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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곽노현 교육감)이 3월 1일자로 특별채용한 교사들을 하루 만에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임용취소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7년 만에 학교로 돌아간다는 꿈으로 부풀었던 조연희 교사의 복직이 교과부 장관에 의해 하루 만에 무산된 것이다. 그가 해고의 기로에 서 있던 2005년 12월 9일, 두 가지 장면과 겹친다.

[장면1] 2005년 12월 9일, 사립학교법 개정안 국회 통과

 9일 오후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의장이 표결처리하려 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하고 있다.
 2005년 12월 9일 오후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의장이 표결처리하려 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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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석 154석, 찬성 140석, 반대 4석, 기권 10석으로 사학법 개정수정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땅! 땅! 땅!"

참여정부 시절이던 17대 국회 2005년 12월 9일, 김원기 국회의장의 망치 소리를 교육계와 정치권은 생생히 기억한다. 사립학교의 부정부패와 족벌운영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함께 주도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한나라당과의 몸싸움 끝에 통과된 날이다.

사학법 개정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던 한나라당은 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국회를 박차고 거리로 나갔다. 이를 주도한 것이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으며, 당의 입 역할을 한 것이 나경원 의원이었다.

[장면2] 2005년 12월 9일, 프레스센터 투명사회상 수상식

 2005년 12월 9일. 세계 반부패의 날에 제5회 투명사회상을 수상한 조연희 교사. 가운데 상패를 들고 있는 교사가 이번에 하루만에 복직 취소된 조연희 교사이다.
 2005년 12월 9일. 세계 반부패의 날에 제5회 투명사회상을 수상한 조연희 교사. 가운데 상패를 들고 있는 교사가 이번에 하루만에 복직 취소된 조연희 교사이다.
ⓒ 안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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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5회 투명사회상 시상식이 있었다. 2005년 수상자는 '삼성 X파일'을 폭로한 이상호 MBC 기자(현재 <손바닥뉴스> 진행)와 서울 사립학교의 비리를 고발해 사학비리 척결에 공을 세운 조연희 동일여고 교사 등이었다. 이 자리에는 장관급인 당시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했다.

12월 9일은 UN(국제연합)의 '세계 반(反)부패의 날(International Anti-Corruption Day)'이며, 2004년에는 반부패협약도 체결됐다. 우리나라도 2008년 비준해 협약 당사국이 되었으며, 한국투명성기구는 해마다 이 날을 기념하여 부정부패 척결에 공이 큰 인물이나 단체를 선정하여 '투명사회상'을 수여하고 있다.

조연희와 이주호... 7년을 이어온 끈질긴 '악연'

 2007년 2월 감사원의 사립학교 감사 결과 일부. 조연희 교사를 해고시킨 사립학교의 비리 현황을 보면 급식비 불법 적립, 동창회비 불법 모금, 국유재산 변상금 부당 지출 등 15억이 넘는다. 서울교육청(당시 공정택 교육감)은 이런 사학에도 이사승인 취소를 하지 않았다.
 2007년 2월 감사원의 사립학교 감사 결과 일부. 조연희 교사를 해고시킨 사립학교의 비리 현황을 보면 급식비 불법 적립, 동창회비 불법 모금, 국유재산 변상금 부당 지출 등 15억이 넘는다. 서울교육청(당시 공정택 교육감)은 이런 사학에도 이사승인 취소를 하지 않았다.
ⓒ 서울특별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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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희 동일여고 교사는 사립학교의 급식비, 동창회비 등 15억 원 규모의 비리를 밝혔다. 그러나 교육청이 학교에 신분을 누출하는 바람에 보복 해직을 당했다. 당시 이 사건은 사회문제가 되었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됐다.

당시 교육계와 정치권의 최고 이슈는 단연 사학법 개정이었다. 2000년대 초반 사학법 개정 문제가 이슈가 된 데는 상문고와 상지대 사건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2005년 사학법 개정이 최대의 쟁점이 되던 시기에는 그 중심에 바로 조연희 교사의 폭로로 촉발된 동일학원 사태가 있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 사립학교법 개정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이 학교의 천문학적 비리 사건을 예로 들며 법 개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당시 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이 요구되어 직위해제 상태였던 조연희 교사는 국회와 정치권을 찾아다니며 사학법 개정을 호소했다.

당시 사학법 개정을 가장 반대하였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인 박근혜 의원은 영남대 이사장 출신이고, 당의 입 역할을 하던 나경원 의원 역시 부친이 이사장인 사립학교의 이사였다. 특히 나 의원의 부친은 조연희 교사의 고발로 비리가 밝혀지고, 조 교사를 해고한 동일학원의 이사였다.

조연희 교사의 임용을 취소한 이주호 장관은 당시 한나라당의 교육상임위원이었다. 그는 KDI 교수 시절인 2003년 <한국 사립대학의 지배구조 개혁>이라는 공동논문을 통하여 우리나라 사학법인을 '위장형 영리법인'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우리나라 사학법인은 겉으로는 비영리조직이지만 실제로는 설립자와 그 후손 등 소수의 이익을 위한 영리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공익이사제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된 후에는 개방이사제와 족벌사학 제한을 핵심으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하는 첨병처럼 활동했다.

