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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발표에서 후보로 선출된 안상현, 정은혜, 김광진 후보가 한명숙 대표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함께 선정된 장하나 후보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현장에 머무르고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11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발표에서 후보로 선출된 안상현, 정은혜, 김광진 후보가 한명숙 대표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함께 선정된 장하나 후보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현장에 머무르고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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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은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통합당의 공천 과정을 두고 국민들이 '도로 열린우리당'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나마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락파티(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선출행사)를 통해 2030세대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흥행실패의 책임을 후보들에게 떠넘기고 후보를 줄이는 꼼수를 부린다면 민주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2030세대에게 투표로 심판받을 것이다."

김경원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은 민주통합당이 청년비례대표 후보 4명에 대해 '당선안정권 배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올해 1월 "청년들이 민주통합당을 흔들어달라"며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과정에 2030세대의 참여를 호소했다. 이는 2010년 6·2 지방선거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MB정권과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여준 2030세대의 정치개혁 열망을 청년비례대표 제도를 통해 민주통합당으로 수렴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여기에 2030세대가 높은 등록금과 청년실업, 주거와 보육의 문제 등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를 19대 국회 진출을 통해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서며,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공당으로 청년세대와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

그러나 3월 21일 발표된 비례대표 후보 순위에서 민주통합당은 약속한 청년비례대표 후보 4명의 당선안정권 배치라는 초기의 약속을 저버렸다. 30대 남자 몫의 김광진 최고위원과 30대 여성 몫의 장하나씨만 각각 10번과 13번으로 당선권에 배치했을 뿐, 20대 여성 몫의 정은혜씨를 28번에, 20대 남성 몫의 안상현씨는 29번에 배치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계파별로 복잡한 이해관계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 조정이 이루어지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안씨와 정씨의 비례순번에 대해 당선가능권이라는 입장이지만 대다수의 언론은 물론 본인들도 당선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19일 발표한 정례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통합당 지지율은 33.7%로 약 18석에서 21석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 물론 20여 일 남은 총선에서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비례대표 순위 28번이 당선되기 위해서는 최소 50%에 가까운 정당 지지율이 필요하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는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순위에 대해 "청년비례대표 4명의 선출은 민주통합당 합당과정에서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중요한 약속이었다"며 "공당으로서 청년세대와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이다"라고 비판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함께 모여 청년비례대표 순위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3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선출 특별위원회를 이끌었던 남윤인순 최고위원은 안상현 후보와 정은혜 후보의 비례대표 순위에 대해 "당선가능권은 다양하게 해석 될 수 있다"며 "당선이 어렵다고 볼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내 계파별 세력구도에 청년의제가 소홀하게 다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민주통합당과 달리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당선권에 청년후보가 한 명도 없지 않느냐"며 새누리당에 비해 민주통합당이 청년의제에 더욱 주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청년 정치세력화 부족... 일상적 네트워크 구축 시급"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실현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삭발식을 지켜보고 있다
▲ 삭발식을 응원하는 대학생과 일반 시민들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실현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삭발식을 지켜보고 있다
ⓒ 강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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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청년비례대표 4명의 국회 진출을 약속한 것에 대해 민주통합당의 책임론과 함께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이 세력화된 2030세대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기상 폭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반값등록금 운동 등 2030세대의 주요 의제를 이슈파이팅 하고 청년학생단체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내에서 목소리를 높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인애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반값등록금 공약만 있을 뿐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이 이를 실현하기 위한 특징 있는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며 "3월 17일 청계천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운동본부 발족식에서도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을 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청계광장에서 개최된 '반값등록금 국회 만들기 대학생 운동본부 발족식'에서는 19대 국회에서 반값등록금 의제를 현실화 하라고 요구하며 김씨 등 10여 명의 대학생 대표들이 삭발식을 진행하여 화제가 되었다.

서울시립대 김경원 총학생회장은 "총선을 앞두고 경선과정에서의 문제로 청년이슈가 묻히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씨는 아울러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값등록금 운동을 정치권 내에서 총선의제로 더욱 확대해 간다면 청년들의 지지는 당연한 것"이라며 "반값등록금 운동 등 청년의제의 현장에서 함께 호흡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초부터 고용의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2030정치세력화에 앞장서온 청년유니온의 양호경 정책팀장은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이 앞다퉈 청년고용 의제 등 청년유니온의 총선 정책에 관심을 보였던 올해 초에 비하면 지금은 관심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며 "정책협약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이루어진 것은 없다"고 현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안상현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역시 당선권 비례대표 순위에서 당선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깝다"면서도 "청년세대의 정치세력화가 부족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안씨는 "권력과 힘이 부딪히는 현실정치의 공간에서 청년세대의 이해를 대변하는 역량과 조직화 정도가 아직 부족한 것이라고 본다"며 "아쉽지만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30정치세력화 토론회를 주최하며 '19대 국회 청년 국회의원 만들기'에 앞장서온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순위에 대해 "2030세대의 정치진출이라는 정치적 대의를 져버린 행위다"라고 비판하며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선출과정이 개개인의 경쟁방식으로 작동했기 때문에 청년정책을 힘있게 밀어붙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 팀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청년정치세력들의 일상적 연대와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고 전망했다.

덧붙이는 글 | 이동철 기자는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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