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 KBL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문태영

2011-2012 KBL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문태영 ⓒ KBL

2011-2012 KBL 챔피언결정전에서 2위로 올라온 KGC인삼공사의 우승을 예감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동부는 뼈아픈 업셋을 당했다. 당연해보였던 우승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동부는 꽉 막힌 경기 분위기를 풀어줄 선수가 필요했다. 그게 심판 판정이든 안양 팬들이든 말이다. 분위기를 내주고 가져오지 못했다. 젊은 피 KGC인삼공사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동부는 어린 선수들에게 찬물을 끼얹지 못했다. 흐름을 바꿔줄 한 방이 부족했다.

김주성은 팀 공수를 조율하고 든든한 버팀목은 됐지만 예전처럼 경기 전체 분위기를 아우르지 못했다. 윤호영-양희종 대결에서는 양희종의 파이팅이 더욱 좋았다. 승부의 추가 양희종 쪽으로 좀 더 기울었다. 

이광재가 정규시즌 막판 전역 후 줄곧 고감도 3점슛으로 이런 부분을 해소했다. 이광재의 복귀가 천군만마와 같은 동부였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여전히 이광재는 건재했다. 그러나 챔프전 막판 이광재는 다소 아쉬운 슛 컨디션을 보였다. 물론 전역하자마자 이 정도 활약을 보여준 이광재의 활약은 대단했다. 

KBL은 지난 23일 귀화혼혈선수 선발 일정을 발표했다. 다음 달 2일부터 5일까지 타 구단 영입의향서를 받는다. 6일부터 7일까지는 원 소속 구단 재협상 기간으로 뒀다. 원주 동부, 울산 모비스, 고양 오리온스, 서울 SK가 영입 우선권을 갖는다. 4팀은 귀화혼혈 선수를 영입한 적이 없다. 

구단은 영입의향서에 순위와 금액을 적어낸다. 1순위는 샐러리캡 21억 원의 25%, 2순위는 22.5%, 3순위는 20%가 최대치다. 각각 5억2000만 원, 4억7250만 원 4억2000만 원이 순위 내 최대 연봉 액수다. 

이승준, 문태영, 전태풍의 세 선수를 두고 4개 팀이 경쟁해야 한다. 적어낸 순위와 금액이 같으면 추첨을 하게 된다. 오리온스가 전태풍 영입을 공공연히 밝힌 상황이다. 문태영과 전태풍을 두고 모비스, 오리온스, SK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에게는 포인트가드가 필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굳이 경쟁할 필요가 없다. 이번 기회를 허공으로 날릴 불안요소를 떠안을 수는 없다. 이래저래 또 다른 장외 눈치 싸움인 셈이다. 이승준은 동부에게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동부는 김주성이 버티고 있다. 윤호영의 공백을 메워줄 스몰포워드 자원이 동부는 필요하다.

 창원 LG 문태영(오른쪽)

창원 LG 문태영(오른쪽) ⓒ KBL

문태영이 동부에 알맞은 퍼즐이라 생각한다. 문태영은 확실한 에이스다. 형 문태종과는 또 다른 부분에서 해결사 능력을 갖고 있다. 양손을 레이업이 아닌 가까운 골밑 슛까지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잘 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정도 양손 사용능력을 갖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문태영처럼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고 꽉 막힌 경기에서 한 방이 필요할 때 문태영은 공격옵션이 될 수 있다. 문태영의 1대1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물론 문태영 영입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눈치 작전에서 성공해야 한다. SK와 모비스가 문태영을 탐내지 않을 이유도 없다. 또한 동부로서는 문태영 영입 시 팀 컬러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근 동부 농구를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 부분이 재미와 수비다. 온갖 기록을 갈아치운 동부는 올 시즌 내내 "재미없는 수비 농구"라는 일부 평을 듣기도 했다. 수비와 조직력이 그만큼 탄탄하다. 문태영과 동부가 평행성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다.

문태영은 공 소유시간이 필요한 유형이다. 공 없을 때 움직임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을 갖고 공격을 펼칠 때 문태영의 활용도는 높아진다. 이 부분을 포기하고 패턴 역할에 충실하게만 활용하기에는 문태영의 창의성이 아쉽다. 

농구대표팀 귀화혼혈 선수 1인 선발에서 문태영이 조금은 무게감이 떨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끓인 라면 먹고 싶다고 컵라면을 냄비에 끓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동부가 영입을 하든 다른 팀이 영입을 하든 문태영의 확실한 색깔은 고려할 점이다. 팀 전체적인 차원에서 팀 수비 능력과 팀에 녹아들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태영의 수비 능력은 나쁘지 않다.

이승준이 35세로 김주성보다 1살 많은 것이 화제다. 문태영은 1978년 2월 10일 생이다. 우리 나이로 치면 '빠른' 생일이다. 둘이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들어갔으면 문태영은 이승준 형이 된다.  

문태영은 3시즌 동안 평균 20.6득점 3어시스트 7.7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야투 성공률이 54.6%에 달한다. 하지만 3년 동안 평균 기록이 조금씩 줄고 있다. 아직 노쇠화라고 볼 나이는 아니지만 이미 선수로서 정점을 찍고 내려올 시기라는 것은 확실하다.

덧붙이는 글 http://blog.naver.com/komsy
문태영 KBL 창원 LG 원주 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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