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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거부 운동을 벌여왔던 유윤종(25)씨는 이번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택했다. 교도소 입감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그동안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냈다.
 대학 거부 운동을 벌여왔던 유윤종(25)씨는 이번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택했다. 교도소 입감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그동안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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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은 감옥을 '죄인을 가두어 두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이렇게 감옥은 죄를 저지른 사람을 사회로부터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헐거운 법망을 피해 마땅히 가야 할 사람이 가지 않은 경우가 왕왕 있지만 보통의 경우는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개인의 신념도 징벌의 대상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살인과 강도, 강간이 그렇듯 병역거부도 형벌의 대상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젊은이가 군대 '입소' 대신 교도소 '입감'을 선택했다.

지난해 대학서열과 입시경쟁을 거부하며 서울대 자퇴를 선택한 유윤종(25, 필명 공현)씨다. 애초 감옥 가기 좋은 날이란 게 있을 리 없지만 요즘 같은 봄이라면 더더군다나 그렇다. 4월의 주말은 그만큼 화창하고 아름다웠다. 지난 28일 서울 종로에서 만난 유씨는 봄볕을 쬐러나온 여느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생활 한복과 아이폰이라는 생경한 조합 정도가 그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독특함 정도였다. 길었던 머리카락마저 그는 수형생활에 불편할 것이라는 이유로 싹둑 잘랐다.

그는 병역 거부를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내놓은 대답이 "살아온 흐름에서 그게 제일 자연스러운 결정이었고 나다운 결정이었다"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연히 그가 바란 것은 징역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대체 복무에 관한 논의는 결국 그의 청춘을 감옥으로 집어넣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바라보는 평화와 공익,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모든 이야기를 전하지는 못하지만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간추려 정리했다. 애석하게도 그는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보지 못한다. 30일 오전 그는 검찰청에 출두해 교도소로 이송됐다.

-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병역거부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을 듯하다.
"어려운 질문이다. 특별한 결정적 이유는 없지만 군대 자체와 병역에 대해 중고등학교 때부터 고민해 왔고 책도 이것저것 읽고 병역거부 소견서와 보고서 등을 보면서 병역 거부를 알게 됐다. 그 뒤로 고민하다 신체검사에서 1급이 나왔고 병역거부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살아온 흐름에서는 그게 제일 자연스러웠고 나다운 결정이었다."

- 그렇다 하더라도 원한 것이 징역은 아니었을 텐데?
"대체복무제가 도입될 것을 기대했지만 헌번재판소의 부정적 판결 이후 3~4년 기다려봤자 달라질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현 정부에서 대체복무제 추진이 후퇴했다는 지적이 있다.

"사실 대체복무제는 추진됐던 적이 거의 없다. 김대중 정부 같은 경우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에 부정적이었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의지로 추진됐지만 국방부가 반대 입장이어서 정권이 바뀌면서 추진이 안 되는 건 자연스러운 것 같긴 하다."

- 병역 거부를 말리는 사람들은 없었나?
"친구들이든 부모님들이든 말리는 사람이야 많다. 부모님 같은 경우엔 사실 군대 가는 것도 불안해 했다. 그리고 자식이 교도소에 가는 게 마음이 얼마나 그렇겠냐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3년을 사귄 여자친구는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안 좋아한다."

"서울대 그만둔 게 무슨 벼슬도 아니지 않나"

 사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서울대'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다. 그는 서울대 자퇴생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사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서울대'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다. 그는 서울대 자퇴생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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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자퇴를 후회하지는 않는가? 그리고 본인은 학교 서열화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자퇴했지만, 언론은 자퇴 자체보다 '서울대' 자퇴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
"자퇴한 것은 후회가 없다. 자퇴하고 기자 열댓 명과 하루 만에 인터뷰를 하면서 힘들어서 한 번 후회했다.(웃음) 요새는 학교를 그만둬도 통장에서 학자금 대출이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오히려 늦게 한 것을 후회한다.

언론에서 서울대를 강조하는데 사실 피곤하고 짜증난다. 원래 병역거부자들은 병역거부하면 기자회견하는데 나는 안 했다.

또 '서울대 자퇴생 이번에는 병역 거부' 이런 식으로 기사가 날까봐 싫었다. 그렇게 다뤄주지 않길 바란다. 서울대 그만둔 게 무슨 벼슬도 아니지 않는가."