이렇게 2005년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던 한나라당 교육상임위원회 출신의 이주호 장관과 사학법 개정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인 조연희 교사의 악연은 2012년 7년 만에 학교 복직을 하려는 조 교사와 이를 직권으로 막아선 이주호 장관의 관계로 다시 이어졌다.

이주호 장관과 교과부, 당신들이 '조연희법'을 알아?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개정안(이인영 의원 대표발의). 조연희 교사의 억울한 사연을 알게 된 정치권에서는 학교 비리를 고발한 교사에 대한 징계 등 불이익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여 2006년 10월 개정되었다. 이른바 '조연희법'의 개정이다.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개정안(이인영 의원 대표발의). 조연희 교사의 억울한 사연을 알게 된 정치권에서는 학교 비리를 고발한 교사에 대한 징계 등 불이익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여 2006년 10월 개정되었다. 이른바 '조연희법'의 개정이다.
ⓒ 이인영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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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희 교사의 직위해제에 이은 해직은 교육계에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사립학교 재정의 99%가 국민 세금과 학생 등록금으로 채워지는 우리의 현실에서 사학의 재정비리를 막은 것은 곧 국민의 혈세와 학부모의 피땀을 지킨 것이다.

그런데 급식비와 동창회비 등 15억이 넘는 막대한 재정비리를 밝히고 환수하게 한 조연희 교사에게 돌아온 것은 해직이었다. 더 황당한 것은 조 교사가 근무하던 학교가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국가가 이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교육 관련법에 사립학교 내부비리 고발 교사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도 없었고, 해직의 빌미를 제공한 서울교육청은 사립학교 인사에 대한 권한이 없어 해직을 막지 못했고, 국가청렴위원회(현재의 국민권익위원회)도 조 교사의 정당성에는 공감하지만 부패방지법상 사립학교는 공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이 나서는 법적 구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조 교사의 억울함에 공감한 국회에서 법 개정에 나섰다. 당시 열린우리당 교육상임위원이던 이인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이 2005년 7월 제출되어 "사립학교를 포함하여 교원은 학교의 부패행위와 비리를 신고하는 행위로 인하여 징계 등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 상의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이른바 '조연희법'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조연희 교사는 이 법의 적용을 받지 못했다. 조연희 교사가 직위해제를 당한 때는 2005년 2월이고 해직을 당한 때는 2006년 6월인데, 이 법이 개정되어 시행된 때는 2006년 8월이기 때문이다. 정작 자신 때문에 법이 개정되었지만 자신은 구제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또한 열린우리당 김재윤 의원도 2006년 6월 부패방지법의 공공기관 적용대상에 사립학교를 포함하는 법 개정안을 제출하여 추진하였으나 한나라당 등의 반대와 무관심으로 결국 통과되지 못하였다.

'길거리교사' 조연희를 당장 복직시켜라

11일 동일여고 재단 비리를 외치다 해직된 조연희, 박승진, 음영소 전직 교사들이 길거리 수업을 가졌다. 11일 동일여고 재단 비리를 외치다 해직된 조연희, 박승진, 음영소 전직 교사들이 길거리 수업을 가졌다.
 2006년 7월 11일 동일여고 재단 비리를 고발하고 해직된 조연희, 박승진, 음영소 전직 교사들이 길거리 수업을 했다.
ⓒ 나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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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강제로 헤어진 후 조연희 교사는 학교 앞 거리에서 이른바 '길거리 수업'을 했다. 한 번도 그의 수업을 들어보지 않은 학생들이 수백 명씩 모여들어 수업에 참여했다. 비가 올 때는 공간이 좁아 서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이렇게 그는 전국적으로 공인된 이름난 길거리 국어교사가 된 것이다. 당시 시민사회와 언론들은 '길거리교사'의 복직을 촉구했지만 학교와 서울교육청(당시 공정택 교육감)은 눈 감았다. 길거리교사는 아직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란)는 부패방지법 적용 대상에 사립학교를 포함시키는 법안 개정을 다시 추진하고 있으나 사학법인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교과부까지 반대하고 있어 법 개정이 벽에 막혀 있는 현실이다.

서울교육청은 공익신고자보호법이 2011년 제정되었으니, 조연희 교사는 이 법에 의한 보호 대상이며 국가가 구제해야 할 대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이 법에 의하면, 공익신고자에 대한 어떤 불이익도 금지되며, 공익신고자에 대한 부당한 불이익 행위는 형사 처벌 대상이다.

또한 국가는 공익신고자의 신변 보호뿐 아니라 불이익을 적극적으로 구제하도록 규정하고 포상까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주호 장관은 조연희 교사의 복직을 가로막을 것이 아니라, 해직에 이르게 된 국가의 잘못을 사죄하고 상을 주어야 한다.

2005년 12월 9일 사학법이 개정된 날, 법 개정의 일등공신 중 한 명으로 유엔이 정한 세계 반부패의 날에 반부패의 상징 투명사회상을 수상한 길거리교사 조연희는 해고되었다. 그리고 당시 사학법 개정을 가로막던 한나라당 의원 이주호는 7년 뒤 교육부 장관이 되어 조 교사의 복직을 무산시켰다.

진짜 묻고 싶다. 상은 못 줄망정 이게 국가가 할 짓인가? 교육부 장관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정말 이게 교육인가?

덧붙이는 글 | <민중의소리>에도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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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