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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섬'이 아니라 '산'입니다."

흔히들 독도는 섬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것도 바위로 된 암석섬 정도로 여긴다. 그런데 여기에 반론은 제기하고 나선 사람이 있다. 바로 '독도 봉우리 이름 짓기'를 공모하고 있는 웨스트우드 김홍(49) 대표이사다. 그는 '독도는 섬이 아니라 산이다'라고 강조한다.
<한국일보, 2012년 4월 18일자>

독도의 바다위 모습과 이를 입체로 만들은 해저지형이 아름답다. 출처:외교통상부
▲ 독도 해저 지형 독도의 바다위 모습과 이를 입체로 만들은 해저지형이 아름답다. 출처:외교통상부
ⓒ 외교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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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돌로 된 섬'이라는 뜻의 '돌섬'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전라도 방언에서는 '돌'을 '독'이라 한다. 전라도 남해안 출신의 울릉도 초기 이주민들은 독도를 '독섬'이라 불렀으며, '독섬'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독도(獨島)'가 되었다고 한다. 독도가 오늘날의 이름인 독도(獨島)로 처음 쓰인 것은 1906년 (광무10년) 울릉군수 심흥택의 보고서에서다.

독도가 우리나라의 문헌에 첫 등장한 시기는 고려시대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다. 이 자료에 의하면 울릉도와 우산도(독도)라는 두개의 섬이 우산국이라는 하나의 독립국을 형성하고 있다. 신라 지증왕 13년(512년)에 우산국을 정복하였으며, 우산국은 신라에 매년 토산물을 바쳤다고 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는 독도를 '우산도(于山島)', '삼봉도(三峰島)', '가지도(可支島)' 등으로 불렀다.

10여년째 아웃도어 용품업체인 웨스트우드를 운영하고 있는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에 있는 산 '독도'를 응원하고 지키자는 취지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와 함께 '2012 독도 기브&케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독도수호를 강화하기 위한 특별 사업으로 독도에 솟은 두 개의 봉우리인 동도(해발 98.6m)와 서도(해발 168.5m)에 이름을 지어주고, 이를 알리기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독도 봉우리 이름 짓기'를 공모하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의 가장 동쪽에 있는 우리의 산 독도는 엄연한 화산성 해산이지만 봉우리의 이름조차 없다. 김춘수의 시 <꽃>에서처럼 봉우리에 이름을 붙여주면 의미와 이야기가 쌓이고 독도의 정체성도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김 대표가 동해바다 망망대해에 떠있는 한 점 섬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독도 봉우리 이름 짓기에 나선 건 독도를 '섬'이 아닌 '산'으로 바라보면서부터다. 이것은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다. 수면 위의 독도는 해발 200m도 안 되는 작은 바위섬이다.

독도는 해저 2000m에서 솟은 용암이 굳어져 형성된 바위로 된 화산섬이다. 하지만 바다 속 감춰져 있는 높이까지 더하면 정상의 높이가 2200m에 이르는 거대한 산이다. 두 개의 봉우리가 있는 바다속의 '독도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백두산(2750m)에 견줄 만한 것이다.

김 대표는 두 개의 봉우리에 이름이 있는지 백방으로 물었지만 "위치에 따라 표시된 '동도', '서도' 표기만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는 "시골의 조그만 산봉우리도 이름이 있는데 국민적 관심의 대상인 독도 봉우리에 이름이 없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며 "직접 제대로 된 이름을 지어보자고 결심했다"고 한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그의 공모전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김 대표는 독도를 돈벌이로 이용한다는 비난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제품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별도의 독도 사랑 기금으로 마련해 관련 단체에 기부하고, 공모전에서 선발된 이름은 조건 없이 울릉군에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독도의 해저 지형도가 동해바다에서 거대한 두마리의 용처럼 꿈틀대는 형상을 하고 있다. 출처 국토해양부
▲ 독도 해저지형도 독도의 해저 지형도가 동해바다에서 거대한 두마리의 용처럼 꿈틀대는 형상을 하고 있다. 출처 국토해양부
ⓒ 국토해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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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은 갈수록 구체화되고 공격화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4월 6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외교청서'를 발표해 또다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더구나 4월 11일에는 일본의 고위관료들이 도쿄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도발적인 주장을 했다.

일본의 독도 침탈 주장은 2000년 이후 강화돼 왔으며,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비중 있게 싣고 '독도 영유권' 주입교육을 하는 등 점점 더 노골화되고 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때마다 우리 정부는 유감의 뜻과 '실효적 지배 강화'라는 논리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판에 박힌 말만 되풀이해 왔다.

이제 독도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창조적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독도를 통한 내부단결과 국민대통합을 통해 국제사회에 우리의 입장과 역사적 사실에 대해 적극 홍보하고 지지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창의적 방법과 창조적 외교 접근이 시도되어야 한다.

그러나 너무 요란스럽다면 오히려 일본이 원하는 국제분쟁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므로 실효적 지배를 충분히 활용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으로 창조적으로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독도가 섬이 아닌 산으로 보고 두 개의 산 봉우리에 각각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매우 창조적인 접근법이다.

독도에는 지난 1997년 11월 7일 총177억원여의 사업비를 들여 80m의 주부두와 20m의 간이부두, 137m의 진입로를 갖춘 독도접안시설이 준공되었다. 준공기념비에는 '대한민국 동쪽 땅끝, 휘몰아치는 파도를 거친 숨결로 잠재우고 우리는 한국인의 얼을 독도에 심었노라'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독도는 현재 우리가 '실효 지배'를 하고 있다. 독도경비대 40여명이 주둔해 있고, 우리의 등대와 선착장이 있다. 또 민간전화도 개설돼 있다. 2003년 1월1일부로는 독도에 '799-805'번이라는 우편번호가 부여되었다. 기존에는 독도에 별도 우편번호가 없었으며, 대신 울릉군 울릉읍 지역의 우편번호(799-800)를 써왔다.

한편 독도 봉우리 이름 짓기 응모방법은 오는 30일까지 동도와 서도의 이름과 함께 작명 의도를 각각 1개씩 작성해 웨스트우드 홈페이지에 올리면 된다. 당첨자에게는 200만 원의 상금 등이 수여된다. 마감이 열흘 이상 남았지만 벌써 500여 개의 이름이 접수됐다. 최종 수상작은 반크와 대학교수 등 전문가의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덧붙이는 글 | * 장영권은 현재 평화연구기관인 한국평화미래연구소 대표이자 평화실천단체인 한국미래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교육과 언론, 시민사회를 넘어 정치결사체를 통해 대한민국과 인류의 평화미래를 연구, 설계하고 이를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평화미래연구소와 한국미래연대는 “평화가 우리의 미래다”라는 기치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이론연구과 정책추진을 모색하는 네트워크형 싱크탱크이자 시민단체입니다. 홈페이지(www.ourkipf.org) 또는 전화(02-879-0707)로 회원 등록 및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새로운 평화의 길을 여는 아름다운 동행을 간구합니다.



태그:#독도, #창조적 접근, #분쟁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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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지금 자연환경의 악화, 과학기술의 진화, 인간의식의 퇴화, 국가안보의 약화 등 4대 미래변화 패러다임의 도전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한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해결과 상생공영을 위한 ‘세계국가연합’ 창설을 주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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