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와 안양 KGC인삼공사가 챔프전에서 만났다. 정규리그 1위와 2위의 만남이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울산 모비스(정규리그 5위)가 전주 KCC(4위)를 잡은 것 말고는 큰 이변이 없었다. 6년 만에 1위와 2위가 맞붙는 고전적인 챔프전이 됐다. 최근 정규리그 성적이 플레이오프 성적과 다른 기간이 꽤나 길었다. 정규리그 위상이 조금은 높아졌다고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동부가 유리해 보인다. 골밑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시즌 막판 이광재 합류로 외곽 지원도 튼튼하다. 고교 시절부터 남달랐던 '믿고 쓰는 송도고 가드' 안재욱도 있다. 최근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안재욱은 진가를 발휘했다.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안재욱 개인적으로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정규리그에서 동부가 주전 의존도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강동희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항상 언론에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 선수 구성으로 7전4승의 경기 일정은 문제없다. 김봉수도 있고 석명준도 있고 안재욱도 있다. 세 명 이상의 대체 자원이면 충분하다. 정규리그 1위로 휴식도 즐겼다. 모기업의 50주년이라는 대내외적인 나름의 우승 목표도 갖고 있다.

 

동부와 KGC인삼공사의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5승1패로 동부가 앞서고 있다. 4게임 차이는 전력 차이가 있다고 봐야할 전적이다. KGC인삼공사의 우승 길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동부가 폭발적인 공격력을 갖춘 팀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동부가 수비의 팀이라는 것은 모든 농구팬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수비는 기복이 없는 승리의 지름길이다. 슛 컨디션은 있어도 수비 컨디션이란 것은 없다.

 

KGC인삼공사로서는 챔프전이 보너스 트랙인 셈이다. 향후 몇 년 동안 다른 팀들이 이런 멤버를 꾸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수들도 젊다. 조직력을 다질 시간도 앞으로 충분하다. 탄탄함을 더할 수 있다. 리빌딩 결실을 거두는 첫해에 챔프전 경험까지 쌓는 것은 전혀 손해 보는 것이 아니다. 2시즌을 포기한 대가로 그 이상을 얻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동부 못지않은 수비력을 KGC인삼공사도 갖고 있다. 동부에 이어 리그 최소 실점 2위다. 앞선 수비가 타이트하고 압박이 좋다. 잘 짜놓은 그물망을 연상케 한다. 정규리그 가로채기 497개로 독보적인 1위다. 이 부분 2위인 고양 오리온스의 481개와는 16개의 차이가 난다.

 

 오는 4월30일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 박찬희(오른쪽)

오는 4월30일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 박찬희(오른쪽) ⓒ KBL

 

KGC인삼공사의 올 시즌 아쉬운 점 하나는 챔프전 상대가 동부라는 점이다. 상대가 정말 강해 틈이 없어 보인다. 다만, 다음 시즌 동부는 하향세가 예상되는 반면 KGC인삼공사는 오히려 선수들에게 경험이 더해진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올 시즌 KGC인삼공사는 리빌딩 결실을 거뒀고 젊은 자원을 발굴했다.

 

신인 오세근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다음 시즌 박찬희가 상무에 입대하지만 김태술 이정현이 버티고 있는 가드진은 여전히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사상 첫 안양 연고팀으로 챔프전까지 올랐다는 것 자체가 많은 것을 얻었다. 오세근을 얻고 경험도 얻었다. 4승2패 정도로 동부의 우승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하지만 가령 시리즈 스코어 0-4으로 KGC인삼공사가 동부에 패한다 해도 잃을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이룬 것이 많다. 아직 젊고 갈 길이 먼 KGC인삼공사다.

덧붙이는 글 | http://blog.naver.com/komsy

2012.03.27 08:39 ⓒ 2012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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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동부 KGC 인삼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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