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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인권기본조례' 제정을 앞두고, 조례안에 대한 공청회가 4일 오후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서울시민 권리선언'을 발표하면서 인권조례와 인권헌장 제정, 인권위원회 설치, 인권옴부즈만 임명, 인권정책 기본계획 수립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이후 서울시는 지난 1월 서울시에 인권팀을 신설했고, 서울시의회는 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인권특별위원회(위원장 김희전)를 구성했다.

"선언적 의미로 그치는 것 아니라 실효성 있어야" 

서울시와 시의회 인권특위 그리고 인권전문가들이 수개월간 논의를 거쳐 만든 조례안을 보면, 먼저 "서울시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집행하도록 함으로써, 모든 시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여 행복한 삶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제1조에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장의 인권 시책 적극 추진 의무화(제4조) ▲ 인권정책 기본계획 5년 단위 수립(제7조) ▲시 공무원과 산하 기관 직원의 인권교육 의무화(제10조) ▲인권정책 등을 심의·자문하기 위한 '서울특별시 인권위원회' 운영(제14조~제17조) ▲인권침해사항을 조사하는 '시민인권보호관' 운영(제18조~제21조) 등의 내용을 조례안에 담고 있다. 

2012년 5월 현재, 인권기본조례가 제정된 지방자치단체는 광역단체 5곳, 기초단체 7곳.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수도 서울에서 인권기본조례가 제정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조례안의 '실효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지정 토론에서 김형태 교육의원은 "수도 서울에서 인권 조례를 만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기왕 만드는 것, 선언적인 의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효성이 있는 조례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먼저 "조례에는 시민인권보호관이 5명으로 되어있는데, 서울시의 규모상 5명의 보호관으로는 업무량을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이들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인권보호관이 직접 지휘할 수 있는 인력이 지원되지 않으면 보호관 제도는 제대로 운영될 수 없음이 명약관화"라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이호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은 인권기본조례가 다루고자 하는 '인권'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기본조례는 그 성격상 포괄적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아무런 실질적 규정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단점이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인권조례가 실질적 내용을 갖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타 조례 및 정책에 대해서도 인권적 가치로 분석히고 이의 개정을 요구하는 등 제도적 근거로 작용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삽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장이 누구라도 흔들리지 않을 제도적 장치 필요"

'독립성'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이호 소장은 인권위원회를 시장이 일방적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문제 삼았다. 이 소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이 자기편만으로 위원회를 구성한다면 (인권위원회가) 시정에 대해 인권적 관점으로 개입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등의 실질적 기능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위원회 구성방법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역시 "교육감이 누구고, 시장이 누구냐에 따라서 정책이 좌지우지 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제정된 조례와 정책이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도 현실"이라면서 "갈대처럼 흔들리지 않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태 의원은 인권센터·인권보호관 등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에 대해 "인권친화적인 시장이 있을 때야 문제가 안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면서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태 국제엠네스티 국제집행위원회 위원은 '시민참여'를 강조했다. 고 위원은 "시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으면 아무리 조례가 좋아도 결국은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면서 "과연 어떻게 서울시민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해서 이 조례가 서울시와 시의회만의 것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것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정토론이 끝난 후에는 인권단체 활동가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오영경 새사회연대 사무처장은 "인권기본조례와 관련해 공청회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역시 "인권관련 제도를 만드는 과정은 인권의제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면서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사문화된 조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1장 총칙 제6조 '인권존중 및 차별금지'에서 차별금지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됐다. 이종걸 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모든 시민은 인권을 존중받으며,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 등 기타관계 법령에서 금지하는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했는데,  국가인권위법에 포함되지 않는 차별금지 사유도 있다"면서 "이 지점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민진 인권교육센터 '들' 활동가 또한 "포괄적인 사항만 써서는 조례가 구속력을 가질 수 없다"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인권특위 부위원장인 윤명화 시의원은 "여러분들의 의견이 보다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여러 창구를 통해서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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