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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통합진보당 의정지원단에 취임 인사차 방문해 유시민, 심상정, 이정희 공동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총선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 위기에 직면했다. 통합진보당 예비후보자들은 26일 후보자 전원대회에서 사실상 총선 독자 완주를 선언한 상황이다. 사진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지난 1월 취임 인사차 방문해 유시민, 심상정,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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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 협상 결렬의 책임이 전적으로 민주통합당에 있음을 확인한다. 우리는 더 이상 야권연대 협상에 연연해하지 않을 것이다."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들이 26일 야권연대 협상 완전결렬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전원대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여망에 부응해 끝까지 완주해 자력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라며 총선 독자 완주 원칙도 밝혔다. 총선까지 45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승리를 위한 '필수조건'인 야권연대 벼랑 끝에 내몰린 셈이다.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는 단서조항을 달았지만 더 이상 야권연대 협상에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은 강하게 드러났다.

이들은 "협상과정에 민주통합당이 보여준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는 야권연대에 진정성이 없음을 확인시켜주었으며, 정치개혁으로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약속 또한 허구였음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또 "야권연대에서 최소한의 신뢰기반은 한미FTA 발효저지, 교사·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보장, 외환은행 매각저지, KTX 민영화 저지, 솟값 폭락 등과 같은 현안에 대한 일관된 공동대응과 주요 현안에 대한 공조와 연대의 복원이었다"면서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한미FTA 폐기약속을 재재협상으로 말바꾸기를 하는 등 야권연대의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당의 결정사항이라고 보긴 힘들지만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연대의 '키'를 쥐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중앙당이 이 같은 결의를 쉽게 무시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이어 "이 결의문이 현재 야권연대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대변한다고 본다"면서 "민주통합당 측에서 이를 협상용으로 보는 건 큰 착각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헌신과 진심이 농락 당하는 참기 어려운 순간에 와 있다"

통합진보당 대표단도 이날 총선 후보자 전원대회에서 수위 높은 발언을 내놓으며 민주통합당을 비판했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전국적 차원의 야권연대를 만들기 위해 인내하고 대화했지만 이런 헌신과 진심이 농락당하는 참기 어려운 순간에 와 있다, 전국적 차원의 야권연대는 더 이상 논의하기 어려운 상황에 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제1야당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라는 국민적 여망을 저버리고 당리당략에 매달려 있다, 지금 민주당의 많은 분들께는 연대에 대한 이해와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협상과정 내용을 사실과 완전히 다르게 왜곡해서 알려지는 것을 방치하는 분들과 신뢰 속에서 논의할 수 있는 것인지 매우 의문을 갖고 있다"며 "이제 우리 스스로의 힘을 믿고 이 길을 헤쳐 나가야 되는 때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공동대표 역시 "지난 열흘 간 민주통합당이 보인 태도는 대의에 대한 외면과 상식에 대한 거부로 인식한다"며 "현재 민주당은 개별적 이익에 대한 욕망이 대의에 대한 헌신을 뒤덮어 버리고 역사 앞에 그 누구도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책임지려 않는 비극적 상태"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국민들은 야권연대를 통해 민주당에게 성찰을 요구하고 있고 통합진보당에 힘을 요구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그런 국민의 뜻을 져버렸다"며 "우리가 서로 어떻게 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국민의 뜻을 거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 공동대표는 이어 "더 이상 부패와 비리, 사익으로 점철된 정치세력들이 준동할 수 없도록 단단하게 통일해서 나아가자"며 "이제 통합진보당의 이름으로 거침없이 주민들 속에 들어가서 반드시 승리를 일궈내자"고 덧붙였다.

사실상 대표단 역시 '독자 완주'가 불가피해졌음을 강조한 셈이다.

'팩트 논쟁', 협상 경과도 상세히 공개

통합진보당은 그간의 협상경과도 자세히 공개하며 민주당의 '8+1안'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협상 결렬 이후 "통합진보당이 밝힌 것처럼 '4+1안(수도권 4곳, 비수도권 1곳)'이 아니라 '8+1(수도권 8곳, 비수도권 1곳)'을 제안했다"며 통합진보당의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우위영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통합진보당의 인천 남구갑 후보를 남동을 지역구로 옮겨줄 것을 제안하는 등 사실상 4+1안을 제기했다"며 "민주통합당이 주장하는 나머지 3곳도 사실상 야권후보가 당선될 수 없는 지역이었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에 따르면, 앞서 민주당이 제안한 수도권 8곳은 서울 관악을, 은평을, 노원병, 일산 덕양갑, 인천 남구갑, 경기 성남중원, 파주북구, 여주갑·양평·가평 등이다. 이 중 파주북구와 여주갑·양평·가평은 선거구 개편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단일후보 당선이 유력한 성남 중원에는 한국노총의 전략지역이란 이유로 무공천 방침을 철회했고 파주북구, 여주갑·양평·가평 등은 야권 후보 승리 가능성이 희박한 지역이다. 여기에 인천 남구갑 지역 후보마저 지역구를 옮길 것을 요구해 사실상 수도권에서 4석만 양보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단 게 통합진보당의 입장이다.

또 민주당이 후보 공천을 보류한 울산 북구을 지역에 대해서도 지난 24일 밤 최종 협상에서 경선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무공천 지역 외 나머지 지역의 경선 지역 최소화를 요구해 사실상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대거 사퇴를 요구했다는 점, 최근 선거연대를 제안한 진보신당과의 협상 문제를 통합진보당이 나서서 해결해줄 것을 요구한 점 등이 '협상 결렬 원인'으로 꼽혔다.

민주당이 비수도권 무공천 지역으로 충남 예산·홍성 1곳만 거론한 것도 문제였다. 통합진보당이 영남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에 호남 6석(광주 2, 전남 2, 전북 2)과 강원·충남·충북·대전 등 각 권역별 1석씩 총 10석의 양보를 요구한 반면, 민주당이 충남 예산·홍성 1곳만 비수도권 무공천 지역으로 제시했다.

우 대변인은 "민주통합당의 요구를 보면, 야권후보가 승리하기 어렵거나 3자 구도로 갈 경우 1등을 못하는 지역만 무공천하겠다는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에겐 굴욕적인 요구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총선 후보자 전원대회는 민주통합당을 집중 성토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측은 '확전'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신경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일방적인 정치공세로 압박하는 것은 야권연대에 하등 도움이 안 된다"면서 "서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타결에 이르지 못했으나 야권연대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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