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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6월 24일 문산 최고기온 35.3도!"

요즈음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극심한 가뭄까지 겹쳐 농민들은 크나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이곳 문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논과 밭은 거북등처럼 벌어지고, 콩을 비롯하여 새로 심은 농작물은 싹을 틔우다가 메마른 땅에서 말라 죽고 있습니다. 옥수수 잎은 돌돌 말려 있고, 고추는 성장을 멈추고 있습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콩이 싹을 틔우다가 질식하여 아사를 당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콩이 싹을 틔우다가 질식하여 아사를 당하고 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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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다가 지난 19일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에 내렸던 우박은 토마토를 벌집처럼 구멍 냈으며, 호박, 오이, 수박, 참외 등 넝쿨 작물을 난도질하여 완전히 망처 놓고 말았습니다. 이곳 동이리 우리 집 근처에 단 호박 2000천여 평을 경작 하던 농부는 우박과 돌풍으로 망가진 호박 넝쿨을 거둬내며 한숨만 푹푹 쉬고 있습니다.

우박으로 난도질을 당한 호박밭
 우박으로 난도질을 당한 호박밭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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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과 가뭄으로 망가진 호박밭을 농부가 한숨을 쉬며 거둬내고 있다.
 우박과 가뭄으로 망가진 호박밭을 농부가 한숨을 쉬며 거둬내고 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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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대로 그냥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 가뭄을 극복 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저는 집안에 150여 평의 텃밭을 가꾸며 나름대로 가뭄을 극복하는 아이디어를 짜 내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처마에 떨어지는 빗물을 큰 통에 받아 두었다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마 끝 여기저기에 큰 통을 있는 대로 받쳐 놓고 소낙비가 내릴 때 저장했다가 텃밭에 아침저녁으로 조로에 담아 물을 주고 있습니다.

처마 밑에 큰 통을 받쳐놓고 소나기 등 빗물을 저장하여 사용하고 있다.
 처마 밑에 큰 통을 받쳐놓고 소나기 등 빗물을 저장하여 사용하고 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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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설거지물과 야채를 씻는 물, 세탁물을 큰 통에 받아 두었다가 텃밭에 뿌려 주고 있습니다. 야채를 씻을 때나 설거지를 할 때에도 수도꼭지를 틀어 놓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작은 대야에 받아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야채를 씻은 물 이나 설거지물도 받아두었다가 텃밭이나 정원에 사용한다
 야채를 씻은 물 이나 설거지물도 받아두었다가 텃밭이나 정원에 사용한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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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양치나 세수를 할 때에는 필요한 만큼만 세수 대에 받아놓고 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치를 할 때나 세수를 할 때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채로 씁니다. 그로 인한 물의 손실이 생각보다 큽니다.

필요한 만큼만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 채소나 설거지물로 쓰고 수도꼭지를 잠궈 놓는다.
 필요한 만큼만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 채소나 설거지물로 쓰고 수도꼭지를 잠궈 놓는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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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샤워를 할 때에도 시간을 정해서 최소한 3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 매일 하는 샤워는 3분이면 족합니다. 그런데 목욕탕에 가보면 내 집 물이 아니라고 해서 마냥 샤워꼭지를 틀어 놓고 있는 양치질을 하거나 머리를 감는 사람들이 허다합니다. 한 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다섯째, 텃밭에 물을 줄 때에도 스프링클러 등으로 넓게 뿌리는 것이 아니라 상치나, 야채  드의 뿌리 주변에 골을 파서 복토를 하여 물이 다른 데로 흘러가지 않게 하여 최대의 효과를 거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스프링클러 사용을 자제하고 양동이에 물을 퍼날려 조로에 담아서 일일이 주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이상과 같이 물을 아껴 쓰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더욱이 대량으로 농사를 짓는 농가에서는 실천하기가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러나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물을 사용하는 것 하나만 자제하더라도 물 손실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습니다.

호주,정원에 물주다 "물경찰"에 걸리면 거액의 벌금

처카 긑에 떨어지는 빗물과 설거지물을 받아서 텃밭에 사용하고 있다
 처카 긑에 떨어지는 빗물과 설거지물을 받아서 텃밭에 사용하고 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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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가뭄이 극심한 호주 멜버른을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호주 남서부는 수년째 극심한 가뭄으로 물 기근 현상을 빚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멜버른 시에서는 3단계 용수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멜버른 시에서는 호스를 사용하여 정원에 물을 주거나, 집에서 세차를 하는 행위, 스프링클러를 사용하는 행위 등 당국의 절수시책을 어긴 사실이 발각되면 호주 돈으로 220달러(약 25만 원)의 벌금스티커를 받게 될 뿐아니라, 샤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돗물의 수압을 낮추어 버린다고 합니다.

멜버른 시에서는 <물경찰>(Water Police)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140여명의 물경찰이 수시로 순찰을 돌면서 물을 낭비하고 있는 가정이나 사업체, 공공시설을 등을 적발해 내고 있었습니다.

상습적으로 절수시책을 어긴 가정에 대하여는 <삼진아웃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수도물이 겨우 똑똑 떨어지도록 수도 수압을 낮추고 수도 미터기 위에 철제함을 덮어 씌워 자물쇠를 채워버리기도 합니다.

또한 1인당 샤워 시간도 3분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멜버른 시민들은 고발  정신이 투철하여 이웃집에서 절수시책을 어기고 물을 함부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즉각 고발을 한다고 합니다. 내가 거주했던 버른 시내 존의 집에서는 설거지물을 받아서 정원에 주고 있었으며, 이틀에 한 번씩 샤워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물을 껴쓰는 습관이 몸에 베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제도적인 절수시책 강구해야

우리나라는 지금 104년 만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으로 농가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물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농민들은 한숨만 쉬며 하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가뭄에 대한 제도적인 절수시책을 하루빨리 도입하여 전국민이 물을 아껴쓰는 습관을 길러내야 합니다.

물은 만물의 근원입니다. 귀촌을 하여 텃밭을 가꾸다 보니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습니다. 물이 없으면 우리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으며 우리가 먹는 식량, 야채도 자라날 수 없습니다.

당신은 오늘 아침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양치를 하거나 샤워를 하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그렇다면 지금당장 수도꼭지를 잠그고 필요할 때만 틀어서 써보세요. 당신이 아껴 쓴 한 방울의 물이 우리가 먹을 식량과 야채를 자라나게 해줄 것입니다.


태그:#가뭄, #가뭄피해 , #우박피해, #절수대책, #물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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