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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버펄로스 내야수 이대호(30)의 실력이 드러나고 있다. 이대호는 5월 8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2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홈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제 몫을 다했다. 오릭스는 소프트뱅크에 3-2로 역전승했다.

이대호는 0-2로 뒤지던 5회 말 무사 1, 3루에 타석에 들어서 투수 옆을 스치는 중견수 앞 안타를 때려 3루 주자 오비키 게이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2로 추격의 불씨를 당긴 팀의 첫 타점으로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큼 의미가 있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5번 타자 아롬 발디리스도 좌익수 앞 안타로 2루 주자 고토 미쓰다카를 홈으로 불러 2-2 동점이 됐다. 기타가와 히로토시의 병살타 때 3루를 밟은 이대호는 폭투를 틈타 잽싸게 홈을 파고들었다. 상대팀 포수 호소카와 도오루가 크게 튄 공을 쉽게 찾지 못해 머뭇거리는 사이 태그를 교묘히 피해 홈을 밟아 결승점을 냈다.

이대호의 영리한 주루 덕분에 이긴 오릭스는 13승1무17패(승률 0.433)로 5위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승차 없이 4위로 올라섰다. 오카다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이대호가 그렇게 들어올 줄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5월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화끈함은 없지만 꾸준함이 엿보인다. 7경기 가운데 5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방문 경기를 빼면 안타를 때리지 않은 경기가 없다. 2안타 이상 경기도 두 차례나 있었다. 6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선 6회 초 2-2로 따라 붙는 시즌 3호 홈런도 날렸다.

이대호는 4월 22경기에서 2홈런 9타점 타율 2할2푼8리, 출루율 3할4푼4리로 부진했다. 하지만 5월은 달라졌다. 7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1홈런 4타점 타율 3할8리, 출루율 3할5푼7리로 더 나아졌다. 타석에서 전에 없던 여유도 생겼다.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2할5푼(공동 20위)으로 아직 낮다. 하지만 4월 22일 타율이 1할5푼4리까지 떨어졌었다는 걸 떠올려보면 선전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보름 만에 타율을 1할 가까이 끌어올렸다. 꾸준히 잘 쳤다는 증거다.

개인 성적도 퍼시픽리그 상위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3홈런(공동 6위), 14타점(공동 6위), 16볼넷(4위), 득점권 타율 3할2푼1리(공동 8위), 출루율 3할4푼9리(16위), 장타율 3할5푼7리(공동 17위), OPS(출루율+장타율) 0.706(17위)을 기록 중이다. 점점 팀의 중심 타자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국내외 야구 전문가들은 이대호의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대호가 국내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일본에 갔을 만큼 실력이 있고 새로운 무대에 적응할 만한 잠재력을 갖췄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장을 이대호의 한결 나아진 5월 성적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대호가 살아나면서 팀도 살고 있다. 오릭스는 5월 7경기를 치러 4승3패로 분위기가 괜찮다. 오릭스 또한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바닥을 친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야구에서 4번 타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오카다 감독은 부진 속에서도 이대호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이제 이대호가 감독의 믿음에 서서히 보답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오릭스 오카다 퍼시픽리그 일본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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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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