데 답이 없다"며 "우리가 말을 해도 안 듣는다. 당이 완전히 1인당이고, 불통"이라고 성토했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경선에서는 박근혜 의원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임태희·김태호·안상수·김문수 후보 간 '2위 다툼'도 관심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8월 19일 선거인단 투표에 이어 다음날인 8월 20일 전당대회를 개최,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당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태그:#박근혜, #새누리당, #공정경선, #이회창대세론, #1인 사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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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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