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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링캠프>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뿐만 아니라 정치인까지 출연시키면서 막강한 섭외력을 자랑했다.
 <힐링캠프>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뿐만 아니라 정치인까지 출연시키면서 막강한 섭외력을 자랑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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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이 너도나도 몰려든다. SBS <힐링캠프>를 두고 하는 말이다.

<힐링캠프>를 보면 게스트 모시기 어렵다는 토크쇼 관계자들의 하소연이 엄살로 들릴 지경이다. 토크쇼에서 좀처럼 얼굴 보기 어려웠던 TV, 영화계 스타부터 유명 스포츠 스타, 대권 주자로 손꼽히는 정치인까지, 몸담은 분야와 관계없이 출연하는 게스트의 이름 석 자만으로도 시청자를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모을 수 있을 만큼 <힐링캠프>는 막강한 캐스팅 파워를 자랑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여기는, 그리고 여겨지는 스타들은 예능 프로그램 한 번 출연하는 데도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1시간 방송으로 기존 이미지를 확 바꿔 버릴 힘이 있는 예능, 특히 행동보다는 말이 중심인 토크쇼에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연예인은 토크쇼 한 번 출연하여 순식간에 '국민 호감'으로 등극,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손위 1위에 오르며 누리꾼의 찬사를 받고 언론으로부터 재조명받는가 하면, 또 어떤 연예인은 말 한마디 잘못 내뱉어 언론에 비판받고 누리꾼에게 질타받으며 이른바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전자가 될 수도 있지만, 자칫 실수하여 후자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스타들은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토크쇼에 출연하려 들지 않는다.

'용안' 한 번 뵙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스타들이 앞다퉈 출연하는 신기한 토크쇼 <힐링캠프>. 스타들은 대체 무엇 때문에 이 쇼에 기꺼이 출연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 비결을 분석해봤다.

제작진, 게스트 맞춤 세트 녹화로 긴장감 덜어주기

 <힐링캠프>는 게스트 맞춤 세트 녹화로 게스트의 긴장감을 덜어주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냈다.
 <힐링캠프>는 게스트 맞춤 세트 녹화로 게스트의 긴장감을 덜어주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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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힐링캠프>는 '힐링(Healing)', 즉 치유에 대한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게스트가 출연하여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아닌, 목적이 뚜렷한 방송이다. 그 목적을 위해 방송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놓고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치유를 하기 위해 뭔가 대단하고 장황한 겉치레를 부리지 않는다. 방송 내에 코너를 따로 만든다든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지 않는다.

게스트의 치유를 위해 하는 것은 딱 하나. 게스트가 현재 상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환경을 만들고 배려하는 것이다. <힐링캠프>가 말하는 치유는, 결국 게스트의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때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사석이 아닌 전 국민이 지켜보는 지상파 토크쇼에서 '솔직'해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게스트는 화면에 비치는 모습에 신경 쓰고, 말 한마디에 관심을 두고 저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언론과 시청자를 신경 쓴다. 여간해서 솔직해지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힐링캠프>는 최대한 게스트가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속내를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별도의 촬영 세트가 없는 것이 그 한 예.

<힐링캠프>는 별도의 세트 촬영을 하지 않는다. 촬영 장소는 매번 바뀌는데, 촬영 장소로 선택되는 곳은 게스트의 사연이 담긴 곳, 게스트가 가장 편하게 입을 열 수 있는 공간이다. 최민식 편에서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를 위해 그가 학창시절 다니던 학교 앞 술집에서 오프닝 촬영을 했고, 이효리 편에서는 어린 시절 그녀의 아버지가 운영했고 가족이 함께 살았던 이발소에서 녹화했다.

세트란 아무리 따뜻하고 아늑하게 꾸며도 결국엔 이질적이고 낯선 공간. 반면, 지난날 추억이 가득했던 공간에서의 촬영은 자연스럽게 게스트의 긴장을 풀어주며, 더불어 그들의 옛이야기를 쉽게 꺼낼 수 있게 해준다. 최민식은 술집에서 피조개를 먹으며 학창시절 이야기를 흥겹게 풀어냈고, 이발소 곳곳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을 발견한 이효리는 가난하게 살았던 유년기를 회상했다.

