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제작발표회장을 가득 채운 쌀 화환. 대부분 박유천의 팬들이 보낸 것이었다.

SBS 새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제작발표회장을 가득 채운 쌀 화환. 대부분 박유천의 팬들이 보낸 것이었다. ⓒ 최민호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취재진,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에서까지 날아온 팬들, 그리고 그 팬들이 마련한 '쌀 화환'으로 SBS 새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제작발표회장은 발표회 시작 1시간 전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나마 시간 여유를 갖고 온 기자들 정도가 취재하기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있었고, 제 시간에 맞춰 온 기자들은 어쩔 수 없이 뒤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워낙 많은 취재진들이 발표회장을 찾은 까닭에 인터뷰 때 출연진의 목소리를 잘 듣게 하는 데 쓰이는 무선 마이크도 일찌감치 동이 나 옆자리에 앉은 기자와 이어폰을 사이좋게(?) 나눠 끼울 정도였다.

국내외 언론들의 이목이 5일 오후 2시 30분, 잠실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으로 집중된 건 <옥탑방 왕세자>의 두 주연배우, 박유천과 한지민 때문이었다. 인기 아이돌 그룹 JYJ의 멤버이자 연기자 변신 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대표적 한류스타 박유천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작품마다 호평을 받고 있는 명품 여배우 한지민이 주연을 맡았다는 소식에 <옥탑방 왕세자>는 방영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게다가 조신시대의 왕세자가 현대로 날아온다는 '타임슬립'이란 소재 또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해를 품은 달>의 여진구, 김수현으로 인해 전국이 저하앓이, 전하앓이를 하고 있는 이 와중에, 과연 박유천은 어떤 매력과 연기로 왕세자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그리고 <옥탑방 왕세자>는 <해를 품은 달>과 어떤 부분에서 차별화할 것인지 등에 대해, 박유천, 한지민 등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박유천 "<해를 품은 달> 시청률, 솔직히 부럽다"

 SBS 새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왕세자 '이각' 역을 맡은 박유천.

SBS 새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왕세자 '이각' 역을 맡은 박유천. ⓒ 최민호


하이라이트 영상 시청과 포토타임이 끝나고 배우들과의 인터뷰 자리에서도 테이블에 자리를 잡지 못한 기자들로 인해 호텔 측에서 의자를 10개 이상 빼와 다시 깔아놓을 정도로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기자도 자리를 잡지 못한 취재진 중 하나였는데, 그 덕분에 박유천, 한지민 등 배우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인터뷰할 수 있었다!)

주‧조연을 가릴 것 없이 배우들에게 한결같이 쏟아진 질문 중 하나는 역시 요즘 대세로 통하는 <해를 품은 달>과 관련된 것이었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하면 분명 비교 당하게 될 텐데 그에 대한 부담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박유천은 예상외로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대답했다.

"<해를 품은 달>의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는데, 그 부분은 솔직히 부럽다.(웃음) 그러나 부담은 없다. 그쪽이 그만큼 잘 됐으니 우리도 어느 정도는 잘 돼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은 별로 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우리 스태프, 연기자들이 현장에서 고생을 굉장히 많이 한다. 끼니도 제 때 챙겨 먹기 힘들 정도로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날씨가 워낙 추워서 그 부분에 대한 고생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다들 고생한 만큼은, 시청률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옥탑방 왕세자>가 <해를 품은 달>과 직접적으로 부딪힐 일은 없다. 방영 시기에서 <해를 품은 달>이 종영되고 그 다음주부터 <옥탑방 왕세자>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안심하고 좋아하기는 이른 게, 동시간대에 붙는 경쟁작들의 면모가 결코 <해를 품은 달>에 뒤처지지 않는다. MBC에서는 하지원, 이승기 주연의 <더킹 투 하츠>, KBS에서는 엄태웅, 이보영 주연의 <적도의 남자>를 출격대기 시켜놓은 상태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세 작품 모두 3월 14일 첫 방송된다.

이 부분에 대해 묻자 주연배우들은 <옥탑방 왕세자>만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유천 : "방송 3사 수목드라마들이 같은 날 시작한다는 내용의 기사들을 인터넷에서 봤다. 그렇지만 촬영하면서 그런 부분에 연연하거나 얽매이진 않는다. 일단 <옥탑방 왕세자>는 코믹적인 내용이 많이 가미되어 있는 드라마다. 다른 두 작품보다 웃음에 치중했는데, 요즘 같은 불경기엔 시청자들이 재미를 주는 드라마를 좋아해주실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한지민 : "드라마란 게 원래 그렇지 않나. 우리 작품이 방영되면 항상 그 시간에는 타 방송사에서 다른 드라마들이 마찬가지로 방영된다. 그래서 같은 시기에 출발한다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진지한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코믹한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른 만큼, 우리 드라마를 좋아해주실 시청자도 분명히 계실 거라 생각하고 지금은 그저 최선을 다해 촬영에 전념하고 있다."

