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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끼고 조성된 지동은 개발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 화성과 지동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끼고 조성된 지동은 개발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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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살인마 오원춘이 살인을 하고, 피해자를 점점이 도려낸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그동안 오원춘은 검찰조사와 법정에서도 거짓된 주장을 하다가 결국 사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살인사건이 난 이곳은 지금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

외형적으로도 그간 뒤숭숭하던 분위기는 많아 가라앉았다. 거리는 새롭게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있고, 마을 안길도 말끔히 포장됐다. 뙤약볕 아래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한낮의 더위에 지친 듯 그늘을 찾아드는 시각, 지동을 찾아 골목골목을 돌아봤다.

하수관거 등 환경개선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동 도로변
▲ 공사 하수관거 등 환경개선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동 도로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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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 거리가 보도블록 등을 교체해 말끔히 개선됐다.
▲ 보도블록 교체 지동 거리가 보도블록 등을 교체해 말끔히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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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이 난 곳인 지동초등학교 후문 건너편의 사람들은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이아무개(53)씨는 다음과 같이 심경을 토로했다.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지금도 섬뜩할 때가 있어요. 동네에 인식이 안 좋아져서 큰일입니다. 요즈음은 방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도 뜸해졌어요. 몇몇 외국인들은 주변의 눈초리가 불안하다며 방을 내놓고 떠나기도 하고요."

한 마디로 아직도 분위기는 그리 좋지가 않다는 이야기다. 지동은 수원시 중에서도 낙후된 마을 중 한 곳이다. 화성을 끼고 마을이 형성돼 있어, 개발조차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주변의 주거환경이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단다.

공사를 한다고 안내를 한 안내판. 요즈음 지동이 변하고 있다
▲ 안내판 공사를 한다고 안내를 한 안내판. 요즈음 지동이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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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에서는 그동안 도로의 포장과 마을 안길 포장, 큰 길가 보도블록 교체 등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요즈음 지동은 눈에 띠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정이 깊은 마을이었는데

지동은 노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대개는 이곳 토착민들인 노인들은, 방을 세를 놓고 집세를 받아 생활에 도움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살인사건 이후, 방을 내놓아도 예전처럼 사람들이 빨리 찾아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건 이후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주민들도 조금은 불안감을 떨쳐내고 있다고
▲ 감시카메라 사건 이후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주민들도 조금은 불안감을 떨쳐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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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조금 나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예전과 같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를 않아요. 이곳은 집세가 수원에서도 낮은 편이라, 방을 내놓기가 무섭게 나가고는 했는데..."

부동산 소개업을 한다는 신아무개(49)씨는 한낮 더위를 잊으려는 듯, 문 밖 평상에 앉아 부채질을 해댄다. 손님들이 찾아오지 않다보니 에어컨을 틀기도 겁난단다.

"요즘 인심이 예전같지 않아요. 우리 지동은 정말 인심하나는 좋았던 곳인데, 그 사건 이후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을 보면 시선부터 피하곤 합니다. 아마 이런 상태가 꽤 오래갈 것 같아요. 그래도 염태영 수원시장이나 윤건모 팔달구청장이 지동에 특별히 신경을 써주는 덕분에 주변 환경은 매우 좋아졌습니다. 그것으로나마 위안을 삼고 살아야죠."

도로는 말끔하게 새로 포장을 하였다
▲ 포장 도로는 말끔하게 새로 포장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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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안길도 새옵게 포장을 하였다
▲ 안길포장 마을 안길도 새옵게 포장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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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에서 만난 이아무개(46)씨는 그래도 자신들은 조금 떨어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 사건이 난 주변에 살던 사람들은 언론보도가 나가고 난 뒤, 며칠씩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한다.

환경 개선사업은 계속될 것

낙후된 마을인 지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주거환경의 변화다. 하지만, 그런 것을 자비로 할 수 있는 집들은 많지 않다. 도로 포장이나 보도블록 교체, 하수관 교체 등 많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보도블록 교체가 끝나면 지동초등학교서부터 못골 사거리까지 도장포장을 할 겁니다. 이미 주민센터(동사무소)까지는 포장공사를 마쳤고요. 지동은 환경개선에 더 많이 신경을 써서,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팔달구청 건설과 진상훈씨)

그림이 있는 골목길로 유명한 지동
▲ 벽화 그림이 있는 골목길로 유명한 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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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안에는 아름답게 꾸민 작은 쉼터도 있다
▲ 쉼터 골목길 안에는 아름답게 꾸민 작은 쉼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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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마다 그려진 벽화. 일부러 그것을 보러오는 사람도 생겨났다고 한다. 올해도 골목길 벽화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런 주변의 노력이, 지동이 예전처럼 정겨운 마을로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그 악몽 같은 일이 쉽게 잊혀 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리포트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지동, #살인사건 그 후 100일, #환경개선, #수원 팔달구,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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