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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드라마 '무신'에서 주인공 김준(김주혁 분)이 박송비 장군에게 굴포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안흥량 험한 바닷길 극복할 굴포천에 대해 설명하는 김준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드라마 '무신'에서 주인공 김준(김주혁 분)이 박송비 장군에게 굴포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imbc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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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강도로 들어오면서부터 바닷길이 험하여 세금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풀어야 할 숙제야! 도무지 대안이 없어?"
"그래서 굴포천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3남 지방에서 세곡을 실어와야 하는데 대부분이 배를 이용합니다."

"한꺼번에 수십 척의 배들이 태안반도의 안흥량과 강화도의 손돌목을 반드시 지나야 합니다. 헌대 이 두 곳 모두가 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아 배가 침몰하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하고 가까운 수로를 파자는 그런 말인가."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드라마 <무신>(36회)에서 주인공 김준과 박송비 장군의 대화다. 이 대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태안 안흥량을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굴포천이 언급되면서 충남 태안군과 서산시에 걸쳐 있는 굴포운하가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충남도가 지난 2009년부터 실시한 굴포운하 건설사업 타당성 용역을 통해 '경제적 타당성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굴포운하 개발에 대한 계획은 일단락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드라마의 영향은 아니지만, 최근 또다시 굴포운하 개발을 위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태안반도의 안흥량과 강화도의 손돌목은 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아 배가 침몰하는 일들이 잦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굴포천이 떠올랐다.
 태안반도의 안흥량과 강화도의 손돌목은 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아 배가 침몰하는 일들이 잦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굴포천이 떠올랐다.
ⓒ imbc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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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제195회 태안군의회의 행정사무감사장에서 굴포운하에 대한 개발 방향이 제시된 것. 이용희 태안군의회 의원은 기획감사실 소관 중장기 발전계획 행정사무감사에서 장기 검토사업 중 굴포운하 복원 및 역사공원 조성사업비 30억 원에 대한 실효성을 질의했다.

이 의원은 "굴포운하 복원과 같은 좋은 사업이 어디 있나, 군에서라도 큰 마인드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2010년 11월에 충남도에서 용역결과 타당성이 없다고 해서 중지를 하는가. 배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게 얼마나 좋냐"고 굴포운하 복원사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박상규 태안군 기획감사실장은 충남도의 용역결과를 언급하며 "건설 후 1년 유지비만 약 90억 원의 운용비가 사용되는 것으로 나와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판단"이라며 "또한 수질오염, 통수 등 종합적으로 충남도에서는 타당성이 없다는 입장으로 조금 더 도의 입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문화재전문가 "관광지개발보다 문화재로 보존해야" 조언

굴포천의 최근 모습
 굴포천의 최근 모습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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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굴포운하는 개발보다는 문화재로서 보존해야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조언하고 있다. 심정보 충남도 문화재위원이자 한밭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굴포운하와 관련해 "역사적 사실(자료)이 있고 시각적 근거가 있으면 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는데, 굴포운하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만큼 관광지 개발보다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크다"며 "특히 굴포운하는 문헌에도 많이 제시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만큼 역사적 가치가 커 일단 지방기념물로 지정한 뒤 국가사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심 교수는 "굴포운하가 행정구역상 서산과 태안이 맞물려 있는데 사실상 서산은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이는 태안군에서 적극 나서 지방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제기된 굴포운하는 지난 2009년부터 충남도가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잇는 새로운 뱃길로 관광객 유치와 서해안 일대 물류비 절감 등을 기대하며 굴포운하 건설사업 타당성 연구용역비 5천만 원을 들여 용역을 실시한 바 있지만,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도출된 바 있다.

굴포천의 최근 모습. 운하라기 보다 하천에 가깝다.
 굴포천의 최근 모습. 운하라기 보다 하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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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굴포운하는 수에즈운하와 파나마운하보다 400년 가량 앞서는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사적으로, 역사적으로는 1134년 고려 인종 12년부터 조선 세조 7년인 1461년까지 327년 동안 공사가 진행되다 중단된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로 기록되어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태안군 태안읍 인평·도내리(천수만)와 서산시 팔봉면 진장·어송리(가로림만)를 잇는 총연장 6.8㎞의 내륙 뱃길(폭 14m) 가운데 마지막 구간인 2.8㎞가 암초에 걸려 미개통 상태로 남아 있지만 한 때 운하가 부분 개통되었다는 사례도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굴포 운하가 어디지? 사라진 안내간판


도로표지판도 전무... 예산국도관리사무소서 강제 철거

충남 태안군 태안읍 인평3리 굴포운하 초입에 세워진 간판. 하지만, 서산과 태안을 잇는 32번 국도상에서는 굴포운하를 안내하는 입간판이나 도로표지판이 전무해 외지인들이 이곳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굴포천 초입에 세워진 굴포운하 간판 충남 태안군 태안읍 인평3리 굴포운하 초입에 세워진 간판. 하지만, 서산과 태안을 잇는 32번 국도상에서는 굴포운하를 안내하는 입간판이나 도로표지판이 전무해 외지인들이 이곳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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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드라마 <무신>에서 강화도로 세곡을 운반하는 도중 안흥량 등에서 침몰하는 선적에 안전한 뱃길을 만들어 주기 위한 대안으로 '굴포운하'가 제기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행정구역상 서산시와 태안군에 걸쳐 있는 굴포운하를 안내하는 도로표지판이나 안내간판이 전무해 이곳을 찾는 외지인을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다.

특히, 굴포운하로 진입하는 태안읍 인평리 입구에 설치되어 있던 굴포운하 입간판마저 골조만 앙상히 남은 채 최근 사라져 의문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태안군에서 도로표지판 설치를 예산국도관리사무소에 건의했지만 이마저도 묵살 당해 굴포운하를 안내하는 표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돼 외지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서산과 태안을 잇는 국도 32호선상에 설치되어 있던 '굴포운하' 안내간판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태안군과 태안읍 인평3리 마을주민 등에 사실 확인결과 굴포운하를 알리는 '굴포장수마을' 표지판은 불법 도로점용이라는 이유로 불법간판으로 치부해 예산국도관리사무소에서 강제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태안군에서도 '굴포운하'의 역사성과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평가해 지난달 15일 예산국도관리사무소에 굴포운하 사적지 교통표지판 시안을 만들어 설치를 건의했지만 지난달 27일 예산사무소로부터 "설치가 부적절해 (건의서를) 반려한다"는 결과를 유선으로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불법간판으로 철거된 굴포장수마을 간판은 농기센터에서 인평3리 마을에 지원해 준 농림사업비로 설치했는데, 신고나 허가없이 설치해 강제 철거된 것"이라며 "철거 전에 계고장도 한달 정도 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태안읍장의 건의로 굴포운하 도로표지판 설치도 추진했는데 사적지나 관광지로도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예산국도관리사무소에서 불협의로 반려됐다"며 "하지만, 굴포운하는 역사적 가치가 충분해 이를 안내해 주는 안내간판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책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안군은 굴포운하 안내간판 설치와 관련해 지난 2009년 충남도가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잇는 새로운 뱃길로 관광객 유치와 물류비 절감 등을 기대하며 추진했던 굴포운하 건설사업 타당성 연구용역에서 '경제적 타당성 없음'이라는 결과가 도출된 것을 상기하며 "그 당시 용역은 굴포운하를 관광성으로만 검토하다 보니 타당성이 없다고 나온 것으로, 굴포운하에 대한 안내간판이나 표지판을 설치하기 위한 '굴포운하 사적 타당성' 용역을 추진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굴포운하,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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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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