다소 교과서적이지만 멋들어진 대답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기자들이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더킹 투 하츠> 또한 입헌군주제를 소재로 하여 가상의 왕자를 등장시키는 작품. 게다가 그 왕 역할을 하는 배우는 다름 아닌 이승기. 현대극에서의 왕자 역을 연기하는 데 있어 이승기와 어떤 차별화를 꾀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유천은 유머와 진지 사이를 오가며 성실하게 대답해주었다.

"곤룡포로 차별화를 뒀다(극중 박유천은 곤룡포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곤룡포에는 용이 그려져 있다. 극중 1인 2역을 하는데 다른 한 캐릭터의 이름도 '용태용'이다. 게다가 올해가 용의 해잖나.(웃음) 이승기씨가 연기하는 왕자가 어떤 캐릭터인지 몰라 이거다, 하고 말할 순 없지만, 극에서 내가 맡은 '이각'이란 인물은 굉장히 카리스마가 넘치고 완벽하며 고집이 세다. 게다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인물인데, 그렇게 완벽한 왕세자가 현대로 넘어와 무너지는 과정이 친근하고 따뜻하게 그려질 것이다."

한지민 "상대배우가 나보다 어리다는 말에 조금 설렜었다"

 SBS 새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을 맡은 한지민.

SBS 새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 역을 맡은 한지민. ⓒ 최민호


<해를 품은 달>에서 훤과 월의 달달한 로맨스에 전국이 취해 있는 이 때, 박유천과 한지민의 로맨스 또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한 건 당연지사. 게다가 김수현과 한가인처럼 이 둘 또한 연상연하 커플이라는 점에 기자들은 주목했다.

박유천 : "요즘 연상연하가 대세이긴 한가 보다.(웃음) 그런데 한지민씨와 연기할 땐 그런 느낌을 받지 않는 게,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저 얼굴에 저 나이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어떤 화장품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어쨌든 그래서 연상연하란 느낌은 사실 잘 받지 못한다."
한지민 : "극중에선 우리 둘이 나이차가 나지 않는다는 설정이어서 별로 고민 같은 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배우가 나보다 어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조금 설레기도 했다.(웃음) 멜로가 중점적으로 부각이 될 텐데, 아마도 따뜻한 멜로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라마에 대한 질문을 거의 다 한 기자들은 작품 외적인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박유천에게는 JYJ의 다른 멤버들 모두 연기활동을 하고 있는데 서로의 작품에 대해 모니터링과 연기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박유천은 "서로 조언은 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얼마 전 준수의 뮤지컬을 보러 가기도 했고, 재중이가 주연한 <보스를 지켜라>를 재밌게 시청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 셋은 그걸 모니터링의 개념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저 시청자, 혹은 관객의 입장에서 그냥 즐겁게 보는 것이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격려나, 촬영장에 음식을 싸들고 가는 적은 있지만 서로의 연기에 대한 조언은 하지 않는 편이다. 각자의 영역을 지켜준다고나 할까."

제작발표회장에서 빠질 수 없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촬영장 분위기, 그리고 촬영장 에피소드에 관한 것일 터. 이에 대해 배우들은 모두 입을 모아 "좋다!"를 연발했고, 한지민은 박유천으로 인해 생긴 재미난 일들을 풀어놓았다.

"아까 연상연하 얘기가 나왔는데, 이번 <옥탑방 왕세자>를 촬영하면서 그로 인해 좋은 점이 있다. 전에 다른 작품들을 할 때에는 대개 내가 나이가 어린 축에 속해 촬영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파이팅을 하거나, 애교를 부려서 좌중을 즐겁게 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해왔었는데, 이번 작품에선 유천씨나 다른 배우들이 그걸 알아서 해준다. 그리고 촬영장에 유천씨 팬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그분들 덕분에 늘 배부른 촬영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이 유천씨를 '복지부 장관'이라고 부르신다.(웃음)"

 SBS 새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출연배우들. 왼쪽부터 정석원, 박유천, 한지민, 정유미, 이태성, 이민호.

SBS 새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출연배우들. 왼쪽부터 정석원, 박유천, 한지민, 정유미, 이태성, 이민호. ⓒ 최민호


복지부 장관 박유천과 연장자 한지민, 그리고 이태성, 정유미, 정석원 등이 출연하는 <옥탑방 왕세자>는 그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만큼, 그리고 생방송 수준으로 진행되는 힘든 촬영 스케쥴만큼의 관심과 사랑을 시청자들로부터 받을 수 있을까? 오는 3월 14일 오후 9시 55분이 되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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