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이 마약을 했다는 거짓증언에 분노하는 아버지 백홍석(손현주)

자신의 딸이 마약을 했다는 거짓증언에 분노하는 아버지 백홍석(손현주) ⓒ SBS


우리는 살면서 겪는 현실에 분노할 때가 간혹 있습니다. 나와 내 가족, 친구들이 겪는 아픔에 분노할 때도 있고, 때로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억울한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나 혹은 부정을 태연하게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분노할 때도 있지요. 4일 방송된 드라마 <추적자>는 보는 이들에게 이러한 분노를 느끼게 했던 방송이었습니다.

조작되어가는 진실과 억울한 피해자의 눈물을 극적 표현

딸을 뺑소니 사고로 죽게 한 가해자 PK준(이용우 분)을 직접 두 손으로 잡아 법정에 서게 만든 아버지 백홍석(손현주 분).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에 승리의 기운을 느꼈던 담당검사. 하지만 주어진 현실은 얼음보다 더 차갑고 냉혹했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강동윤(김상중 분)은 차기 국무총리 자리를 약속한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를 PK준 옆에 앉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고를 당한 백홍석의 딸을 원조교제를 하고 마약 복용까지 한 불량학생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철저하게 조작된 증언과 유리하게 적용된 증거들로 원고 측이 할 말이 없게 만들어 버렸지요.

 김상중과 함께 악역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PK준 역의 이용우

김상중과 함께 악역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PK준 역의 이용우 ⓒ SBS


TV에서는 이와 관련한 토론이 벌어지고 가식적인 은퇴를 선언한 PK준의 모습에 어린 팬들은 자신들이 영웅인 스타의 입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그를 보호합니다. 언론조차 자신의 죄를 그럴 듯하게 인정하는 PK준의 편이 되어 연일 보도를 내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 와중에 강동윤은 철저하게 자신의 야망을 위해 대중의 귀를 현혹하는 말들로 지지율을 높여가는 한편, 백홍석이 사건의 당사자임을 알면서도 자신을 경호하도록 두는 대범함과 비열함을 보여주기도 하죠. 또한, 이를 알지 못하는 백홍석의 부탁을 들어주는 척 하면서 그를 위기로 몰기도 합니다.

돈과 권력을 통해 야망을 위한 온갖 더러운 행위를 서슴지 않으며 진실을 조작하는 것으로 피해자에게 눈물조차 흘릴 힘조차 없게 만드는 드라마 <추적자>의 장면들은 마치 힘없는 우리 서민들의 모습처럼 느껴져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일게 하는 것이었죠.

<추적자>는 또 어떤 현실을 담은 전개로 우리를 분노하게 할까?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서지수 역의 김성령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서지수 역의 김성령 ⓒ SBS


물론 드라마에서 보이는 내용은 우리가 직접 겪기 쉬운 일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충분히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내용도 담겨있기 때문에 분노를 하게 되고 주인공이 진실을 밝혀내고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죠. 극단적이긴 하지만 결국 직접 총을 들고 PK준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던 백홍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추적자>는 이제 겨우 방송 3회 밖에 되지 않았지만 발 빠른 전개를 통해 긴박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과연 강동윤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백홍석은 언제쯤 강동윤이 배후임을 알 수 있을지, 그리고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사건의 당사자이기도 한 강동윤의 부인 서지수(김성령 분)는 어떤 중요한 역할을 극의 막판에 이루어낼 수 있을지 등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 하고 있습니다.

인정하기 싫은 현실을 극단적으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분노의 감정을 느끼게 하고 권선징악을 기대하게 하는 드라마 <추적자>. 강렬한 소재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보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만큼은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웰메이드 드라마로 보입니다.

추적자 손현주 김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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