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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 씨를 묻은 지 석 달 만에 감자를 캐고 있습니다. 심은 양에 비해서 대략 8 배 정도 수확이 있었습니다.
 감자 씨를 묻은 지 석 달 만에 감자를 캐고 있습니다. 심은 양에 비해서 대략 8 배 정도 수확이 있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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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라 며칠 비가 내리더니 어제부터 맑아졌습니다. 23일 오전 밭에 나가서 3월 19일 씨를 묻은 감자를 수확하고, 고구마 순을 구해다가 심었습니다. 3월 19일 씨감자 4킬로그램을 사다가 둘로 잘라서 3미터, 5미터 크기 땅에 묻었습니다. 심은 지 꼭 석 달 하고도 사흘 만에 수확했습니다.

처음 씨감자 4킬로그램 사서 반으로 잘라서 묻었는데 오늘 캔 것은 33킬로그램이었습니다. 수확한 것은 열 배가 되지 않지만 여덟 배를 캤으니 크게 나쁜 것도 아닙니다. 감자 한 개를 심어서 여덟 개를 수확한 꼴입니다. 다시 무엇을 심을지 생각해 보았지만 고구마가 손이 덜 가고 쉽게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골랐습니다.

  감자를 캔 다음 나온 감자 순과 작년에 나온 결명자 대 등 쓰레기를 밭 한 가운데를 파고 묻었습니다.
 감자를 캔 다음 나온 감자 순과 작년에 나온 결명자 대 등 쓰레기를 밭 한 가운데를 파고 묻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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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서 사온 고구마 순은 약 30센티미터 정도 길이 하나에 35엔씩입니다. 이 고구마 순 55개를 사다가 3미터, 5미터 크기 땅에 골을 파고 심었습니다. 요즘 고구마 한 개에 백 엔 정도이고 가을철 아무리 고구마가 나올 때에도 50엔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니 많이 캘수록 이익입니다. 이것 역시 욕심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적당한 비와 날씨가 도와주어야 가능합니다.

고구마를 심기 전에 땅을 파고 작년 수확하고 말려둔 결명자 대와 감자를 캐고 나온 감자 순을 묻었습니다. 비록 땅을 파기가 어렵지 밭에서 나온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는 땅을 파고 묻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쓰레기도 처리할 수 있고, 땅을 깊이 파서 물을 저장하는 능력도 높이고 땅 속에 있는 새 흙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랑을 파면서 고구마 순을 묻고 있습니다. 순을 묻은 지 4 개월이 지나면 수확을 할 예정입니다.
 이랑을 파면서 고구마 순을 묻고 있습니다. 순을 묻은 지 4 개월이 지나면 수확을 할 예정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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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으로 밭 가운데를 30센티미터 깊이로 파고 쓰레기를 묻은 뒤 다시 덮고 고구마를 심을 이랑을 만들었습니다. 가로 3미터, 세로 5미터 크기 땅에 5미터 길이로 이랑 7개를 만들어서 고구마 순을 묻었습니다. 고구마 순은 베니아즈마라고 하는 품종과 나루토킨토키라고 하는 것 두 종류입니다.

베니아즈마라고 하는 고구마 품종은 겉이 붉고 속는 노란색으로 단맛이 강하고, 섬유질이 적어서 일본에서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다만 이 품종은 오랫동안 저장을 하기 어렵고 100 일에서 120일 사이에 수확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고구마에 세로로 줄이 파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감자를 캐고 고구마 순을 묻은 뒤 수고한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감자를 캐고 고구마 순을 묻은 뒤 수고한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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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킨토키는 시코쿠 도쿠시마켄 나루토라는 지역에서 주로 재배해 온 품종입니다. 강 하구나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 품종으로 단맛이 강하고 뒤 맛이 깨끗하기 때문에 구워서 먹기에 좋다고 합니다.

밭일을 하는데 옆에서 일을 하시는 할아버지가 말을 겁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아까운 것이 없다고 핀잔을 줍니다. 자신들은 2차대전을 겪었고 배고픔을 경험하면서 자랐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는 거의 없다고 하십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먹거리에 대한 고마움이 없고, 아까운 줄을 모른다고 합니다.

  밭 일을 할 때 옆에서 말을 거신 할아버지께서 재배하신 붉은색 감자를 주셨습니다. 아무래도 보라색이나 붉은색 감자는 보통 감자보다 비쌉니다.
 밭 일을 할 때 옆에서 말을 거신 할아버지께서 재배하신 붉은색 감자를 주셨습니다. 아무래도 보라색이나 붉은색 감자는 보통 감자보다 비쌉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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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먹고 다시 살을 빼기 위해서 돈을 들여서 운동을 하는 것이 요즘 젊은 사람들이랍니다. 그런 이야기를 직접 젊은이들에게 말을 하면 노인이 잔소리 한다고 싫어한다고 합니다. 주말농장을 하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정년퇴직을 하시고, 아직 건강할 때 소일거리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밭일로 감자를 캐고, 땅을 파고, 고구마 순을 묻는 일은 허리가 아프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흙냄새를 맡을 수 있고 적당히 땀을 흘릴 수 있어서 좋습니다. 혼자서 일을 하는 것보다도 가족이 서로 도와서 함께 일을 하면 한결 수월합니다.  

  가로 3 미터, 세로 5 미터 크기 밭을 일 년간 사용하는데 3 천 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취향에 따라서 감자, 고구마, 호박, 오이, 토마토, 가지, 차조기, 수박, 옥수수, 피망, 고추 양파, 파, 배추, 무, 부추, 갓들을 심어서 가꿉니다. 사진 오른 쪽 위는 일하다 본 청개구리입니다.
 가로 3 미터, 세로 5 미터 크기 밭을 일 년간 사용하는데 3 천 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취향에 따라서 감자, 고구마, 호박, 오이, 토마토, 가지, 차조기, 수박, 옥수수, 피망, 고추 양파, 파, 배추, 무, 부추, 갓들을 심어서 가꿉니다. 사진 오른 쪽 위는 일하다 본 청개구리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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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주말농장, #감자,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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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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