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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통일 지향적 남북한 '윈-윈' 모드를 구축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을 제시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통일 지향적 남북한 '윈-윈' 모드를 구축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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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재단(이사장 법륜 스님)이 올해 대선을 정확히 6개월 앞두고 통일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기본전략을 제시하고 나섰다.

평화재단은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연 '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통일정채의 과제와 대안' 심포지엄에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민 박사와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장(전 통일부 차관)을 통해 통일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선과정에서 논의돼야 할 통일관련 주제들을 적극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사회를 맡은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가 이날 행사에 대해 "올해 대선과 관련해 처음으로 평화재단이 통일정책을 제안했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이유다. 문 교수는 "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 임동원·백낙청)과 건국대 백영철 교수가 주도하는 한반도포럼도 곧 통일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한 지속성장위한 대안은 남북경제공동체 조기형성"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석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석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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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박사는 '국가비전과 통일전략' 주제 발표에서 "향후 10년은 한국사회에 지속성장과 발전가능 여부를 좌우하는 중대변화의 시기"라고 진단하면서 "경제구조의 취약성(빈약한 내수시장, 높은 대외의존도)과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더 이상의 성장이 제약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안은 남북경제공동체 조기형성"이라고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분단의 극복없이는 추가적인 국가발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은 통일을 장기적 과제로 설명하면서 '평화와 통일을 선후관계로 인식했고, 이명박 정부는 평화와 통일의 주도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자 모두 제대로 통일의 경로를 밟지 못했고, 비핵화와 북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조 박사는 '사실상의(de facto) 통일 추구'가 우리의 기본전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법적, 제도적 통일은 어렵고 위험하기 때문에 비핵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을 통해 '사실상의 통일', 사건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은 불안정하나 내구력 있는 체제'이기 때문에 무력이나 압박과 봉쇄로 북한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가능하다고 해도 엄청난 희생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북한 주민 마음 얻는 노력 본격화해야"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이 참석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이 참석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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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김형기 원장은 '통일 지향의 대북·외교·국방정책' 주제 발표에서 "향후 5년 안에 '사실상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 노력을 본격화해야 한다"면서 "통일은 궁극적으로 북한주민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므로 북한주민을 고려한 정책과 협상추진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권 지도층을 상대로 하는데 치중했던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우려에는 참여하되 정부 차원에서 비방·중상이나 규탄 내용의 공개적 체제비난은 지양하면서 북한 스스로 지키겠다고 가입한 국제인권규약이나 북한국내법 등의 범위 안에서 절차에 따라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와 함께 "통일 미래를 고려한 한반도 전체 차원의 인권 증진이라는 방향에서 북한 당국의 관심과 개선 노력을 견인해야 한다"면서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운영 등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확립하여 반인륜적 인권말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유권적 인권도 중요하지만 생존권적 인권이 더욱 시급하고 심각하다는 점에서,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당위와 도덕적 관점에서, 10년간 매년 60만 톤의 식량지원 등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핵문제와 남북관계 진전을 분리해서 병행추진해야 하며,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과정은 서로 맞물려가면서 진행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햇볕정책과 MB대북정책 모두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기반으로 한 평화재단의 '통합적 통일정책'은 보수, 진보 양측에서 비판을 받았다.

남북관계 연구자 중 대표적인 보수인사로 꼽히는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김대중정부 출범 이전부터 선군정책을 폈고, 핵개발을 추진했는데도 이걸 도외시하고 햇볕정책을 구사한 건 잘못된 것"이라며 "평화재단의 통일정책은 이 햇볕정책에 기울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백학순 "흡수통일론으로 연결된다" 비판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참석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참석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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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진보 쪽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백학순 박사는 조민 박사의 발제 중에 '한반도 전체가 우리 영토라는 헌법정신에 충실해야 한다', '북한의 지도층이 신분격하와 사법처리 등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에서 벗어나도록 해줘야 한다'는 대목을 지적하면서 "흡수통일론으로 연결되는 대목들"이라고 비판했다.

백 박사는 "장기적으로 북한과 교류협력하면 남쪽의 힘이 우월하기 때문에 흡수통일로 연결될 수 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그런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를 존경하는 이유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가장 민감해 하는 '흡수통일'과 연결되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백 박사의 언급이 주목을 받으면서 문정인 교수가 이에 대한 평화재단의 의견을 묻자 조민 박사는 "고민의 주체는 남한일 수밖에 없다, 그것의 현실이다"라고 답했다.

법륜 스님은 보다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민이 굶어죽어도 체제방어에만 집중하고 있는 북한이 한반도 전체의 운명을 짊어질 수 있겠느냐"며 "현실적으로 한반도 전체의 운명이 남한의 손에 있기 때문에 북한과 합의해야겠지만 통일의 주체는 남한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더 이상 두려워할 집단도, 부러워할 집단도 아니며 통일의 핵심은 북한과의 관계가 아니라 남한내의 합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적 수단을 피해서 북한이 남한을 선택하도록 하려면 지배층의 신변보장과 일정기간의 체제보장이 필요하다"며 "흡수통일은 북한을 압박공격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북한주민이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걸 흡수통일론이라고 해야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법륜 스님은 지난달 출간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의 대담집 <새로운 100년,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이야기>에서도 이 같은 취지의 주장을 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 스님과 윤여준 평화재단 교육원 원장이 참석해 통일정책의 과제와 대안에 대한 토론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 스님과 윤여준 평화재단 교육원 원장이 참석해 통일정책의 과제와 대안에 대한 토론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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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방 차원의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재단 주최로 열린 '2012년 평화재단 심포지엄-국가비전과 통합적 통일정책'에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방 차원의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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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법륜 스님, #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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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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