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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입니다.
▲ 박지원과 이정희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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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정권교체 위해서는 야권단일후보를 탄생시킨 광주 서구을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가 당선돼야 하고 순천은 민주통합당 노관규 후보가 당선돼야한다." -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

"시민과 약속 져버리고 보궐선거 비용 9억 5천만 원을 허공에 날리고 이익 위해 탈당, 복당 반복한 '배반의 정치인' 선택할 것이냐 노동자 농민 서민과 약속 지킨 '의리와 책임의 정치인'을 택할 것이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30일 오전 11시, 순천에 봄비가 내립니다. 호우주의보까지 대동하고 나타났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전남 순천 의료원로터리가 뜨겁습니다. 4월 11일 국회의원 선거를 향해 달리고 있는 두 명의 후보가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 출신이자 임기 중 시장 직을 그만두고 국회의원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노관규 후보이고 다른 이는 운동권 출신으로 국회에 최루탄을 던져 일약 스타(?)가 된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입니다. 그들이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곳은 순천·곡성 선거구입니다.

좌로부터 노관규 통합진보당 순천,곡성 국회의원 후보, 박지원 최고위원, 허정인 순천시장 후보입니다.
▲ 박지원 지원 좌로부터 노관규 통합진보당 순천,곡성 국회의원 후보, 박지원 최고위원, 허정인 순천시장 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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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통합진보당 김선동 순천,곡성 국회의원 후보, 이정희 대표, 이수근 순천시장 후보
▲ 이정희 지원 좌로부터 통합진보당 김선동 순천,곡성 국회의원 후보, 이정희 대표, 이수근 순천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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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야권 단일후보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후보가 모두 나섰지요. 이 모양새가 된 데는 사연이 있습니다. 지난해 4월 27일 보궐선거 당시 순천은 야권단일화 지역이었습니다. 민주당(현 민주통합당)과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이 그렇게 하기로 합의했었지요. 올해 치러질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교체 필수카드인 야권연대 성공 가능성을 엿보기 위해서죠.

그 단일화 후보가 지금의 맞수인 김선동(구 민주노동당, 현 통합진보당) 후보입니다. 당시 민주당은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머금고 단일화를 했지만 이번 총선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과 합의과정에서 호남에서의 야권단일화 지역을 1곳으로 못 박으며 버텼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당연히 순천이 야권단일화 지역이 될 거라 기대했는데, 정작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는 광주에 단일화 지역을 양보했습니다. 민주통합당 후보와 계급장 떼고 맞붙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곳의 열기가 뜨거울 수밖에요.

그런데 이 열기에 기름을 붓는 이들이 나타났습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지원유세를 나왔습니다. 짓궂게 유세시간이 겹쳤습니다. 하여, 순천의료원 로터리는 선거운동원들로 북새통입니다. 덩달아 시민들의 관심도 대단합니다.

당연히 이곳을 오가는 차량은 거북이 걸음입니다. 운전자들은 웬 소란이냐며 볼멘소리를 냅니다. 비 오는데 자동차까지 통 움직이질 않으니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주변 차량에서 울려대는 경적소리 때문에 귀가 따갑습니다. 여기에 더해 유세 차량도 가만있질 않습니다.

지난 재·보선 김선동 지지 오늘은 경쟁자 노관규 지지

민주통합당 노관규 후보가 순천 재래시장 상인에게 지지를 호소합니다.
▲ 호소 민주통합당 노관규 후보가 순천 재래시장 상인에게 지지를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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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상대 후보 방송소리에 기가 꺾일까봐 확성기 볼륨을 끝까지 돌려놓았습니다.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첫 포문은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이 열었습니다. 박 최고위원이 시민들을 향해 노관규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그는 "순천, 곡성에 노랑나비가 나니 노관규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 됐다고 말씀드려도 되겠냐"며 박수를 유도합니다. 이어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순천 야권단일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그래서 당선됐다. 오늘은 노관규 후보를 지원하러 나왔다"고 말합니다. 어제 동지가 오늘은 적이 됐습니다.

