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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선후보 선출경선이 사실상 '반쪽' 위기에 처한 가운데, '박근혜=불통(不通)' 논란이 불붙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측은 현 당헌·당규에 따라 '8·20 전당대회' 방안을 확정한 당 지도부의 결정을 박근혜 의원의 뜻을 따른, 일방적 조치라고 성토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경선규칙 협상시한으로 정한 내달 9일까지 '불통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함께 '신(新) 비박 3인방'으로 꼽혔던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는 박 전 위원장의 경선 승리를 원하는 것인가, 새누리당의 본선 승리를 위하는 것인가"라며 "박 전 위원장의 오만함과 이성 잃은 당 지도부를 걱정하는 여론을 수렴해 맞서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임태희 "오만한 박근혜와 이성 잃은 당 지도부에 맞서 싸우겠다"

 

임 전 실장은 "김수한 당 경선관리위원장, 심재철 최고위원,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김무성 전 의원, 비박 3인방(김문수·정몽준·이재오) 등과 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다들 하나 같이 당의 소통부재를 걱정하고 이런 상황에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겠냐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불통 이미지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는 (경선규칙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를 하겠다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해야 한다, 박 전 위원장만 결단하면 (규칙 변경)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박 전 위원장과 비박 3인방을 포함해서 대선주자들의 진지한 협의기회가 필요하다고도 촉구했다.

 

자신이 김문수·정몽준·이재오 등 비박 3인방의 뒤를 잇는 '신 비박 3인방'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정말 당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며 "모두 다 힘을 합쳐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선 불참 가능성도 다시 거론했다. 임 전 실장은 "주변에 조언을 얻어봤는데 반반이다, 당 경선규칙을 제대로 만드는데 힘을 보태라는 의견과 들러리 서지 말란 의견도 있다"면서 "굉장히 깊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협상시한인 내달 9일 이후 경선 불참을 결단하는 건가"란 질문엔 "예단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여지가 주어진 시간까진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과 당 지도부에 대해 맞서싸우겠다"는 뜻에 대해선 "집단시위를 하는 등의 구태의연한 방법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당을 아끼는 분들과 뜻을 모으고 당 원로들의 역할도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지호 "당 지도부, 모든 문 닫아놓고 굴욕적 양자택일 강요해"

 

완전국민경선제로의 규칙변경을 요구하며 불통 논란을 주도했던 비박 3인방 측도 당 지도부의 결정을 성토하면서 당내·외 여론변화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경기북부지역 의원초청 정책설명회 직후 "(경선 불참 여부에 대해) 상황을 잘 관망하면서 여러가지 각도로 고심 중에 있다"고 답했다. 그는 "상황이 애매한 점이 있고 최고위 의결과정에서 일부러 그런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안다"며 "여러 여지에 대해 상황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의 대리인인 신지호 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캠프 내부에 대승적 결단을 해서 (경선에) 참여해보자는 의견도 일부 있다"며 "김 지사가 아마 7월 9일 그 무렵까지 고민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전 의원은 "친박 측에선 김 지사께서 막판에 차차기를 생각하며 참여하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는 것 같은데 김 지사는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는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경선에) 참여하고 싶어도 최소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강자 측에서, 당권파쪽에서 만들어줘야 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꽉꽉 모든 문을 닫아놓고 우리를 따라오든가 싫으면 때려치든가, 이런 굴욕적 양자택일을 강요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이나 당 지도부가 현재 비박 3인방에 대한 어떤 소통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단 비판이다.

 

그는 "정말 대화의 의지가 있으면 연락도 오고 제안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었다"며 "친박 인사들하고 저희들이 대화를 시도해 보려고 해도 한마디로 씨도 안 먹힌다"고 설명했다.

 

정몽준 의원과 이재오 의원 쪽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이재오 의원 쪽 관계자는 지난 26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비박 후보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 지지자들도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힌 김태호 의원 등에 대해선 이미 '어용후보'란 말까지 나오지 않느냐" 당내 상황에 대한 비박계의 분노를 표했다.

 

정몽준 의원 쪽 관계자도 "본선에서 박 전 위원장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을 거라 본다"며 "비박 3인방이든, 신 비박 3인방이든 모두 안고 가야 시너지가 나는데 우리를 내팽개치고 대선이 잘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지도부 내 유일한 비박계인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황우여 대표가 절충안을 제시해 사람들이 모이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면서도 "지금까지의 당 지도부의 태도로 봤을때, 황우여 대표가 해온 행동을 봤을 때 절충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비박 간의 불통 상황의 심각성을 꼬집은 것이다.

 

친박 "완전국민경선제 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니 대화가 안 되는 것"

 

한편, 친박계는 "완전국민경선제 요구 자체가 잘못됐는데 비박계가 이를 불통 논란으로 몰고 간다"는 인식이다. 한 친박 인사는 "비박 측과 우리가 완전국민경선제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며 "우리는 그 제도가 나쁘다고 보는데 그쪽은 좋다고 전제하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친박' 조원진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비박 3인방) 그 분들도 4~8년을 준비해왔는데도 지지율이 10% 미만이다, 그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고 이제는 비전 제시가 더 중요하다"며 비박 3인방의 '박근혜 때리기'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다만, 조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다음 주 중에는 아마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경선규칙 갈등에 대해선) 박 전 위원장이 대통령 후보로 등록하면 서로 대화할 공간을 만들어 접점을 찾는 게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태그:#임태희, #박근혜, #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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