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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제24회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 재능교육 학습지노조, 올해의 여성운동상 시상식은 제28회 한국여성대회(3월 10일(토) 오후 1시 서울광장) 기념식에서 진행된다.
 2012년 제24회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 재능교육 학습지노조, 올해의 여성운동상 시상식은 제28회 한국여성대회(3월 10일(토) 오후 1시 서울광장) 기념식에서 진행된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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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합이 8일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2012년 성평등 디딤돌&걸림돌' 및 제24회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발표했다.

성평등 디딤돌 및 걸림돌,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한 해 동안 한국 사회 안에서 전개된 여성을 둘러싼 권력관계, 억압, 폭력, 투쟁을 전체적으로 돌아보기에 매우 유용한 지표다. 작년에도 디딤돌에는 6년간 비정규직 여성노동운동을 이어간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가, 걸림돌에는 성희롱 및 성적비하 발언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강용석 의원이 선정되어 한 해의 주요한 사회적 이슈를 효과적으로 반영했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역시 수상에 앞서 "역대 성평등 디딤돌 수상자들은 많은 박수를 받았고, 반면 성평등 걸림돌로 호명되었던 분들은 실제로 많은 타격을 입었다"며 성평등 디딤돌 및 걸림돌 선정의 사회적 의미와 영향을 강조했다.

2012년 성평등 걸림돌, 나상훈 판사 등 3명

2012년의 성평등 걸림돌에는 세 인물 및 단체가 선정됐다. 먼저 대전 지적장애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에게 보호처분을 내린 나상훈 판사가 처음으로 호명됐다. 나상훈 판사는 2011년 5월 대전지역에서 지적장애 여중생 1명을 한 달에 걸쳐 성폭행한 16명의 고등학생에게 '가해자들이 청소년이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보호처분을 내렸다.

또한 판결 과정에서 16명의 가해자가 수능시험 응시자라는 이유로 1년 가까이 선고를 유예해주기도 했다. 이들에게 최종 판결된 형벌은 보호자에게 위탁, 수강명령 40시간, 보호관찰 1년이었다. 피해자가 사회적 약자인 여성장애인이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가중처벌 대신 가해자 보호를 선택한 법원의 판결은 성평등 사회 이룩에 걸림돌이 되었다는 평가다.

다음으로 직무유기 및 유흥업소와의 유착비리가 드러난 포항남부경찰서가 선정됐다. 포항지역에서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8명의 여성이 2010년 7월부터 2011년 3월까지 8개월에 걸쳐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 경찰은 끊임없이 사건을 은폐,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2011년 3월, 전국의 여성인권단체들의 압박에 의해 경찰청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여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유흥업주들이 담합해 여성들을 협박·감금·폭력을 행사했음이 드러났다. 또한 이 과정에서 유흥업소를 단속해야 할 경찰들이 업주들에게 향응을 제공받고, 골프장을 함께 다니는 등 불법행위를 묵인하여 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성희롱 파문 강용석의원을 비호하는 김형오 의원 발언
 '성희롱 파문' 강용석 의원을 비호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
ⓒ 자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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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성희롱 국회의원을 비호한 김형오 전 의장과 제명안에 반대한 134명 국회의원이 뽑혔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성희롱 발언으로 제명안이 제기된 강용석 의원에 대하여 "여러분은 강 의원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나는 그럴 수 없다"며 비호한 바 있다. 또한 당시 본 회의에 출석했던 259명의 국회의원 중 134명은 제명안에 반대표를 던져, '제식구 감싸기'의 극치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내의 참여자들은 성평등 걸림돌이 한 사람 씩 호명될 때마다 뜨거운 야유(?)로 답했다.

성평등 사회를 위해 힘쓴 사람은 누구?