- 자퇴하면서도 그랬고 이번에도 "문제 의식을 넓혀가고 싶다"고 그랬다. 세상이 바뀌어 가고 있다고 믿는가? 만약 아니라면 혼자만 억울할 수도 있는 문제다.
"(세상은) 계속 바뀌어가고 있다. 청소년 인권도 처음에 시작할 때는 미약했지만 지금은 학생인권조례도 나와 포괄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대체복무제 도입 찬성이 40% 정도로 나온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높아진 거다."

- 그렇게 문제제기를 하겠다면 대법원 판결까지 이 문제를 끌고가야 하는 거 아닌가?
"사실 내가 힘들었다. 대법원 가도 유죄가 나올 게 뻔하고 개인이 소송의 주체가 돼서 법정에서 소송을 이어나가는 게 사회적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그래봤자 또 서울대 자퇴생 이야기 나올 거 같다."

- 병역거부자를 사회부적응자로 보는 시선도 많다. 또 관심을 끌기 위한 행위로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도 있는게 사실이다.
"나는 청소년 인권 단체에서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활동가를 하면 없던 사회성도 생긴다. 활동가는 굉장히 사회적인 직업이고 절대 부적응자가 아니다. 그리고 관심병이라는 비난도 있는데, 사실 병역거부는 관심이 필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관심을 끌거나 스타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하기엔 감수해야 할 대가가 너무 크지 않나. 징역을 살 뿐만 아니라 이후에 전과기록으로 남아 취업도 어려워진다."

- 만약에 군대를 갔다면 어떻게 됐을 거 같은가?
"갔으면 잘 살았을 것 같다. 사실 부당한 것을 참고 지내야 할 때는 잘 참는 편이라 생각한다. 고등학교 기숙사도 힘들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참고 지냈다."

"최우선의 공익은 인권... 개인 기본 권리 보장이 그 사회의 공익"

 30일 헌법재판소가 현행 병역법에 대해 7-2 합헌 결정을 내린 후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병역을 거부한 이준규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1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가 현행 병역법에 대해 7-2 합헌 결정을 내린 후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병역을 거부한 이준규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임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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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와 재판부는 '공익이 사익에 우선한다'고 말하며 병역이 개인의 양심에 우선한다고 주장한다. 윤종씨에게 공익이란 무엇인가?
"최우선의 공익은 인권이라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기본적 권리가 보장되는 게 그 사회의 공익이다. 병역거부는 사익이 아니라 일종의 공익이다. 안보도 국가가 국민에게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수감 중에 책을 쓰고 싶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출소 뒤에 쓰기로 출판사랑 얘기했다. 그래서 감옥에서 어떻게 쓸지 공부하겠다는 이야기였는데 와전됐다. 청소년을 위한 한국사 등의 책은 시중에 있지만 청소년의 역사를 다룬 책이 없다. 청소년 정치 역사를 담아보려고 한다. 3·1 운동이나 4·19, 색동회나 소년회 같은 것도 청소년 운동이다.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나 정치를 변화시키고 개입하고 활동해온 사건들을 엮어서 역사로 재구성하고 싶다."

- 출소 뒤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혹시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는가?
"청소년 문제나 인권 운동 전반에서 일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사회변화에 필요한 것은 밑에서부터 조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제도권 안에서 제도화하는 것은 필요한 역할이기는 하지만 굳이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아니다."

"자유가 공짜는 아니지만 평화도 공짜는 아니다"

- 반대 논리로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힘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한쪽에는 군대가 있고 반대쪽은 없는 상황이라면 전쟁이나 침략이 일어날 수 있다. 병역거부자나 평화주의자는 모든 나라의 군대를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사력을 통해서 평화를 지키겠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라는 적을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쓰는 경우도 많고 긴장관계를 정치적 수단으로 쓸 때도 있다. 평화적인 외교 노선을 찾아야 한다. 자유가 공짜는 아니지만 평화도 공짜는 아니다. 그 지불 방식이 반드시 군대나 전쟁의 방식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군대가 너무 일방적으로 희생만 요구하고 있고 잘못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길게 봐서는 군의 인권이나 일반 병사들의 처우가 좋아지는 것이 중요하다. 대체 복무하면 누가 군대를 가겠느냐고 말하는데 군대가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자기 희생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말하는 거다. 무기를 좋게 바꾸는 게 아니라 군대를 좋게 바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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