또, 그는 국회의원을 아버지로 시장을 어머니로 비유하며 "순천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후보 노관규와 시장 후보인 허정인을 동시에 당선시켜 달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권교체를 염두에 두며 "호남은 나라가 해방될 때 영남에 비해 인구가 이십만 정도 밖에 부족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전남·북 국회의원 수를 합해봐야 30석"이라며, 이에 반해 "경상도는 66석이기 때문에 호남에서 민주당이 다 이겨도 30석 뿐"이랍니다.

MB 끝장내고 박근혜 아웃시킬 적임자는 '노관규'

순천의료원 인근 재래시장애서 박지원 최고위원과 이정희 대표가 우연히 만났습니다. 빗속에서 두 사람이 악수하며 웃습니다. 속은 어떨까요?
▲ 빗속의 만남 순천의료원 인근 재래시장애서 박지원 최고위원과 이정희 대표가 우연히 만났습니다. 빗속에서 두 사람이 악수하며 웃습니다. 속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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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경상도 절반도 못 미치기 때문에 "호남에서 민주통합당 후보 28명이 모두 당선돼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고 호남 몫도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 이미 광주에서 통합진보당에 야권단일후보를 과감히 양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이곳 순천은 민주통합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답니다.

그러면서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는 '여론조사 소식을 들으니, 노관규 후보가 5~6%p 밖에 앞서지 않고 있다'고 해서 왔다"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습니다. 이어 "실력 있는 사람이 국회에 들어와 박지원과 손잡고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래야 새누리당 비리를 찾아내서 "완전히 MB를 끝내고 박근혜는 아웃시킬 수 있다"며 그 자리에 "꼭 필요한 사람이 노관규이기 때문에 그를 뽑아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박지원 최고위원과 노관규 후보는 마무리로 노래까지 곁들인 유세를 마친 후, 인근 재래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박 최고위원 연설이 끝난 후 현장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도착했습니다.

5월 항쟁 적자 위해 사익 버린 '의리의 사나이' 김선동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가 재래시장 상인에게 한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 호소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가 재래시장 상인에게 한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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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김선동 후보 지지유세에서 "순천시민이 만든 김선동이 한나라당과 이명박정부가 밀어붙여 단 한순간도 막을 수 없을 것 같던 한미FTA 투쟁에 불을 지폈다"며 이번 총선에 "야당의 공동정책으로 한미FTA 시행을 전면 반대하고 이에 맞서 싸우기로 약속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국적인 야권연대 성사를 위해 "대표인 제가 단일후보직을 내려놓고 스스로 몸을 던졌다"며 "저는 19대 국회에 못 들어가지만 19대 국회에 이명박 정부의 민간사찰, 실정, 비리 등을 파헤칠 가장 깨끗한 사람, 가장 용맹스런 사람, 김선동 후보가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특히, 야권연대 협상이 어려워졌을 때 "민주당이 광주 서구을 오병윤 후보와 순천·곡성 김선동 후보 지역구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해왔다"며 "김 후보는 '오월광주항쟁의 적자(嫡子)이자 호남에서 진보정치를 일으켰던 오병윤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돼야 한다'며 흔쾌히 승낙했다"며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는 '의리의 사나이' 김선동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번 19대 국회에 이정희가 들어가지 못한다"며 "저의 미래를 걱정하지 마시고, 저를 대신해 일할 사람 김선동 후보를 국회로 보내 통합진보당의 정권교체 주역으로 활동하게 해 주시라"고 부탁했습니다.

끝으로 "4월 11일은 87년 이후 25년 만에 최초로 의회권력과 정권교체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해이며 4·11 선택이 한국사회 20년을 좌우할 것"이라며 한국 정치사상 최초로 야권이 전국적으로 손을 잡은 만큼 제대로 말하고 싸울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 김선동 후보를 국회로 보내줘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광주일보와 KBC(광주방송)가 28일 공동 발표한 '전남총선 및 보선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순천·곡성 선거구는 민주통합당 노관규 후보가 45.0%의 지지율로 41.5%를 얻은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를 오차범위내인 3.5%p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순천·곡성은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대결양상을 보이는 지역입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부동층의 표심과 민주통합당에 대한 지역민심의 흐름이 막판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됩니다.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와 민주통합당 노관규 후보입니다. 빗속에서도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 맞수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와 민주통합당 노관규 후보입니다. 빗속에서도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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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제19대 국회의원선거,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박지원,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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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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