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16은 구국의 혁명일 수 있다'고 발언한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의 저서에서도 '군의 정치 참여'를 역설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지난 2010년 4월 26일 펴낸 저서 <오성산 군인>에 "군이든, 사회단체든, 기업이든 정치를 통해서 그 조직이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군만이 정치인들을 경원시해서 안보와 관련 영역에서 군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못하고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정책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사안도 도외시되고 있다"고 썼다.

 

또 한 의원은 "징병제에 의해서 국민의 자제들이 복무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는 오히려 정치인을 기피하기보다는 장병들의 권익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필요도 있다"며 "최소한도 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범위에서 공무원들의 행동반경과 동일하게 허락되어야 하고, 이것을 군인이 정치적 중립의무라는 명분으로 제약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썼다. 여기까지는 군이 정치에서 소외돼 여론 형성에도 역할을 못하고 있으며 정책추진에서도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진단과 대안제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의원은 이어 "우리 군이 과거의 정권창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아직도 그 짐을 지고 앞으로 나가는 것을 주저한다면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썼다.

 

여기서 한 의원은 1961년 5·16 군사쿠데타와 1979년 12·12 사태와 같이 군의 정치개입 및 헌정 유린 상황을 '과거의 정권창출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이 점을 고려하면 한 의원의 주장은 '정책 사안에 대한 군의 제 목소리 내기'가 필요하다는 선에서 그친 게 아니라, 군의 정치개입에 대해 찬성입장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5·16 쿠데타 같은 군의 정치 개입 상황에 대해 "구국의 혁명일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 의원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육군사관학교가 화랑식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초청, 마치 '내란수괴'가 생도들을 사열하는 듯한 광경이 펼쳐진 데 대해 군의 입장을 적극 두둔한 바 있다.

 

이 인터뷰에서 한 의원은 '5·16 쿠데타는 구국의 혁명이었다고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렇게 확신하느냐'는 청취자 질문을 받고 한 의원은 "5·16 쿠데타는 쿠데타라고 그날도 제가 말씀을 드렸다. 현행법 상 쿠데타니까"라면서도 "역사적으로 시간이 흐른 이후에 그것이 결론적으로는 구국의 혁명일 수 있다. 그래서 역사적인 사건을 현재 시점에서 정의를 하는 것은, 아직 역사에 의해서 증명되는 것은 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의 주장은 군부가 문민의 통제를 받도록 하고(74조) 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한(5조) 헌법규정에도 어긋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서에서 '군의 정치참여가 필요하다'고 쓴 의도에 대해 설명을 듣고자 14일 오전·오후수차례 한 의원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한 의원과 통화할 수 없었다. 한 의원을 수행중인 비서는 <오마이뉴스>의 취재의도를 설명 듣고 "지역 행사 참석 중이라 통화가 어렵고 통화 내용은 메모로 전달할테니 나중에 전화를 달라"고 했지만 이후에도 한 의원과 통화가 되지 않았다.

 

한 의원은 육군 중장 출신으로 5군단장과 교육사령관을 지냈고 지난 2010년 7월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8대 국회에 입성했고 19대 총선에서 재선했다.


태그:#한기호, #오성산군인, #구국의혁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