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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6일 오전 10시 56분]

 지난 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정례회의에서는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의 산업자본 여부를 결정했으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지난 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정례회의에서는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펀드의 산업자본 여부를 결정했으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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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9일 하나금융지주는 3조9156억 원을 지불하고 론스타가 불법 점유하던 외환은행 주식을 넘겨받았다. 그리고는 그동안의 각종 논란과 의혹을 잠재우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전광석화로 일을 추진했다. 같은 날 론스타 측 이사 5인과 수출입은행 추천 몫인 김진호 이사가 사임 의사를 밝혔고, 다음 날인 10일에는 구속 중인 유회원을 제외한 8인의 전·현직 이사 전원이 법원에 윤용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일시대표이사로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바쁘기로 소문난 민사지법 50부는 이례적으로 이날 기일을 잡고 심리를 진행해 당일에 이 요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윤 부회장은 이 날짜로 외환은행 일시대표이사가 되어 직무를 시작했다.

이 2일간의 작업에 의해 외환은행의 경영권은 주주들이 정식 이사를 선임하게 되는 다음 주주총회시까지 일시적으로 윤용로 일시대표이사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윤용로 일시대표이사와 잔존 사외이사(퇴임 사외이사 포함)들은 지난 2월 24일 이사회를 하고 오는 3월 13일 임시 주주총회 개최와 이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이사 후보 9인을 발표했다.

위의 상황전개를 보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지배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착착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말 그런가? 애석하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불법점유로부터 파생되는 원초적인 문제를 차지하고서라도, 하나금융지주는 론스타가 저지른 각종 은행법 위반의 결과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그 위법적 상황을 적법하게 처리하는 것은 가히 지뢰밭을 맨발로 걷는 것과 같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몇 개의 지뢰를 건드리고 말았다. 여기서 자칫 발걸음을 잘못 떼었다가는 그대로 지뢰가 폭발해 버리고 말 것이다. 이제 그 지뢰밭의 실체를 살펴보기로 하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환은행은 은행법을 위반하지 않고 오는 3월 13일에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없다. 물론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외환은행 이사로 선임할 수도 없다.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지주는 3월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외환은행 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 그런 행동은 모두 은행법 위반이다. 하나금융지주가 밟고 있는 지뢰는 한두 개가 아니고 그것은 쉽게 제거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차분하게 살펴 보기로 한다. 먼저 왜 은행법을 위반하지 않고 임시 및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없는지 살펴보고, 다음으로 이런 상황이 초래된 근본 원인인 외환은행 이사들의 결격 현황을 검토해 보자.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적법하게 푸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생각해 보기로 한다.

왜 외환은행은 독립적으로 임시 및 정기 주주총회 개최하지 못하나

결론부터 말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은행법·상법·외환은행 정관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상법 제362조는 원칙적으로 이사회가 주주총회 소집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지뢰밭의 첫 번째 관문은 주주총회의 소집과 관련해 이사회 결의가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이 첫 번째 관문부터 문제가 생긴다. 구체적으로 지난 2월 24일에 있었다고 알려진 외환은행 이사회는 엄밀히 말하면 이사회라고 볼 수 없다. 론스타가 과거에 은행법을 다양한 각도에서 위반했던 탓에 현재 외환은행 이사로 알려진 사람 중 적법한 이사는 윤용로 일시대표이사 1인뿐이기 때문이다. 

그 이외의 잔존 이사들은 모두 이런 저런 결격사유 때문에 이사의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이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상세히 다루기로 한다). 즉 현재 외환은행 이사회는 이사 정수 9인 중 1인의 이사만으로 구성되어 있고, 따라서 아무런 결의도 할 수 없다. 특히 의무적으로 이사 정수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두도록 한 은행법의 규정은 전혀 지켜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외환은행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없는 것이다.

적격 이사가 없다는 점은 이사회 결의의 모든 측면에 암울한 효과를 드리운다. 예를 들어 이번 임시 주주총회의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2월 15일로 결정한 지난 1월 11일의 이사회를 보자. 이날 이사회에는 유죄판결을 받은 엘리스 쇼트, 마이클 톰슨, 유회원을 제외한 6인의 이사가 참여했다. 그런데 이들 이사들은 모두 위법하게 선임된 이사들이다. 따라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정한 이사회 결의는 무효이고, 설사 하나금융지주가 2월 9일에 외환은행 주식을 취득했다 해도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하나금융지주가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려고 이사 후보를 추천한 것 역시 아무런 의미 없는 행동일 뿐이다. 특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은행법 제22조 제3항에 따르면 사외이사 후보는 사외이사가 총 위원의 2분의1 이상이 되도록 구성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적격 이사가 사내 이사 1인 뿐이므로 이런 위원회는 구성할 수조차 없다.

결국 임시 주주총회를 강행하고 여기서 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몇 개의 지뢰를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이다. 주주명부 폐쇄가 되지 않아서 의결권도 확정할 수 없고, 이사 후보도 제대로 추천되지 않았고, 소집 결의조차 존재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주총회를 개최한 후 설사 아무런 결의를 하지 않아도 위법이 된다. 소집 절차의 위법은 말할 것도 없고, 사외이사의 결원이 생긴 경우 이를 최초로 소집되는 주주총회까지는 적법하게 선임하도록 한 은행법 제22조 제6항을 위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은행법을 준수하려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서는 안된다.