이어지는 올 한 해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디딤돌 발표에서도 역시 세 개인 및 단체가 호명됐다. 첫번째 주인공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여성노동자 '작은꽃'(가명)님이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인 작은꽃님은 2010년 사내하청업체의 관리자로부터 받은 지속적인 성희롱 사건을 공론화했다는 이유로 징계 해고를 당했다. 이에 2011년 5월 31일부터 1년 6개월간 끈질긴 투쟁을 이어간 끝에, 지난 2011년 12월 원직복직과 가해자 해고,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의 합의를 얻어냈다. 이 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에 대한 한국 최초의 산업재해 판결을 받기도 했다.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작은꽃님은 "저 혼자 받은 상이 아니라 같이 싸워 온 단체들과 사람들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동안 싸우면서 힘들었던 것, 아팠던 기억들을 다 치유하며 잊어가면서 살라고 이런 상을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더욱 더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눈물을 글썽거리는 이 여성노동자에게 뜨거운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다음 성평등 디딤돌 수상자는 공공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이다. 홍익대의 청소, 경비 노동자들은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와 열악한 처우 개선에 맞서 2011년 1월 30일부터 49일간 홍익대 본관을 점거하여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리안, 날라리 외부세력 등 일반 시민들의 지지와 연대가 이어졌고, 결국 '전원고용승계'와 노동조건 개선을 이루었다. 이 투쟁을 통해 홍익대분회는 간접고용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사회적 문제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익대 재단측이 청소노조 분회장과 전국공공서비스노조 간부 5명을 대상으로 농성중 발생한 비용 2억8천134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낸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에서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1년 7월 7일 홍익대 재단측이 청소노조 분회장과 전국공공서비스노조 간부 5명을 대상으로 농성중 발생한 비용 2억8천134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낸 가운데,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에서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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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로 무대에 선 홍익대분회장은 "세상의 한 가운데에 서 있어야 한다는 게 요즘 버겁고 부담스럽다. (청소 노동은) 어차피 집에서 하던 일이었다. 별다른 기술없이 할 수 있는 그런 일, 남자들의 보조 역할을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애들 반찬값, 학원비 정도만 벌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나왔던 일이다. 그런데 이제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다. 당당하게 유령이 아닌 한 구성원의 일부로 살아나갈 것이다.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며 당찬 수상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고대 의대생 성추행사건에 대응하여 성폭력에 대한 학내인식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한 고려대 반성폭력연대회의가 선정됐다. 이 단체는 전국적인 이슈였던 고려대 의대생 집단 성추행 사건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학내 학생단체들이 연합하여 구성한 단체다. 이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학내 성폭력 문제가 가해자에 대한 일회적 처벌로 끝나서는 안 되며, 이는 공동체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반성폭력연대회의는 가해자에 대한 신속하고 단호한 징계와 피해 여학생에게 자행되는 2차 피해에 대한 방지를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반성폭력연대회의에 참여하는 여학생위원회 '아림'이 단체를 대표하여 시상자로 나섰다. 그녀는 "엄청 떨리고 갑작스럽다. 작은꽃 동지와 홍익대 청소노동자와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성평등한 사회를 향해) 한편으로는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더 나은 미래로 가는 작은 디딤돌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쁨을 많은 친구들과 나누고, 여성대회에 대한 홍보도 하겠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재능교육지부 '선정'

올해의 여성운동상에는 특수고용노동직의 부당한 현실을 알리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 전국민간서비스산업연맹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이하 재능교육 학습지노조)가 선정되었다. 이들은 열악한 학습지 교사들의 근무 조건 개선을 위해 2007년 12월부터 1540일째 농성을 지속해오고 있다.

재능교육 학습지노조의 노조원들 대부분은 여성이며, 지부장 및 노조 간부들 역시 여성이다. 여성연합은 이에 대해 흔들림없이 장기투쟁을 이끌며 여성지도력을 발휘한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또한 재능교육 학습지노조의 투쟁이 여성의 빈곤화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써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여성 억압에 대한 당당한 대응으로 여성주의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것에 주목하여 올해의 여성운동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10일 한국여성대회 본 행사장에서 시상할 예정이다.

오늘 수상 발표를 듣고 소감을 밝히기 위해 무대에 선 재능교육지부장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 있었다. 앞서 작은꽃님의 수상을 보며 자신도 함께 눈물이 고였다며, "앞에서 수상하신 분들은 모두 투쟁에서 승리한 분인데, 저희는 투쟁 날짜에 얼마나 더 숫자를 더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장기투쟁인 만큼 갈등도 있고, 흔들림도 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싶었던 그 초심으로 열심히 투쟁하고 있다. 흔들림없이 끝까지 원칙을 지키며 싸움에 임하면 반드시 승리하리라고 생각한다. 여성조합원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남성조합원도 함께 싸우고 있다. 더 열심히 싸우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말했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역대 여성운동상은 운동에 성공한 단체나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재능교육지부는 5년이라는 장기 싸움을 힘겹게 이어가고 계신다는 점을 높이 샀고, 내년 이 자리에서는 꼭 이겼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 상을 드리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상패.
 상패.
ⓒ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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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평등 디딤돌 및 걸림돌 선정자들을 살펴보면 여성 노동자,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장애인 등 이중 삼중의 소수성을 지닌 사람들에 대해 한국 사회가 어떤 대우를 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어 주목된다. 걸림돌 선정자들을 보면 한국 사회의 가장 노골적인 현실을 가늠할 수 있는 반면, 디딤돌 선정자들을 보면 그러한 상황에서 보다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투쟁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은 결국 여성연합이 성평등 걸림돌을 선정하려해도 선정할 사람이 없어 즐거운 고민을 하는 사회일 것이다. 그날이 올 때까지 성평등 걸림돌 및 디딤돌을 통해 혹시 성평등 걸림돌 선정자의 얼굴이 나의 부끄러운 모습은 아닌지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누구나 부당한 현실에 대해 용기를 내어 반대했을 때, 성평등 사회를 향한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음을 또한 알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제28회 한국여성대회 온라인 기자단 소속 신한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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