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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쪽나무는 사철푸른나무로 방풍림으로도 많이 기르고 있으며, 제주 전역에 자생하는 나무다. 까마귀쪽나무의 제주방언이 구럼비나무요, 강정마을 해안가에 까마귀쪽나무가 많아서 구럼비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 까마귀쪽나무 까마귀쪽나무는 사철푸른나무로 방풍림으로도 많이 기르고 있으며, 제주 전역에 자생하는 나무다. 까마귀쪽나무의 제주방언이 구럼비나무요, 강정마을 해안가에 까마귀쪽나무가 많아서 구럼비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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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8일 오후 6시 37분]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이는 해군과 정부는 기어이 3월 7일 11시 22분, 구럼비바위를 폭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1.2km에 달하는 거대한 구럼비바위를 해체하는 작업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비록 상처받았지만 그 상흔을 간직하더라도 더는 파괴해서는 안 된다.

씨앗이 떨어져 절로 자란 까마귀쪽나무. 해군기지 찬성측은 구럼비바위의 '구럼비'는 이 나무의 제주방언일 뿐이라며 구럼비바위를 지키고자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이들을 매도하고 있다. 구럼비바위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바위가 나무란 말인가?
▲ 까마귀쪽나무 씨앗이 떨어져 절로 자란 까마귀쪽나무. 해군기지 찬성측은 구럼비바위의 '구럼비'는 이 나무의 제주방언일 뿐이라며 구럼비바위를 지키고자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이들을 매도하고 있다. 구럼비바위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바위가 나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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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 푸른 까마귀쪽나무는 이파리가 무성해서 방풍림으로 심는다. 제주의 담장에 경계나 방풍림 삼아 심어놓은 집들도 많다.
▲ 까마귀쪽나무의 꽃 사철 푸른 까마귀쪽나무는 이파리가 무성해서 방풍림으로 심는다. 제주의 담장에 경계나 방풍림 삼아 심어놓은 집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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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를 포함한 강정마을 앞바다는 2004년 12월 연산호 서식지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리고 한때는 '절대보존지역'이기도 했다(2009년 12월 해군기지 추진과정에서 절대보존지역에서 해제됐다).

그곳이 고향이었던 이는, 파도소리와 맹꽁이, 개구리 소리가 어우러진 밤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나는 들어본 바 없지만, 파도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의 합창이 얼마나 신비로울까?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자, 강정마을의 구럼비바위를 보자.

이렇게 많은 열매들이 떨어져 또 한 나무가 된다. 제주도 전역에 광범위하게 자라는 까마귀쪽나무, 그러나 구럼비바위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유일한 우리나라의 자연유산이다. 이름이 거기서 온 것이니까마귀쪽나무 베어내듯해도 된다는 발상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 까마귀쪽나무의 열매 이렇게 많은 열매들이 떨어져 또 한 나무가 된다. 제주도 전역에 광범위하게 자라는 까마귀쪽나무, 그러나 구럼비바위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유일한 우리나라의 자연유산이다. 이름이 거기서 온 것이니까마귀쪽나무 베어내듯해도 된다는 발상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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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보면 보통 제주의 바다에서 만나는 바위와 달라보일 것이 없다. 그러나 강정바다의 구럼비바위는 한 덩어리다.
▲ 강정앞바다 언뜻보면 보통 제주의 바다에서 만나는 바위와 달라보일 것이 없다. 그러나 강정바다의 구럼비바위는 한 덩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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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난듯 하지만 1.2Km에 달하는 한 덩어리의 바위로 틈에서는 용천수가 나와 민물에서 사는 곤충들과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다.
▲ 구럼비바위 조각난듯 하지만 1.2Km에 달하는 한 덩어리의 바위로 틈에서는 용천수가 나와 민물에서 사는 곤충들과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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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든 예술품이다. 제주의 돌들 모두가 자연이 만든 예술품이지만 구럼비바위는 그 중에서도 백미요, 걸작이다.
▲ 구럼비바위 자연이 만든 예술품이다. 제주의 돌들 모두가 자연이 만든 예술품이지만 구럼비바위는 그 중에서도 백미요,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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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마다 황토색 돌들이 장식되어 하나가 되었고, 틈마다 바닷물이 아닌 용천수가 고여있다.
▲ 구럼비바위 돌마다 황토색 돌들이 장식되어 하나가 되었고, 틈마다 바닷물이 아닌 용천수가 고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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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위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깃대어 살아가고 있으며, 강정마을이 생긴 이후 사람도 그 바다에 깃대어 살아왔다.
▲ 구럼비비위 그 바위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깃대어 살아가고 있으며, 강정마을이 생긴 이후 사람도 그 바다에 깃대어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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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바위 틈에서 자라는 갯까치수영, 그 푸른 빛처럼 생명을 품고 피워내는 구럼비바위를 나는 원한다.
▲ 갯까지수영 구럼비바위 틈에서 자라는 갯까치수영, 그 푸른 빛처럼 생명을 품고 피워내는 구럼비바위를 나는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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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일부를 담았지만, 제주도의 여느 화산석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용천수가 있어 서식하는 동식물의 다양성도 남다르며, 무엇보다도 다른 화산석처럼 날카롭지 않은 부분들이 많고, 검은 바위 사이에 황토색이 점점이 들어있는 바위며, 잘 자란 표고버섯의 무늬마냥 갈라진 바위들이 1.2km에 이른다.

구럼비바위는 국가의 안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파괴할 대상이 아니다. 제주해군기지 또한 국가의 안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해군기지 건설 자체만으로도 반대 의견들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해군기지가 들어온 이후의 강정마을이 어찌 될 것인지는 지금까지 5년여의 과정을 보면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이전의 미군기지를 낀 동네가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를 보면 어렵지 않게 이를 예견할 수가 있다.

구럼비바위를 기어이 폭파시키고 말겠다는 해군과 현 정권의 모습을 보면서, 자국의 국민이 자국의 군대와 경찰과 정권에 유린당하는 현실을 본다.


태그:#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구럼비비위, #까마귀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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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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