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박찬호 선수

한화 이글스 박찬호 선수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는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를 '레전드 데이'로 지정했다. 이전 빙그레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고, 현역 시절 최고의 좌완 투수이자 선수협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을 만들어냈던 송진우 투수코치가 시구자로 나서서 팬들의 향수를 이끌어냈다.

전설적 투수로 영원히 기억되고 있는 송진우 투수코치의 시구가 있었던 19일, 레전드 데이의 선발 투수는 박찬호였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첫 해를 보내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으로 아시아인 최다승 기록을 세웠고, 그가 걸었던 길을 따라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한국 야구의 세계화에 기여하게 한 선구자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전설을 만들어내고 한국 야구로 돌아온 박찬호, '레전드 데이'의 선발로는 최적임자였다.

박찬호는 아마추어 시절 입을 뻔했던 빙그레 유니폼을 20년 만에 입었다. 공주고를 졸업한 후 1992년 빙그레 이글스가 박찬호를 스카우트하려 했으나 박찬호는 빙그레 입단 대신 한양대 입학을 선택했고,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결국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한국 야구가 세계적인 발전을 이루는 데 큰 공헌을 세웠다.

박찬호는 삼성전에서의 기록이 좋지 않았다. 삼성전 2경기에서 2패에 평균 자책 7.45를 기록하며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달랐다. 103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3안타 4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가장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일통산 500홈런에 도전한 이승엽을 상대로 삼진 2개를 빼앗아내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송진우 시구-박찬호 선발, '레전드 데이' 시작은 좋았지만...

박찬호는 2회초 2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김상수를 내야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고, 3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는 진갑용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5회에도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진갑용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총 103개의 공은 5이닝을 감안하면 많은 투구수였지만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박찬호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188로 브랜든 나이트(넥센, 0.167)에 이어 2위를 마크하며 수치로서 위기관리능력을 증명했다.

박찬호가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낸 사이 한화 타선은 2회말 이대수의 3점 홈런 등을 포함해 대거 5득점하며 화끈한 지원을 해주었다. 박찬호는 5회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물러나며 불펜진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나 이어서 등판한 한화의 불펜 투수들이 대거 실점을 허용하며 박찬호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고, 9회초 2사 3루 위기에서 삼성 박한이에게 5-5 동점을 만들어주는 안타를 허용하며 박찬호의 승리는 날아가고 말았다.

결국 한화는 10회초 삼성 이지영에게 역전타를 허용하며 5-6 역전을 당했고,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공략하지 못하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불펜의 약세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레전드 데이, 송진우 투수코치의 시구와 박찬호의 선발 등판이라는 의미가 더해진 경기에서의 뼈아픈 역전패, 박찬호가 아마추어 시절 입을 뻔했던 빙그레 유니폼을 20년 만에 입고 나선 경기에서의 역전패는 큰 아쉬움만 남기고 말았다.

박찬호 빙그레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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