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레이스를 펼친 <런닝맨>의 멤버들

좀비레이스를 펼친 <런닝맨>의 멤버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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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런닝맨>이 시작되었을 때 대체 어떤 대목에서 웃어야 할 지 알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내내 뛰어다니는 추격전은 볼만했지만 비슷한 추격전에 일가견이 있던 <무한도전>에 비해 창의성과 재미 모두 떨어진다는 반응이었죠. 시청률 또한 당시 경쟁 프로그램이었던 <남자의 자격>에 크게 밀려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여가 흐른 지금. <런닝맨>은 명실상부한 최강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시간대를 <1박2일>과 <나는 가수다2>와 같은 시간으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면에서 연일 승리를 거두고 있죠. 그렇다면 <런닝맨>이 초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완벽한 팀웍

<런닝맨>의 성공에는 가장 먼저 유재석이라는 존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그 역할을 잘 수행하는 유재석. 하지만 그는 웃음을 주도하는 최전방 공격수라기 보다는 모든 것을 중앙에서 관장하는 중앙 미드필더와도 같은 역할을 잘 해왔었죠. <무한도전>에서도 그랬고 <해피투게더>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런닝맨>에서는 달랐습니다. 김종국과 하하는 <패밀리가 떴다>와 <무한도전>을 통해 유재석과 찰떡궁합을 자랑했지만 개리, 이광수, 송지효는 버라이어티 경험이 거의 없었고 지석진은 예능 고수긴 하지만 뚜렷한 대표작이 없었고 토크가 강점인 예능인이었기 때문에 유재석은 리오넬 메시처럼 최전방에서 맹공을 펼치기 시작했죠.

가장 많이 뛰어다닌 것도 가장 많이 말을 한 것도, 그리고 가장 많이 다른 멤버들을 챙기며 팀웍을 다져나갔던 것도 유재석이었습니다. 마치 슈퍼맨과도 같았죠. 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오르지 않자 조급함을 느낀 사람들은 '이제 유재석도 한물간 것이 아닌가'라는 혹평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유재석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개리와 송지효의 '월요커플'과 '기린'이광수와 '왕코형님'지석진의 '이지브라더스', '능력자'김종국, '하로로'하하 등의 케릭터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은 추격전 속에 큰 웃음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은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팀웍이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던 변화였죠.

 10일 방송된 <런닝맨> 좀비레이스의 한 장면

10일 방송된 <런닝맨> 좀비레이스의 한 장면 ⓒ SBS


각성하기 시작한 제작진과 멤버들

각자 캐릭터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은 맹활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재석이 없으면 웃음 포인트가 부족했던 프로그램이 그가 없어도 여기저기에 수많은 웃음 포인트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죠. 특히 최근 이광수의 활약은 그야말로 독보적이라 할 수 있을만큼 요소, 요소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또한 제작진들도 각성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게스트가 없어도 식상하지 않은 새로움 속에 긴장감과 웃음을 함께 잡기 시작한 점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10일 방송된 <좀비레이스>를 보면 제작진들이 얼마나 고심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난 멤버들이 각자 임무를 부여받고 좀비와 인간으로 나뉘어 벌이는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보여진 10일 방송에서는 뚜렷한 복선과 함께 숨어있는 단서들을 활용해서 멤버들이 추리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이같은 과정은 예전부터 <런닝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들이지만 등 뒤의 이름표를 떼거나 물총을 쏘는 단순한 형식의 추격전을 보완하면서 늘 식상함 없이 새로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 뒤에는 제작진이 있었죠. 밀폐되었든 공개되었든 간에 상관없이 지형지물을 100%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각 미션들이 결국에는 하나의 결과를 위한 것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는 제작진들이 얼마나 사전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아이디어 싸움을 하는지 알 수 있는 노력들입니다.

 <런닝맨>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케릭터로 성장한 '기린' 이광수

<런닝맨>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케릭터로 성장한 '기린' 이광수 ⓒ SBS



<런닝맨>, 그 끝없는 진화를 즐겨라!

지금은 파업으로 인해 방송을 잠시 쉬고 있는 <무한도전>에 대중이 열광했던 것은 프로그램 제목처럼 끝없는 도전을 통해 진화하는 예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예능프로그램이라는 특정 장르로 구속할 수 없을 만큼의 예술적 성과를 이루었다는 평가까지 있을 정도로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예능의 정점과도 같은 프로그램이었죠.

<무한도전>이 잠시 쉬고 있는 사이, 어느덧 <런닝맨>이 그 끝없는 진화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추격과 추리, 그 속에서 끊이지 않고 곳 곳에서 터지는 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두터운 멤버들의 팀웍으로 <런닝맨>은 일요예능의 최강자로 우뚝 솟아 오른 것이죠.

초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포기하지 않는 노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정 받은 <런닝맨>. 프로그램 이름처럼 언제나 앞을 향해 뛰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 시청자들에게 주말 저녁의 즐거움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티스토리 블로그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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