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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 후보
 이학영 후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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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군포가 총선 열기로 후끈 거린다. 새누리당 유영하(49) 후보와 민주통합당 이학영(59) 후보가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군포 선거구 총선 후보는 딱 두 명으로 정리됐다. 얼마 전까지 예비후보 15명이 난립했었다.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김부겸 의원이 대구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 탓이다.

깔끔한 양자 구도지만 그 치열함은 후보 난립 지역 못지 않다. 누가 우세한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일단 여론조사 결과만 보아도 엎치락뒤치락이다.  

<국민일보>가 여론조사 기관 GH코리아에 의뢰, 9∼10일 조사한 결과 유영하 새누리당 후보 37.8%, 이학영 민주통합당 후보가 35.3%로 접전 중이었다. (조사는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임의전화번호추출(RDD)에 의한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p)

이학영 후보 측은 자체 조사에서 약 8%p 자신들이 앞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포신문>이 여론조사 기관 베스트사이트에 의뢰해 ARS전화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영하 후보는 43.7%, 이학영 후보는 38.7%를 기록했다. (군포시민 609명 응답.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2011년 2월 행정안전부 통계상의 성별, 연령별 인구비례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투표율을 기준으로 가중치를 적용. 신뢰수준은 95%이며 표본 오차범위는 ±3.97%p)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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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유 후보가 최대 5%p까지 앞선 것이다. 사실 이 정도면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백중세다. 즉 누가 선거운동을 잘 하느냐, 바람이 어느쪽에 유리하게 불어 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선거 판세를 알아볼 때 역대 선거 결과를 분석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군포에서는 이 방법도 큰 의미가 없다. 군포의 '맹주' 김부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군포에서 내리 3선(16, 17, 18대 총선)을 했다. 이것만 보면 분명 군포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그러나 이렇게 못박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당선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김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민주당 유선호 후보를 260표 차이로 따돌렸다. 따라서, 군포에서 어느 정당이 우세하다고 딱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격전지'다. 격전지 군포의 선거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선거운동 첫날인 29일, 군포시를 방문했다.

첫 도전 이학영 "MB실정 다 바로 잡겠다"

군포지역 야권연대 공동정책합의문 조인식. 조인식에는 정금채 군포희망연대 공동 대표(왼쪽), 송재영 통합진보당 군포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오른쪽)을 포함해 정당 관계자와 시민단체 회원 약 20명이 참석했다. 가운데가 이학영 후보.
 군포지역 야권연대 공동정책합의문 조인식. 조인식에는 정금채 군포희망연대 공동 대표(왼쪽), 송재영 통합진보당 군포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오른쪽)을 포함해 정당 관계자와 시민단체 회원 약 20명이 참석했다. 가운데가 이학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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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0시, 이학영 후보 출정식이 산본 중심상가 광장에서 열렸다. 노란색 옷을 입은 운동원 약 30명이 원형광장을 빙 둘렀고, 그들 앞에 유세차가 세워졌다. 이학영 후보가 도착하자 출정식이 시작됐다. 출정식은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TV>에 생중계됐다. 출정식 현장에서 이 후보를 짧게 인터뷰했다.

- 오늘 어떤 각오로 나왔나?
"새벽에 일어나 시민에게 행복을 주는 선거를 하자고 다짐했다. 선거 잘해서 시민이 빈곤 문제로 고통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고, MB실정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 핵심 정책은?
"남북관계 개선하고 양극화 문제 해결해서 더불어 사는 사회, 1% 강자만의 세상이 아닌 이 땅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겠다. 그리고 시민이 생활하기 편하고 안전한 군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 상대 유하영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그동안 지역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 듯하다. 하지만 그분이 속한 당은 국민 전체보다는 1% 특권층을 위한 당이다. 그 정당이 가진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이번엔 시민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이 후보와 악수를 한 사람들에게 '이학영 후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간혹 이 후보가 내미는 손을 외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반갑게 악수하고 명함을 받았다. 

"좋아요. 시민운동 많이 하고, 고생도 많이 하고." (60대 남성)
"어떤 일을 한 분인 줄은 모르겠는데, 첫인상이 포근해요." (20대 여성)

출정식을 마치고 이 후보는 군포시청 브리핑룸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11시 '군포지역 야권연대 공동정책합의문 조인식'이 예정돼 있었다. 조인식에는 정금채 군포희망연대 공동 대표, 송재영 통합진보당 군포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을 포함해 정당 관계자와 시민단체 회원 약 20명이 참석했다.

이날 합의한 정책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 ▲국립대학 법인화 폐지와 사학비리 척결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골목 상권 보호 ▲보편적 복지 확충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이다.

세 번째 도전 유영하 "명품 군포를 만드겠다"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는 이번이 세 번째 군포 도전이다. 지난 17대, 18대 총선에서 김부겸 후보에게 연속 패했다. 유 후보를 만나기 위해 29일 오전 11시 40분께, 선거사무실을 찾았다. 하지만 유 후보를 만날 수 없었다.

유영하 새누리당 후보.
 유영하 새누리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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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후보가 군포시 대야미역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곳으로 갔다. 하지만 그 새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숨바꼭질 하듯 후보 뒤를 쫓다가 산본 중심상가 주변에서 만났다.

"상대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질문하자 유 후보는 손을 흔들었다. 거부 표시다. 유 후보 발걸음은 무척 빨랐다. 유 후보가 연설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유 후보가 드디어(?) 마이크를 잡았다.

"한 번만 더 새누리당을 믿어 주세요. 따듯한 군포를 만들겠습니다. 이번 총선은 과거로 돌아가느냐, 미래로 나가느냐를 결정하는 싸움입니다. 말만 번지르르한 '말꾼'과 일 잘하는 '일꾼' 중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군포가 고향인 군포 사람 유영하를 믿고, 한 표를 부탁합니다. 잘 살고 행복한 '명품 군포'를 만들겠습니다!"

유영하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손을 흔들며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고, "파이팅!"을 외치는 시민도 있었다.

유 후보는 ▲동별로 테마가 있는 도심 숲길 조성 ▲제2노인복지관 건립 ▲금정역과 수리산역 구간에 터널형 방음벽 설치 ▲정부 지원받는 차상위계층 범위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누가 이겨도 1000표 안쪽 일 것"

두 후보가 걸러온 길은 많이 다르다.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는 검사출신 변호사이고, 민주당 이학영 후보는 시민운동을 하며 살아온 시민운동계의 대부다. 유영하(49) 후보는 비교적 젊은 보수 인사고, 이학영(59) 후보는 비교적 나이 든 진보인사다. 

이들이 벌이는 진검 승부에서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군포에서 오랫동안 지역신문 기자 생활을 한 A씨는 "누가 이기든 1000표 정도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맹주가 떠난 군포에서의 결전, 4월 11일 유권자의 표심을 어디로 흐를까.

덧붙이는 글 | 이민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4.11 총선, #이학영, #유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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