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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사 방문을 보도한 <육사신보>.
 지난 2006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사 방문을 보도한 <육사신보>.
ⓒ 육사신보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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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에도 육군사관학교(교장 박종선 중장) 생도들의 사열을 받고 생도 대표들과 간담회까지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육사에서 발행하는 신문인 <육사신보> 2006년 6월 7일 보도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그해 4월 28일 '육사발전기금'의 초청을 받았다. '육사발전기금'은 재단법인이지만 육사교장이 상임이사를 맡고 육사 부·처장들이 당연직 이사로 임명돼 있어 육사와 별개의 조직이라고 보기 어렵다. 당시 이 법인의 이사장은 전 전 대통령의 쿠데타에 적극 가담한 육사 11기 동기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이었다.

이날 행사는 법인 창립 10주년과 발전기금 100억 원 달성을 축하하는 자리로 화랑의식 참관, 학교시설 견학, 만찬, 육사 음악회 관람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화랑의식'은 생도들이 열병과 분열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사열은 임석상관 자격으로 부대의 훈련 정도, 사기 등을 열병과 분열을 통해 살핀다는 군사 용어로 일종의 군사 퍼레이드를 말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지난 8일 행사도 발전기금 200억을 달성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은 생도들이 열병 도중 '우로 봐!'라는 구호에 맞춰 경례할 때 지휘관처럼 거수경례로 답했다. 전 전 대통령은 1000만 원~5000만 원 출연자 자격으로 이 자리에 초청됐다. 11기 동기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해 군부독재의 핵심세력이었던 하나회 멤버들도 그와 함께 발전기금 출연자 명단에 올라 있다. 

18년 전 1000만 원 기부로 여태까지 예우?

이와 관련해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10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육사 출신들의 제보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06년에도 육사에서 사열을 받았다"며 "화랑의식은 매주 금요일 생도들이 일주일을 돌아보는 의미로 운동장에서 분열과 열병 의식을 하는 것인데, 전 전 대통령이 그 자리에 나타나 사열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는 사열만 받은 게 아니라 이후 연대장 생도와 학생회장에 해당하는 생도 대표들을 불러 간담회까지 열었다"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시민을 학살한 독재자가 육사 생도들에게 무슨 자격으로 설 수 있냐"고 지적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1월부터 1995년 1월까지 1000만 원의 기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쿠데타와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압 책임을 물어 '내란수괴죄', '내란목적살인죄' 등으로 대법원에서 사형까지 확정 받은 그가 18년 전에 기부했다는 이유로 육사 생도들의 사열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는 1637억의 추징금을 내야 하지만 "통장에 29만 원밖에 없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한편, 육사와 육사발전기금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모두 '서버 점검 중'으로 현재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태그:#전두환, #육사, #사열, #육군사관학교, #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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