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LG 트윈스 류택현

96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LG 트윈스 류택현 ⓒ LG 트윈스

41살 '불혹의 투수' LG 트윈스의 류택현이 96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류택현은 8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이날 대결의 승부처였던 7회말 구원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지난 2009년 8월 22일 롯데와의 경기 이후 960일 만에 승리투수의 기쁨을 누렸다.

 

1994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류택현은 두산과 LG에서 17년간 성실하게 선수 생활을 한 뒤 지난 시즌 은퇴의 기로에 섰다. 체력 저하와 팔꿈치 부상 등이 겹치며 LG에서 방출된 것이다.

 

불혹을 넘긴 터라 은퇴가 아쉬운 나이는 아니었지만 류택현은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자비를 들여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무소속' 신세였지만 LG 구단의 배려로 재활 훈련을 소화했다.

 

류택현의 끈질긴 노력을 높이 평가한 LG도 플레잉 코치를 제안하며 다시 불러들였고 시범경기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자 김기태 감독은 개막전 출전 명단에 류택현을 포함시켰다.

 

이날 김기태 감독은 양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7회말 류택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고 구속이 시속 140km에도 못 미쳤지만 류택현은 타자의 흐름을 빼앗는 노련하고 정교한 투구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무사히 마치고 내려온 류택현은 8회초 공격에서 LG가 4안타를 몰아쳐 3-0으로 앞서나가며 승리투수 자격까지 얻게 됐다. 결국 LG가 3-2로 승리를 거두면서 류택현은 당당히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선수 생명이 달린 도박과도 같았던 팔꿈치 수술, 그리고 피나는 재활훈련까지 홀로 이겨내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택현의 '인생 드라마'는 모든 젊은 투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러나 류택현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날 등판으로 통산 812경기에 출전한 류택현은 투수로서 프로야구 역대 최다 경기에 출전한 조웅천의 기록에 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변이 없다면 류택현이 새로운 기록의 주인이 될 것이다.

2012.04.09 07:59 ⓒ 2012 OhmyNews
류택현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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