지난날 추억이 깃들었던 공간에서, '배우'나 '가수'란 호칭이 따라붙기 이전의 아무개였던 시절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솔직하게 말함으로써 게스트는 정신없이 살아나가는 지금을 잠시 잊고 과거로 되돌아간다. 과거에 비추어 현재의 자신을 살펴볼 여유를 가진다.

MC, 본질 꿰뚫는 질문으로 게스트 말 이끌어내기

 <힐링캠프>는 까다로운 질문을 통해 게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솔직하게 이끌어냈다.
 <힐링캠프>는 까다로운 질문을 통해 게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솔직하게 이끌어냈다.
ⓒ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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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가 솔직하게 자신의 상태와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건 제작진만이 아니다. 3명의 MC들 또한 훌륭한 조력자로서 게스트를 배려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간다. 토크쇼 MC는 두 종류로 나뉜다. 말하는 MC와 들어주는 MC. <힐링캠프>의 MC들은 후자에 속한다.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이 세 MC는 녹화 도중 대본을 보는 일이 거의 없다. 녹화 내내 게스트와 눈을 마주치고, 그들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게스트의 말을 중간에 잘라먹으며 끼어들거나, 자신의 말을 앞세우는 때도 없다.

게스트의 말을 갖고 MC들끼리 놀며 게스트를 소외시키는 일도 없다. 철저하게 그들의 말을 듣는 입장이 되어 최선을 다해 들어주고, 보탤 말이 있으면 보태고 조언할 게 있으면 조언한다. MC의 리액션이 다른 예능 프로그램의 그것처럼 작위적이거나 기계적으로 여겨지지 않는 건, 그들이 게스트의 말을 제대로 듣고 있다는 것이 시청자에게도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들어주는 것에 그친다면 <힐링캠프>는 조금 나은 토크쇼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힐링캠프>가 여타의 토크쇼와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부분, 그것은 바로 직설적인 질문이다. 어떤 게스트에게나 물어보기 민감하고 껄끄러운 질문은 한두 개쯤은 있다. 그것은 과거 불미스러웠던 마약 복용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성형 수술에 관한 것일 수도 있으며, 정치적 이념과 성향의 문제일 수도 있다. 대개의 토크쇼에서 이런 질문들은 굳이 묻지 않거나, 묻는다 해도 완곡한 표현으로 에두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힐링캠프>는 그런 껄끄러운 질문들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묻는다. 양악수술을 한 신은경에게 협찬 여부를 묻고, 세계의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하는 차인표에게 국내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왜 굳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느냐고 묻는다. 묻고 싶었으나 차마 묻기 어려웠던 질문들, MC 이경규는 게스트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것들을 묻는다.

이런 질문이 공격적이거나 자극적으로 여겨지지 않는 건, 그 질문이 단순한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낚시용 떡밥으로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게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것, 그 진의와 본질을 꿰뚫는 도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양악수술의 협찬 여부를 묻자 신은경은, 양악수술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수술인데 협찬으로 할 수 있겠느냐, 돈을 받는다면 대체 '목숨 값'으로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 라고 답한다. 협찬에 대한 질문을 통해 그녀는 양악수술이 결코 미용을 목적으로 한 가벼운 결정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해외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하는 차인표에게 국내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지 않으냐고 묻자 차인표는 이렇게 말한다. 국내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것은 특별한 기부가 아닌, 우리들의 생활이자 삶이어야 한다고. 그리고 이제 그것과 더불어서,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눈을 돌리고, 나눔을 행하자고.

제작진과 MC 노력이 지금의 <힐링캠프> 만들어

제작진은 녹화 장소를 게스트에게 맞추고, MC는 게스트의 말을 잘 들어주는 동시에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 모든 것들은 오직 하나, 게스트가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 말하는 것, 그것 하나만을 위해 존재한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다.

게스트는 제작진의 배려와 MC의 도움으로 문자 그대로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다소간의 위안을 얻고 돌아간다. 이효리가 말했던 "<힐링캠프>에 나오면 울게 된다"는 것, 그것은 게스트가 겪는 치유의 한 과정일 것이다. 그런 진솔하고 꾸밈없는 태도로 자신을 드러내놓음으로 인해 얻어지는 긍정적 이미지메이킹은 덤으로 얻는 것이다.

스타들이 너도나도 <힐링캠프>에 나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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