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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구럼비 바위에서 기도하겠다는 문규현 신부를 경찰이 집시법 위반이라며 질질 끌고 가고 있다. 구럼비 바위는 공유수면 지역으로 제주도지사의 출입금지 구역 지정고시없이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곳에서 불법연행을 밥먹듯 자행하고 있다.
 18일 구럼비 바위에서 기도하겠다는 문규현 신부를 경찰이 집시법 위반이라며 질질 끌고 가고 있다. 구럼비 바위는 공유수면 지역으로 제주도지사의 출입금지 구역 지정고시없이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곳에서 불법연행을 밥먹듯 자행하고 있다.
ⓒ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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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마을에 건설하려는 '제주 해군기지'가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주민들에 대한 불법 체포와 연행을 일삼아 주민들로부터 "경찰이 해군과 삼성, 대림의 용역이냐"는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15만t 크루즈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는 "제주해군기지 항만설계는 15만t급 크루즈 선박 입·출항이 사실상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기술검증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제주해군기지가 '민·군 복합항이자 관광미항'으로 설계됐다는 해군의 주장이 거짓으로 들통난 것이다. 그동안 주민들과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등 야당은 제주해군기지가 사실상 군항으로 설계됐다고 주장해 왔다.

검증위 19일 만에 제주해군기지 문제점, 모두 드러났다

주목할 것은 국회의 권고로 검증위(위원장 전준수)가 활동을 시작한지 불과 19일 만에 항만설계의 핵심인 ▲ 설계풍속 ▲ 횡풍압(선박이 옆으로 받는 바람의 압력) 면적 ▲ 항로 법선(法線) ▲ 선박 시뮬레이션 4가지 항목 모두에서 설계상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설계의 오류가 확인되자 강정마을회와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즉각 성명을 내고 "민·군 복합항은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려는 해군의 속임수에 불과했다"면서 "잘못된 설계에 의한 모든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16일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작년 국회 예산심의에서 여야 합의로 제주해군기지 예산 1327억 원 중 49억 원만 남겨두고 전액 삭감했다"고 상기시켰다. 정부가 제출한 국방예산이 96.3% 삭감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이어서 김 원내대표는 "이는 국회의원들이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더 이상 추진하지 말라는 명령이고 국민의 명령"이라며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4·11 총선 공약으로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 역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공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그 다음 새로운 해군기지 건설이 필요한지 논의해보고 필요하다 하더라도 유치를 원하는 지역이나 기술적으로 가능한 곳을 찾아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럼비 바위 출입금지 아닌데도 연행 남발... 경찰력 남용

 18일 경찰은 아무 법적 근거없이 구럼비 바위를 구경하고 있던 한 관광객을 집시법 위반이라며 연행 체포해가고 있다.
 18일 경찰은 아무 법적 근거없이 구럼비 바위를 구경하고 있던 한 관광객을 집시법 위반이라며 연행 체포해가고 있다.
ⓒ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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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제주해군기지가 갈수록 설득력과 명분을 잃어가고 있음에도 경찰은 공정한 법 집행 대신 편파적으로 공권력을 남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4차 강정마을 평화축제'가 열린 18일, 경찰은 가톨릭 사제를 비롯해 주민과 평화활동가 14명을 구럼비 바위에서 무더기 체포·연행했다. 경찰이 현장에서 고지한 연행 사유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그러나 경찰은 연행해간 당일 저녁 이들 모두 풀어줬다. 기도를 준비하고 있던 문규현 신부와 사제들, 구럼비 바위를 구경하던 관광객, 구럼비 바위에서 노래하던 이 등을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한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였기 때문이다.

경찰은 구럼비 바위가 법적으로 출입금지 구역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불과 일 주일 전까지 이곳에 들어가는 모든 이들을 업무방해 등의 이유로 불법 체포·연행하는 코미디를 반복했다.

이곳에서의 체포와 연행이 불법이란 점은 구럼비 바위에 들어간 한 변호사를 경찰이 체포하지 않으면서 드러났다. 구럼비 바위 일대는 공유수면으로 관리권은 제주도에 있다. 즉 제주도지사가 이곳을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고시하지 않으면 출입을 막을 수도, 이를 제재할 근거도 없는 것이다.

스스로 법을 어긴 꼴이 드러나자 경찰은 구럼비 바위에 접근하면 '무단출입'이라며 2만원  짜리 스티커를 남발하고 있다. 이 또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법률가들의 해석이다. 출입금지 구역이 아닌데 어떻게 '무단출입'이 성립하냐는 것이다.

강정마을회가 현재까지 자체 확인한 경찰의 자의적 법 해석에 따른 불법체포 연행 사례는 모두 6차례, 36명이나 된다. 경찰이 형사소송법상 현행범 체포 요건을 명백하게 어긴 횟수가 이처럼 많다는 것이다. 강정마을회는 "불법체포를 한 경찰, 공사 관계자 및 불법체포를 지시한 경찰에게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이처럼 분노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13일 구럼비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사제와 목사, 신도 약 20명을 삼성과 대림 용역업체 직원들이 두 시간 동안이나 감금하고 위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성직자들이 주변에 있던 경찰에게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를 외면했다.

마을주민 대신 삼성·대림직원 보호... 경찰 뭐하나



심지어 용역들이 한 여성신도를 성추행하는 사건이 벌어져 체포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되레 병력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이들의 도주를 돕기도 했다. 이 같은 장면은 한 활동가의 영상에 고스란히 기록되었다.

또 경찰은 문규현 신부 등을 불법연행한 18일 구럼비 바위에 주민들이 설치했던 무대를 불법 해체하는 삼성·대림 직원들을 바리케이드로 둘러싸고 '보호'했다. 남이 설치한 시설물을 해체하려면 계고장을 보낸 후 행정대집행영장을 발부받아서 집행해야 한다.

그러나 법이 정한 이 같은 절차는 전혀 없었다. 법을 지켜야 할 경찰이, 불법공사를 '보호'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버젓이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를 항의하는 주민 및 활동가들에게 욕짓거리를 하며 비아냥거리거나 심지어 주먹으로 가격하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는 경찰의 모습이 동영상으로 생생하게 잡혀 있다.

지난 해 5월부터 강정마을은 영화 <도가니>나 <부러진 화살>을 능가하는 사법권력의 횡포로 시름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경찰 폭력을 참다못해 청문감사를 청구하기도 했고 민간인을 폭행한 경찰 간부를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자체 감찰은커녕 민간인을 폭행한 혐의로 고발당한 경찰 간부에 대한 수사를 진척시키지 않고 있다. 제주 강정마을에서 경찰은 '공권력'으로서의 정당성을 스스로 실추시키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경찰력 남용' 관련 반론 보도
<오마이뉴스>는 지난 2월 20일자 강정마을 섹션 <설자리 잃은 '제주해군기지', 경찰력 도 넘었다> 제하로, "경찰은 제주해군기지 관련 주민들에 대한 불법 체포와 연행을 일삼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귀포 경찰서는 "지난 2월 18일 연행자 14명은 미신고 집회를 개최했고, 이에 대한 해산명령에 불응했기 때문에 정당한 법 절차에 따라 집시법 위반으로 현행범 체포한 것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문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18일 경찰 불법 연행 영상 http://youtu.be/FaDc2ZmXxSw
13일 경찰 용역폭력 비호 영상 http://youtu.be/VdJe3ZaLZ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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