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어디냐!" 22일 방송된 SBS <옥탑방 왕세자> 2회는 타임슬립으로 300년 후의 서울 하늘 아래 떨어진 왕세자 이각(박유천 분)과 그의 심복 3인방의 적응기를 그렸다.

▲ "여기가 어디냐!" 22일 방송된 SBS <옥탑방 왕세자> 2회는 타임슬립으로 300년 후의 서울 하늘 아래 떨어진 왕세자 이각(박유천 분)과 그의 심복 3인방의 적응기를 그렸다. ⓒ SBS


'옥탑방'과 '왕세자'는 애초에 공존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궁궐밖에 모르는 조선시대 왕세자의 21세기 하늘 아래 옥탑방 생활. 고난과 역경이 예상되지만, 역설적으로 그 적응과정 안에 재미가 있다.

SBS <옥탑방 왕세자> 2회는 300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온 왕세자 이각(박유천 분)과 세 명의 삼복들이 박하(한지민 분)의 옥탑방에 얹혀 살며 시작되는 현대 생활 적응기를 그렸다.

 "궁으로 돌아가겠다"며 서울 시내를 헤집고 다닌 조선시대 4인방은 경찰에게 잡혀 졸지에 '부랑자 4인방'으로 전락한다.

"궁으로 돌아가겠다"며 서울 시내를 헤집고 다닌 조선시대 4인방은 경찰에게 잡혀 졸지에 '부랑자 4인방'으로 전락한다. ⓒ SBS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일상의 소소한 것은 모두 웃음으로 승화될 수 있다. 치약으로 양치를 처음 하는 사람이 헹굼물을 삼켜버리는 흔한 시퀀스부터 만 원짜리의 세종대왕을 보며 절을 하는 재기발랄한 반응까지 말이다. 작가는 조선시대 4인방의 시각에서 여러 가지 상상을 즐기는 듯했다.  

그래서 때로 악의 없이 한 일이 현대에서는 법에 저촉된다. 그저 궁으로 돌아가려 했을 뿐인 조선시대 4인방은 경찰에 의해 '부랑자 4인'으로 전락했다.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

"무엄하다!" 조선시대 왕세자 이각과 그를 지키는 심복 3인방이 떨어진 곳은 박하(한지민 분)가 혼자 사는 옥탑방이다.

▲ "무엄하다!" 조선시대 왕세자 이각과 그를 지키는 심복 3인방이 떨어진 곳은 박하(한지민 분)가 혼자 사는 옥탑방이다. ⓒ SBS


하필 남의 집 안방에 떨어졌다. 여자 혼자 사는 옥탑방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수상한 네 남자와 이들을 발견한 방주인 중 누가 더 놀라야 할까? 왕세자와 그를 호위하는 삼복 등 조선시대 4인방은 이들을 내쫓으려는 박하에게 "무엄하다"고 소리 지른다. 박하에겐 영락없이 '사극 코스프레' 중인 연기자나 정신줄을 놓은 청년실업자로 보일 뿐이다.

이들을 단번에 제압한 것은 도깨비불보다 밝은 도시의 화려한 네온사인.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옥탑방에서 조선시대 4인방은 공황상태에 빠진다.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 내는 박하의 옥탑방은 서민 생활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구중궁궐을 떠나 300년 후의 미래로 온 왕세자가 생존하고 적응하는 방식을 배우면서 각종 에피소드를 만들어 낼 장소인 셈이다.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요기할 것을 좀 달라" 현대에 와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이각은 편의점에서 학생들이 먹고 있는 컵라면을 발견, 종업원에게 "나중에 후하게 값을 쳐줄 것이니, 요기할 것을 달라"며 외상을 요구한다.

▲ "요기할 것을 좀 달라" 현대에 와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이각은 편의점에서 학생들이 먹고 있는 컵라면을 발견, 종업원에게 "나중에 후하게 값을 쳐줄 것이니, 요기할 것을 달라"며 외상을 요구한다. ⓒ SBS


"궁으로 돌아가겠다"는 왕세자의 분부 받잡은 박하는 4인방을 창덕궁으로 데리고 간다. 입장시간이 끝난 궁 앞에서 소란을 피우던 이들은 경찰에 의해 쫓겨난다. 배를 곯은 왕세자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는 여학생들을 발견하고, 종업원에게 당당히 "요기할 것을 달라"고 요구한다. 황당한 종업원의 "헐"이라는 외마디에 왕세자는 "헐값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쫓겨났다.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 및 실화죄(형법 제170조)

 박하의 집에서 여러 가전 제품의 소리에 놀란 조선시대 4인방은 물건을 부수고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박하의 집에서 여러 가전 제품의 소리에 놀란 조선시대 4인방은 물건을 부수고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 SBS


임시 보호자로 밥까지 먹여준 박하에게 은혜는 못 갚을망정, 4인방은 옥탑방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TV에서 활을 쏘는 장면에 놀라 TV를 부수고, 말하는 밥솥에 놀라 '요망한 것'을 끌어내려다가 밥솥까지 부숴버렸다. 난로를 엎어 불도 냈다. 재물손괴죄에, 고의로 불을 낸 방화죄는 아니더라도 남의 재산을 불태웠으니 실화죄 정도는 되겠다.

현대에 와서 지은 이 가장 큰 죄는 4인방과 박하의 인연을 오히려 길게 붙잡아 두게 된다. 일을 시켜서라도 손해배상을 받겠다는 박하의 박력 덕분에 이들은 컬러 트레이닝복을 입은 해괴한 복식으로 옥탑방 생활을 시작한다.

비록 악연으로 만났지만, 왕세자에게 박하는 보호자 같은 중요한 존재가 됐다. 여기에 과거로부터 묘하게 이어지는 인연이 밝혀질 때까지 <옥탑방 왕세자>의 재미는 현대인이 되어 가는 왕세자의 적응기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왕세자 저하, 파이팅! 적응 끝나면 소주에 생크림 한 거품 하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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