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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자 '친박 현기환과 야 백원우·이석현 의원도 2009년 사찰 당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보도.
 5월 15일자 '친박 현기환과 야 백원우·이석현 의원도 2009년 사찰 당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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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정권 초기 여야 국회의원을 향한 '정치 보복성' 사찰을 한 정황이 드러난 자료를 확보, 수사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15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지난 2009년 정두언·현기환 새누리당 의원과 이석현·백원우 민주통합당 의원 본인 또는 주변 인사들을 불법적으로 사찰한 정황이 드러난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이 진경락 당시 지원관실 총괄과장의 여동생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가 옮겨놓은 외장 하드디스크를 발견, 그 안에서 이같은 내용의 자료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자료에서는 현기환·정두언 의원과 관련, 2009년 1월 21일에 작성된 '해야 할 일 12'란 제목의 파일에서 "사하구청장 조정화:현기환(초선·사하갑) 의원이 대통령 비방. 친박 쪽으로 9일 상경. 국회의원은 현 의원을, 산하단체는 광주은행 감사(정두언과 친함)를 타깃으로"라고 적어놨다.

백원우·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에 대해선 같은 해 9월 16일(현재 해야 할 일 열거)과 10월 14일(1014 해야 할 일) 작성된 파일에서 "백원우·이석현 관련 후원회, 동향, 지원 그룹이 실체가 드러나도록 보고하라"는 내용이 거듭 발견됐다.

이 자료에 등장하는 여야 의원들은 이명박 정권 초기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각을 세운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정치 보복'을 목적으로 한 사찰이라는 의도로 보인다. 정두언 의원의 경우 2008년 초 박영준 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향해 '권력 사유화' 비판을 하고 나섰고, 친박계 핵심 현기환 의원은 같은 해 11월 교체 여론에도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장관 경제팀이 유지되고 있는데 대해 이 대통령을 향해 "밑바닥 정서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백원우 의원은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살인자, 사죄하라"고 고함을 쳤고, 이석현 의원은 2009년 6월 이 대통령의 서울 이문동 떡볶이집 방문에 대해 "대통령은 떡볶이 집에 가지 말라, 손님 안 온다"고 비난했다.

현기환 "사찰 느낌 때문에 몸조심"... 백원우 "후원자도 국세청 불려가"

사찰 대상이 된 것으로 나온 의원들은 당시에도 사찰 상황을 감지하고 있었고 사찰을 당하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었으므로 별로 놀랄 게 없다는 반응이다.

현기환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사찰받고 있었다는 건 예전부터 다 나왔던 말들 아니냐"며 "아무래도 당시에 이런 저런 사실에 부합되지 않은 헛소문이 퍼지고 하는 걸 보면서 내가 사찰을 당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느낌 때문에 상당히 몸가짐을 조심했고 심리적으로도 압박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현 의원은 이어 "그 땐 나뿐 아니라 친박계의 여러 의원들이 사찰을 당했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지금은 지난 일이니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같은 당 사람끼리 그런 일을 한 다는 것이 참 이해가 안 간다"고 논평했다. 

백원우 의원도 자신에 대한 사찰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데 대해 "예상을 하고 있었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 정부를 "약점을 잡아 그것을 빌미로 삼는 과거의 정치를 하던 사람들"이라며 "워낙 무도한 사람들이니 야당의원 다 (사찰이) 이루어지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백 의원은 "후원자 중에 국세청에 불려 갔다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례가 비일비재했다"며 사찰 정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백 의원은 "아침에 소식을 접해 대책을 마련하진 못했지만 검찰에 정의가 있다면 처벌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그:#사찰, #백원우, #이석현, #현기환, #정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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