정기 주주총회의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사외이사후보 추천의 하자는 정기 주주총회라고 해서 조금도 치유되지 않는다. 특기할만한 점은 열어도 그만, 안 열어도 그만인 임시 주주총회와는 달리 정기 주주총회는 원칙적으로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점은 윤용로 일시대표이사에게 피하기 어려운 딜레마를 제공한다.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지 않으면 상법 제365조 제1항과 외환은행 정관 제18조 제2항을 위반하게 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면 이날까지 사외이사의 결원을 보충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은행법 제22조 제6항을 위반하게 된다. 이사의 의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법령과 정관을 준수하는 것이다. 이를 위반하게 될 윤용로 일시대표이사의 운명이 어찌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거 론스타 지배 시절 선임된 이사는 모두 외환은행의 적격 이사 아니다

윤용로 일시대표이사가 이런 곤궁에 빠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과거 론스타 지배시절에 선임된 이사들이 모두 적격이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이유를 차근차근 살펴 보자 (이하의 논의는 은행법과 상법 그리고 외환은행의 정관 및 그 하위규정을 샅샅이 뒤져서 논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 독자들에게는 매우 고리타분하게 보일 수도 있다. 어찌하랴. 은행업이 본디 그런 것인데. 다만 그 이후의 논의는 이 부분과 독립적이므로 "론스타가 임명한 이사는 적격 이사가 아니"라는 필자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 독자는 이 부분을 건너 뛰어도 된다).

지난 1월 27일 금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론스타가 일본 골프장인 PGM Holdings, KK를 매각하기 전인 작년 12월 초까지는 은행법상 산업자본 요건에 해당했음을 확인했다(다만 금융위는 신뢰보호의 원칙 등 해괴한 논리를 들어 주식처분명령을 발동하는 것을 거부했을 뿐이다). 물론 론스타는 골프장을 매각한 이후에도 일본에 솔라레 호텔 체인과 목흑아서원 건물 등 비금융회사를 유지하고 있어서 계속 산업자본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론스타가 적어도 작년 11월말까지 산업자본이었다는 점은 명백해졌다.

문제는 이 사실의 법률적 효과가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론스타는 여러 차례의 주주총회를 거치면서 산업자본에 합당한 4%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대신 마치 아무런 하자가 없었던 것처럼 51%의 의결권 전부를 행사했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런 잘못된 의결권 행사의 가장 직접적인 결과는 그동안 론스타가 선임했던 이사들이 모두 심각한 결격사유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론스타가 가장 최근에 선임했던 외환은행 이사 9인은 멀게는 2009년 3월의 정기 주주총회, 가깝게는 2011년 3월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되었다. 그런데 이 기간 중 론스타는 일본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명백하게 산업자본이었다. 따라서 론스타는 은행법 제16조 제1항에 따라 4%의 의결권만을 행사했어야 하는데 그 한도를 초과하여 51%의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들을 이사로 선임한 주주총회 결의는 모두 심각한 하자를 가지고 있다.

의결권의 부당한 행사뿐만 아니라 사외이사의 선임과정도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은행법과 상법에 의하면 사외이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가 2분의1 이상을 차지하도록 구성해야 한다. 그런데 외환은행의 경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적법하게 구성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외이사들의 경우 주총 결의의 하자 뿐만 아니라 추천과정의 하자까지 추가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작년 주주총회 상황부터 살펴 보자. 2011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3인의 사외이사(래리 오웬, 김진호, 하용이)가 선임되었다. 이들은 3월 12일에 있었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겉으로 보면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실은 그렇지 않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이었던 마이클 톰슨과 엘리스 쇼트가 사외이사 자격을 상실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12일 개최한 외환은행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의결 현황
 2011년 3월 12일 개최한 외환은행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의결 현황
ⓒ 전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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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톰슨과 엘리스 쇼트는 자타가 공인하는 론스타의 특수관계인이다. 그런데 2009년 2월 4일에 시행된 개정 상법 제542조8 제2항 제5호는 사외이사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할 경우 그 직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마이클 톰슨과 엘리스 쇼트는 2011년 3월 12일 현재 외환은행의 사외이사가 아니다.

이 두 사람을 제외하면 2011년 3월 12일에 열렸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가 2분의1 이상(정수가 5인이므로 3인)이 되지 않아서 은행법과 상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사외이사를 4인 포함시키도록 한 외환은행 내부규정도 충족하지 못했다. 래리 클레인 행장이 불참해 출석정족수도 채우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한 외환은행 내부 규정에 의한 의결 정족수도 채우지 못했다. 

결국 2011년 3월에 사외이사로 선임된 3인의 이사는 은행법·상법·외환은행 관련 규정 등 모든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한도초과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총회 결의의 하자는 별도로 또 문제다). 그런데 은행법상의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은행의 사외이사가 되는 다른 방법은 전혀 없다. 따라서 래리 오웬, 김진호, 하용이는 외환은행의 사외이사가 아니다.

