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예전에 <화려한 휴가>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을 쓸 때 5.18을 영화로 다시 한번 환기시킬 수 있어서 너무나 기뻤었다. 5.18을 기억하는 또 다른 작품 <26년>을 소개하고자 한다. 더불어 이 글은 객관적인 글이 아니라 <26년>을 영화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글임을 밝힌다.

<화려한 휴가>는 5.18 현장에 있었던 시민군들 입장에서 영화를 조명한다. 이 영화가 가지는 메시지는 마지막까지 도청에 있었던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좋은 영화였지만 아쉬웠던 점은 '현재 시점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란 점과 '상대방에 서 있었던 사람들은 어땠을까?'란 점이 빠져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26년>은 이런 아쉬움을 해결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중 한 사람인 김갑세는 5.18 당시 계엄군에 섰던 사람이다. 그저 명령을 받고 광주에 투입되었고, 명령을 받고 발포했지만, 그는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이 역사에 죄를 지었다는 죄의식과 함께 어떻게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생을 살아간다.

 영화 <화려한 휴가>의 한 장면

영화 <화려한 휴가>의 한 장면 ⓒ 씨제이엔터테인먼트


<26년>의 장점, 흑백 논리에서 벗어났다

김갑세와 함께 계엄군이었던 마 실장은 김갑세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간다. 그 역시 죄의식에 몸부림치다가 김 회장과는 달리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정당화함으로써 살아간다. 사실 김 회장과 마 실장은 그들 역시 피해자이다.

그들이 원해서 군대에 간 것이 아니라 의무로 군대에 갔고, 명령대로 움직였다. 군대라는 조직에서 이것이 잘못된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은 그들에게 없다. 광주 시민들과 함께 이들 역시 역사의 희생자들인 것이다. <26>년의 장점은 자칫 잘못 흑백논리에 의해서 악인으로 치부될 수 있는 이들의 입장을 잘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 지점은 5.18을 바라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점에서 큰 시사점을 던져둔다. 즉 5.18을 이제 지긋지긋한 과거로 여기는 집단의 논리, '이제는 지난 일인데 그것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면 국민화합에 장애가 된다'이다.

하지만 진정한 화합은 책임져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 명확히 하고 나머지 사람들, 특히 어쩔 수 없이 그 편에 서야 했던 사람들까지 이해하고 서로의 부채의식을 털어 내는 것이 진정한 화합이기 때문이다.

 강풀의 2006년작 웹툰 <26년>은 2008년부터 영화화가 결정됐지만, 투자사들의 투자 철회로 제작이 중단됐었다.

강풀의 2006년작 웹툰 <26년>은 2008년부터 영화화가 결정됐지만, 투자사들의 투자 철회로 제작이 중단됐었다 ⓒ 청어람


<26년> 한 번 꼭 읽어보시길, 그리고 영화로도 꼭!

<26년>의 주요 인물은 크게 김 회장과 마 실장으로 상징되는 1세대들과 함께 피해자들의 2세들이 주역이 된다. 서로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5.18로 인해서 지울 수 없는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 그들을 바라보면서 과연 5.18이 이제는 지나간 과거라고 말할 수 있는가?

<26년>의 가장 큰 장점은 5.18이라는 무겁고 어려운 소재를 개인의 입장에서 감성적이고 직관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그저 책에서 몇 명이 죽었는지 활자로 읽어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을, <26년>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입장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왜 5.18을 기억해야 하는지 몸으로 알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26년>을 최근에야 접했다. 개인적인 소감은 지금까지 몰라서 미안하다는 것. 직접 한번 <26년>을 찾아서 읽어봐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그리고 <26년>이 정말로 영화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다음은 원하시는 대로, 마음 가는 방향으로 결정하시기 바란다.

26년 소셜펀딩 화려한 휴가 5.18 강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