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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대구 동성로 엑슨밀라노 1층의 한 옷가게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대구 동성로 엑슨밀라노 1층의 한 옷가게에서 옷을 고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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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찾은 박근혜 의원이 과연 민심을 확인하고 갔는지 궁금합니다. 지지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이곳 상인들의 제대로 된 목소리는 하나도 듣지 않고 정치적인 쇼만 보여주고 간 것 같아 씁쓸합니다. 오히려 손님만 놓치고…."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대구의 중심가인 동성로에 있는 패션전문쇼핑몰인 엑슨밀라노를 찾아 지역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지만 상인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동성로의 엑슨밀라노 상가를 찾아 1층과 2층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고충을 들은 뒤 2층 커피숍에서 20대 청년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상인들은 대구의 경기가 좋지 않다며 "대구 위해서 신경 좀 써주세요. 대구 사람들이 돈이 없어요"라고 호소했고 박 의원은 "일자리도 좀 늘리고…그렇죠. 벌어야 쓰니까"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박 의원은 조윤선 전 의원의 안내로 1층의 한 옷가게에 들러 자신이 맞는 색깔이 무엇인지 묻고 오렌지색 블라우스를 추천 받았으나 부담스러운 눈치를보이다가 2만5000원을 주고 연한 아이보리색 블라우스를 한 벌 사기도 했다. 

박근혜 찾은 상가엔 손님 하나 없어... "임대료 내기도 힘들어"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나간 뒤의 엑슨밀라노 내부의 모습. 세일기간이지만 손님은 눈에 띄지 않았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나간 뒤의 엑슨밀라노 내부의 모습. 세일기간이지만 손님은 눈에 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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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대구 동성로의 엑슨밀라노 매장을 찾았다. 이곳에는 장사를 포기하고 임대로 내놓은 빈 점포가 많다. 상인들은 임대료도 제대로 내지 못한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대구 동성로의 엑슨밀라노 매장을 찾았다. 이곳에는 장사를 포기하고 임대로 내놓은 빈 점포가 많다. 상인들은 임대료도 제대로 내지 못한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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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이 오후 3시쯤 이곳을 빠져나간 뒤 상가에는 세일 간판이 붙어 있었지만 손님은 거의 보이지 않고 매장의 주인들만 간혹 보였다. 엑슨밀라노에서 13년째 옷가게를 하고 있다는 이아무개(33)씨는 "지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며 "상인들은 장사가 안 돼 속이 타들어가는데 여기 와서 악수만 할 거 뭐하러 왔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박 의원에게 블라우스를 팔았던 매장의 주인도 "억지로 매출을 맞추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 만들고 맞벌이해서 임대료 내고 있는데 이런 사정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옷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만 하고 우리들이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하지도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또다른 매장의 김아무개(29)씨는 "박 의원이 이곳을 찾았지만 의례적인 인사만 하고 진정성은 보이지 않은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서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만들어주면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아무개(46)씨도 "박 의원이 이곳을 찾은 것은 고맙지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 쇼핑하는 시늉만 하고 간 것 같아 아쉽다"며 "임대를 써붙이고 빈 점포가 얼마나 되는지, 왜 서민들이 힘들어 하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사가 잘 된다는 1층과 2층의 여성복 매장을 비롯해 3층의 남성복 매장에는 '임대'라고 써붙인 빈 점포가 상당수 있었다. 이곳 상인들은 "전에는 맛있는 것도 사먹고 했는데 지금은 도시락 싸와서 먹는다"며 "임대료와 관리비 내기도 힘든 사정을 제대로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대구 동성로에 있는 엑슨밀라노 상가를 방문하자 대구영남대의료원노조와 시지노인병원노조가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이 막아섰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대구 동성로에 있는 엑슨밀라노 상가를 방문하자 대구영남대의료원노조와 시지노인병원노조가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이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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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근혜 의원이 동성로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은 영남대의료원 노조원들과 시지노인병원 노조원 등 50여 명이 동성로에서 농성을 벌여 경찰과 잠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영남대의료원 노조는 박근혜 의원이 영남대재단의 실질적 주인이라며 '박근혜가 주인인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민생부터 챙겨라'라는 피켓을 들고 농성을 벌이고 박근혜 의원이 매장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갈 때 "해고자 문제 해결해 주십시요"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시지노인병원 노조원들도 "노조탄압 웬 말이냐, 부당노동행위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농성을 벌이며 지역 노동문제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태그:#박근혜, #대구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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