2010년에 선임된 2인의 사외이사(박진근, 김정수) 역시 사외이사가 아니다. 문제는 이번에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때문이다. 2010년에는 이 추천위원회가 3월 10일에 열렸고 그 당시 위원은 6인이었다. 이 위원회에는 론스타의 특수관계인인 마이클 톰슨과 래리 오웬이 사외이사로서 참여하고 있었다(래리 오웬은 외환은행에 투자한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부동산 투자를 관리해주고 있는 특수관계인이다).

 2010년 3월 10일 개최된 외환은행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의결 현황
 2010년 3월 10일 개최된 외환은행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의결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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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09년 2월 4일부터 시행된 개정 상법 제542조의 8 제2항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은 사외이사직을 상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두 사람은 2010년 3월 10일 현재 사외이사가 아니었다. 이 두 사람을 제외할 경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가 총원의 2분의1(정수가 6인이므로 3인) 이상이어야 한다는 은행법상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구성 자체가 되지 않았다(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사외이사 4인을 포함하여 구성하도록 한 외환은행 내부규정을 위배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이때 선임된 박진근, 김정수는 모두 외환은행의 사외이사가 아니다. 결국 론스타가 선임하고 아직도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5인의 사외이사는 모두 결격임을 알 수 있다.

외환은행 이사회의 현주소 및 하나금융지주의 선택

위에 다소 장황하게 언급한 내용을 요약하면 론스타 지배 시절 외환은행의 이사는 모두 은행법상 또는 상법상 이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의 행사도 잘못되었고, 사외이사들은 은행법이나 상법상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추천되고 선임되었다. 이사회는 구성되지 않았고, 그 결의의 법적 효력은 매우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은 외환은행을 우격다짐으로 인수한 하나금융지주에 치유하기 쉽지 않은 법률적 불확실성을 안겨 주고 있다. 필자가 앞부분에서 현재의 상황을 지뢰밭에 비유했는데 이것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윤용로 일시대표이사와 하나금융지주가 이 난관을 조심스럽게 헤쳐나가지 않을 경우 그 허물은 두고두고 하나금융지주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윤용로 일시대표이사 및 하나금융지주에게 허용된 대안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하나는 이런 하자를 무시하고 3월 13일에 그대로 임시 주주총회를 강행하여 이사를 선임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법적 효력도 의문시되고 임원 및 은행 대주주의 자격요건에만 흠집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안을 선택할 경우 장차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지배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쩌면 하나은행마저 내 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법원에 달려가서 판사에게 하소연을 해 일시 이사를 추가로 충원하는 것이다. 이것은 임시로 이사회 의결의 능력을 회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시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사외이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법상의 사외이사란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이사로서 이 조(은행법 제22조)에 따라 선임되는 이사"를 말한다(은행법 제22조 제1항).  그리고 은행법 제22조 제4항은 은행법상의 사외이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출한다고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방식 이외의 방식으로 선임된 사람은 그 방식이 어떠하건 간에 은행법상의 사외이사가 아니다. 즉 법원은 상법의 규정에 의해 외환은행의 일시 이사는 선임할 수 있지만 은행법상의 사외이사는 선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은행법 제22조의 규정에 의한 선임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원이 외환은행의 사외이사를 선임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하나금융지주가 당면한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주주총회를 열게 되면 결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반드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전제조건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는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정수의 2분의1 이상의 사외이사(외환은행 내부규정을 따를 경우에는 사외이사 4인)를 도대체 어디에서 구해온단 말인가.

결국 윤용로 일시대표이사와 하나금융지주는 단독으로는 이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푸는 유일한 방법은 은행법 제22조 제3항 후단의 본문이 간접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주주제안을 이용하는 방법뿐이다(은행법 제23조의 5 제4항은 외환은행같은 대형은행의 경우 6개월 이상 계속하여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0.25% 이상 보유한 주주는 주주제안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이 주주제안의 내용 속에는 사외이사 후보의 추천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주주제안은 주주총회 개최 6주전까지 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이 방식은 코앞으로 다가 온 3월 13일의 임시 주주총회나 3월 말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외환은행의 지배구조 문제를 가장 깔끔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주주들이 직접 별도의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것이다. 은행법 제23조의5 제6항은 6개월 이상 계속해서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0.75% 이상 보유한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이 요건에 해당하는 주요 주주로는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있다(론스타와 수출입은행은 더 이상 주주가 아니고, 하나금융지주는 주식을 취득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아서 자격이 없다).

결국 외환은행의 지배구조 정상화의 열쇠는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단독으로 또는 공동으로 충분한 사전 예고 기간을 두어 외환은행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론스타 문제를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고 외환은행의 이익을 위해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이사로 추천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금융지주는 더 이상 은행법을 위반하지 않으려거든 이 이사후보들을 받아 들여야 한다.

론스타의 비뚤어진 유산은 아직도 외환은행 깊숙한 곳에 그대로 자리잡고 있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용감한 것이 아니라 무모한 것이다. 그 결정을 현명하게 내려야 할 부담은 윤용로 일시대표이사와 그를 지배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몫이다. 부디 이들의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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