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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의 변경될 규칙에 따라 지난 20일은 각 조 예선에서 하위 3위를 차지한 가수들이 경연을 벌여 5월의 탈락자를 결정하는 '고별 가수전'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6명의 가수 중에서 한 명의 가수는 아쉽게 20일 무대를 이후로 <나가수2>를 떠나야 하기에, 가수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한 흔적이 역력했다. 조기 탈락은 피하고 싶은 바람과 좀 더 나은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비장함까지 엿보였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누군가는 반드시 <나가수2> 무대를 떠나고, 조금이라도 더 <나가수2>에 살아남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열창하는 가수들을 보는 것이 마냥 편치 많은 않다. 애초 서바이벌 포맷으로 주목받고, 작년 시즌 1 초창기만 해도 어느 가수가 탈락한다는 스포일러로 몸살을 앓았던 <나가수>이긴 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떠나는 가수보다, 그 날 경연에서 가수들이 부른 노래가 더 화제가 되었던 <나가수> 아니었던가.

때문에 방송을 보기 이전에는 결과론적으로 각조 예선의 하위 3인들이 모인 '고별 가수전'에 시청자들이 관심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상위 3인을 차지하여 다음 주 '5월의 가수전'에 진출하는 가수들과 불과 종이 한 장 차이 실력으로 운명이 결정되지만 일등지상주의 나라에서 '하위권'이란 단어가 주는 어감은 상대적으로 '상위권'보다 쳐진다는 일종의 편견을 자아낸다.

그러나 지난 예선 부진을 만회하고 살아남기 위해 가수들이 심혈을 기울여 간 칼은 날카롭고도 쟁쟁했다. 이영현은 '고별 가수전'을 위해 가수 데뷔 이후 처음으로 댄스에 도전했다. 평소 서정적이고 시적인 감수성이 돋보이는 슬로우 템포로 사랑받은 정엽은 김완선의 '나만의 것'으로 좀 더 빠른 미디엄템포도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내는 파격적인 음악적 변신을 꽤한다. 아직 30대 초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인권의 '사노라면'을 한 맺은 목소리로 열창하며 듣는 이의 가슴을 울컥하게 한 정인이 보여준 진정성도 감동을 자아낸다.

그 중에서도 청중 평가단, 재택 평가단 합산으로 가장 감동적인 가수로 꼽힌 가수는 어느덧 데뷔 20년차를 향하고 있는 중견 가수 박상민. 지난 B조 예선에서 까마득한 후배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내꺼하자'를 세련된 편곡으로 재해석하여 "아이돌 음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에도 '5월의 가수전' 진출에는 실패한 박상민이기 때문에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은 상당히 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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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고별 가수전을 위해 박상민이 준비한 노래는 왁스의 '여정'. 지난 예선에서 빠르고도 신나는 비트가 돋보인 '내꺼하자'와는 180도 다른 멜로디와 가사를 담고 있지만, '멀어져간 사람아' '해바라기' '하나의 사랑' 등 애절한 허스키한 보이스로 큰 사랑을 받아온 박상민에게 기본적으로 잘 어울리는 노래이긴 하다.

거기에다가 박상민은 절절한 감성으로 사랑받은 '여정'에 자신만의 독특한 색과 남성만의 감정 표현을 덧칠해 그만의 '여정'을 재창조하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훔치는 청중평가단도 종종 보였고, 다시 돌아온 박상민 표 감성 귀환에 큰 박수로 화답하는 분위기였다. 관객들을 울리고,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 박상민의 1위는 당연해 보였다.

경연을 하루 앞두고, 탈락에 연연하지 않고 노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박상민의 진정성이 통했던 것일까. 지난 20일 박상민이 청중 평가단과 시청자들에게 들려준 '여정'은 단순히 생존의 압박에서 비롯된 치열함의 결실로만 간주하긴 어려운, 세대를 뛰어넘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진한 여운을 남기는 또 하나의 명곡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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