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에 모습을 드러낸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원 안쪽)

6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에 모습을 드러낸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원 안쪽) ⓒ MBC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김재우 이사장이 6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아래 <나가수2>)에 모습을 드러냈다.

6일 방송된 <나가수2>에서는 김 이사장이 프로그램의 규칙을 설명하고 있던 객석 MC 박은지 뒤에 앉아 있는 모습이 계속해서 잡혔다. 가수 아이비나 배우 선우선 등, 이날 특별히 <나가수2>를 방청하러 온 이들이 MC와 이야기를 나누는 등 참석 사실을 알린 것에 비해, 김 이사장은 별다른 소개 없이 화면에만 지속적으로 얼굴을 비췄다.

특히 김 이사장은 이전에도 <나가수> 방송 현장을 여러 번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MBC 측 한 관계자는 "이전에도 김 이사장이 수차례 <나가수> 현장을 찾았다"며 "그때마다 항상 MBC 간부와 함께였다"고 전했다.

"김재우 이사장, 중요한 업무는 등한시하면서...적절치 않은 처사"

김 이사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MBC 파업 상황을 해결하는 데 중책을 맡은 방문진의 이사장의 처신으로는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먼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아래 노조)는 "노조 조합원들이 100일 가까이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가로이 생방송을 방청하러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7일 발행한 총파업특보에서 "매우 의아한, 통상의 편집 원칙에서 벗어난 비정상적 화면 흐름이었다"며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방문진 이사장의 환심을 사기 위해 김재철 사장이 전 국민이 지켜봐온 <나가수>까지 도구로 활용했다는 의심을 떨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9일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최창영 사무처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사진 왼쪽,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남소연


방문진 이사 중 한 명인 한상혁 변호사도 쓴소리를 던졌다. 한상혁 변호사는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방문진은 MBC를 관리하고 감독할 의무가 있는 곳"이라며 "그런데도 지금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관련 의혹은 두 달이 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이사장이 이를 두고 MBC의 감사 결과를 독촉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한 한 변호사는 "이런 중요한 업무는 등한시하면서 그런 장소(<나가수2> 녹화현장)에만 갔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노조 역시 "김 이사장이 지금 할 일은 한 달을 기다려도 방청권을 구하기 어렵다는 <나가수> 방청의 특혜를 누리는 일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노조는 "(김 이사장이 할 일은) 각종 비리 의혹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드러나고 있는 김재철에 대해 MBC 대주주이자 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장으로서 상응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문진 측은 7일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김재우 이사장의 <나가수2> 방문에 대해 "(김 이사장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가끔 가시는 걸로 안다"며 방문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회사(방문진)와는 무관하게 개인 자격으로 가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방문진 측에서 '개인 자격으로 가는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반면,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MBC 프로그램을 방문진 분들이 와서 보면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는 "아무리 김재우 이사장이 개인 자격으로 왔다지만 방문진 이사장이라는 타이틀은 따라다니는 것 아니냐"며 "MBC와 관련된 사람인 이상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건데, 이걸 문제 삼는 것은 편파적인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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