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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22일 강원도 고성군청앞에서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22일 강원도 고성군청앞에서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 황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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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관광은 강원도나 고성군이 시작한 것도 아니다. 중앙정부에서 시작해서 중앙정부에서 끝냈다. 우리는 가게도 확장했고, 보이지 않는 투자도 했다. 그런데 정부 장난에 우리만 엄청난 피해를 봤다."(이명철 고성군 현내면 번영회장)

"부채 없이 현금 140억 투자했다. 관광중단 뒤에는 자산이 북한에 있어 대출 담보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도 못 받았다. 회사부채 30억, 개인부채 20억인데 그 중 5억원은 사채다. 카드 현금서비스로 버티고 있다.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닌 이런 애매한 상황인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안교식 일연인베스트 대표)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강원도 고성군민들과 금강산에 투자한 중소기업 사장들의 하소연이다.

'고 박왕자씨 피격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2008년 7월 12일, 정부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고 그로부터 벌써 4년을 꽉 채우는 시간이 흘렀다. 22일 금강산관광 문제를 환기시키기 위해 고성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만난 이들은 격앙돼 있었다.

최북단인 고성군은 유일하게 분단된 군이기도 하다. 2003년 실시된 금강산육로관광은 북한접경이라는 것만 빼면 전형적인 해안지역인 고성에 '희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2003년부터 관광이 중단된 2008년 7월까지 13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왔고, 이에 따른 농수산물, 식자재, 건설자재 등 납품액이 1056억 원을 기록했다. 인구 3만 300여 명에 재정규모 2581억 원(재정자립도 11.3%)에 불과한 이 지역에서는 '금강산 특수'라 할 만했다.

관광객 연평균 30만명 감소... 누적손해액 1300억 넘어

22일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에서 만난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최요식 회장, 이종흥 부회장과 이명철 현내면 번영회장.
 22일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에서 만난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최요식 회장, 이종흥 부회장과 이명철 현내면 번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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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관광이 중단된 4년 동안 관광객은 연평균 30만 명이 줄었고, 식당 휴폐업과 판매 감소에 따른 손해는 월평균 30억 원으로, 누적손해액이 1300억 원(고성군 집계)을 넘었다. 실직에 따른 가장들의 전출로 한부모 가정이 2007년 50세대에서 그 배로 늘기도 했다.

고성에서도 최북단마을인 현내면 명파리에서 만난 이종복씨는 "우리 집이 북쪽으로 제일 끝이어서 '끝집'이라는 이름을 걸고 건어물 가게를 했는데, 관광이 될 때는 하루 100만 원씩 팔았다"며 "하지만 관광이 중단된 뒤에는 전기세도 안 나와서 2년 전에 문을 닫고 막노동이나 취로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2곳이나 됐던 식당도 2곳만 남았다고 한다.

최문순 강원지사와 황종국 고성군수를 비롯한 지역민들은 정부 정책변경에 따라 피해가 발생했다며 자연재해에 준하는 피해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의 피해액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금강산에 투자한 중소업체들의 모임인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에 따르면 갑자기 관광이 중단되면서 그냥 두고 나온 시설투자 손실액이 1330억 원에 달한다. 매출손실은 2080억 원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금강산관광 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의 피해액을 포함하면 지난 4년간의 손실액은 1조 원을 넘어간다. 반면 북한이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현재까지 입은 피해액은 8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개성공단에는 현금 들어가는데 왜 금강산만?"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의 한 주민이 22일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인한 피해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의 한 주민이 22일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인한 피해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황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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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의회의 최요식 회장은 "우리 정부는 북한에 재정압박을 주겠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지 않았지만 개성공단은 북한 직원 숫자가 5만5000명으로 늘어나 현금이 들어가고 있다"며 "정부 주장의 신빙성이 없어진 것 아니냐"고 물었다. 최 회장은 또 "금강산관광은 북한은 입북료만 가져갈 뿐이고, 관광객들이 쓰는 돈은 북측 포장마차를 제외하면 다 우리 기업들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금강산관광 투자자 중 '손꼽히는' 피해자가 안교식 대표다. 140억 원을 투자해 박왕자씨가 피격 직전까지 묵었던 금강산호텔과 횟집을 운영했던 그는 "29살 때 의미있는 사업이라 생각하고 전 재산을 쏟아부었는데, 정부 정책 변경으로 전부 날릴 상황이 되니 너무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관광재개를 위해서는 여론조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고성군민들과 함께 범국민대책기구를 출범시키겠다는 계획까지 잡았다. 특별히 연결될 일 없던 중소기업 사장들과 마을 주민들이 연대하게 된 것이다.

이명철 현내면 번영회장은 명파리에서 만난 최요식 회장 등에게 "똑같은 문제로 고생하는 입장에서, 기업협의회 분들은 고성으로 여름 휴가오시면 무료로 숙박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은 '범국민운동'까지 준비하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까지 겹치면서, 정부는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변화 없이 금강산 문제를 풀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김한수 현대아산 홍보기획본부장이 "남북관계 전반이 풀려야 금강산관광도 풀리는 상황이지만, 금강산관광 재개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디딤돌로 삼아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이명박 정부가 합리적 판단이 아니라, 피격사건에 대해 감정적인 차원에서 관광을 중단한 것이기 때문에 풀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새누리당이 다시 집권해도 계속 이렇게 가기는 어려울 것이고, 우리가 집권하면 바로 재개할 것"이라며 "새누리당도 현재의 절박한 피해상황을 잘 모를 텐데, 국회 차원에서 피해실태조사와 피해보전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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