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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문화재보호법을 어겨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안에 세워진 김백일(金白一, 본명 김찬규, 창씨개명 金澤俊男, 1917~1951) 장군 동상을 그대로 두라고 판결했지만, '친일 반민족 행위자'이기에 마땅히 철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제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한 김백일 동상 철거 범시민대책위원회'는 16일 오전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 반민족 행위자 김백일 동상은 마땅히 철거되어야 할 것"과 "거제시는 재판과정에서 확인된 무능과 무책임에 대하여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창원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이일주)는 지난 10일 "거제시는 김백일 동상 철거 명령과 동상 건립 승인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김백일 장군 동상을 그대로 두라고 한 것인데, 거제시가 패소한 것이다.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안에 있는 김백일장군 동상 옆에 거제시시설관리공단은 'CC-TV 촬영중'이라는 안내문을 설치해 놓았다.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안에 있는 김백일장군 동상 옆에 거제시시설관리공단은 'CC-TV 촬영중'이라는 안내문을 설치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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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대책위 "참담한 심정으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판단"

김백일 장군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대통령 소속으로 구성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김백일은 항일 독립운동세력을 탄압하고 무고한 양민들을 잔혹하게 학살하여 악명을 떨친 간도특설대 출신으로 일제의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여 훈장까지 받은 악질적인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결정하여 이명박 정부가 2009년에 발표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법원 판결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거제 시민의 자존심을 곧추 세우고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김백일 동상 철거 운동에 나선 거제시민의 기대와 동떨어져 있음에 커다란 충격을 받았으며, 참담한 심정으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대책위는 "즉각 항소할 것을 거제시에 촉구하며 오욕의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본지를 떠난 자구해석으로 인해 무산되지 않도록, 역사정의에 부합하는 재판부의 합리적인 판결이 내려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1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광복회를 비롯한 민족문제 연구소, 역사학계 등과 뜻을 모아 의견서를 상급 재판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제시에 대해 무능·무책임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시민대책위는 "친일파 김백일의 동상을 세우려다 속초시민의 반대로 무산되었으며, 파주에서는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의 동상 건립 시도를 파주 시민들이 건립 반대 서명운동과 촛불 집회를 통해 막아낸 사실을 거제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된 거제시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동상을 세웠던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는 동상 철거 주장․보도와 관련해 시민단체 대표와 거제시의원, 언론사 기자, 토론회 참석자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경찰․검찰 수사 결과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기념사업회측은 무혐의로 처리된 고소사건에 대해 시민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기념사업회는 김백일 동상 철거운동에 나선 거제 시민을 향하여 무지와 경솔 그리고 종북세력의 준동으로 몰아가는 반역사적 몰가치적 망언을 쏟아 냈다"며 "무차별 고소를 남발했지만, 무혐의 처분이 내려 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념사업회 측은 고소와 관련해 거제시민에게 사과하고, 김백일 동상을 자발적으로 이전해 갈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면서 "친일파 김백일 동상이 철거 되는 그 날까지 거제의 역사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힘찬 대열에 끝까지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 "동상 설치가 공익 해할 우려 있다고 보기 어려워"

기념사업회는 김백일 장군이 6․25 당시 흥남철수작전을 벌였다며 2011년 5월 27일 세웠던 것이다. 거제포로수용소는 경남도 지정 문화재인데, 문화재 안에 동상 건립 등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형상변경절차'를 거쳐야 한다. 당시 거제시는 이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동상 건립을 승인해 주어 말썽을 빚었다.

동상 건립 뒤 시민단체와 거제시의회는 동상 철거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거제시가 동상 철거를 기념사업회에 요구하자, 기념사업회가 법원에 '거제포로수용소 김백일 장군 동상에 대한 철거명령·철거대집행계고 처분'(2011년 7월 26일)과 '김백일 장군 동상 건립 승인 취소 처분'(2011년 11월 29일) 소송을 냈던 것이다.

1심 재판부는 기념사업회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거제시장가 기념사업회에 승인하고, 기념사업회에 어떠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동상을 설치하고 제막식까지 개최했다"며 "승인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신뢰한 기념사업회의 이익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뢰보호의원칙에 의해 보호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거제시는 동상 설치로 인해 거제시민의 화합, 정서적 안정과 통합, 법치국가의 원리, 행정의 법률 적합성 등의 공익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나, 동상의 설치가 공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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