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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2월 3일자 <폭스뉴스> 인터넷판 첫면에 오른 이씨 사건.
 지난 2009년 12월 3일자 <폭스뉴스> 인터넷판 첫면에 오른 이씨 사건.
ⓒ 폭스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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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한인회장과 미주 총연 부회장을 지낸 이아무개(57)씨가 미성년자 성희롱 및 성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 1월 26일 징역 10년 5개월을 선고 받았습니다. 지난 2009년 12월 3일 오시올라 카운티 경찰에 체포된 이후 2년 2개월 가까이 끌어오던 재판은 이로써 막을 내렸습니다.

일반적 기준으로 형량이 지나치게 높거나,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된 점이 명백해 보이거나, 배심원단이 편파적 판정을 내릴 상황에 노출된 점이 발견되거나, 재판 과정에 인종차별적 요소가 내포된 경우 등에서 타당성이 인정되면 항소가 받아들여진다고 합니다. 성범죄의 경우 항소 기각률이 90% 이상이라는 점을 참작하면 이씨 측이 항소를 한다하더라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2년여 전 이씨 사건이 주류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되면서 플로리다 한인사회뿐 아니라 미주 한인사회가 경악하고 낙심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한창 경기가 곤두박질치던 시기여서 모두가 힘들어 하던 때였기에 더욱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한인사회 지도자가 센세이셔널한 보도 행태로 이름난 <폭스뉴스>를 비롯한 주요 텔레비전과 인쇄 매체, 인터넷에 사진과 함께 오르내렸으니 충격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밤중에 확인한 한국인 성범죄 소식의 충격

저는 그날 새벽을 잊지 못합니다. 뒤척거리다 새벽 4시께 잠이 깨 습관대로 서재의 컴퓨터 앞에 앉아 미국 신문들을 이리저리 뒤적이다 <올랜도센티널>에 제법 큰 자리를 차지한 'Sexual Battery(성폭행)' 기사가 얼핏 눈에 들어왔습니다. 클릭해 들어가서 곧바로 이씨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잠이 확 달아났고, 짧지 않은 기사를 다 읽고 난 후 한동안 멍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이씨의 혐의는 이랬습니다. 피해 여성이 15세이던 지난 2004년 9월부터 2009년 11월 9일이전까지 음란성 성희롱(lewd and lascivious molestation) 96건, 성폭행(sexual battery) 3건, 섹스 토이를 이용한 성적 실기 강요(sexual performance) 1건이었는데요. 일부 언론의 마구잡이 보도와는 달리 둘 다 강간 행위(Rape)등 성관계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주류 언론들은 피해 여성이 Y씨 집에 거주하는 친척이라고 보도했으나, 수사 관련자는 이 여성이 학업을 조건으로 이씨 집에 거주하며 이씨의 가게 일 등을 돌보던 양녀(adopted daughter)라고 전했습니다.

수사 관련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씨가 이양에게 "네가 누군가에게 실토하면 정신적으로 위안은 받겠지만 나더러 죽으란 말이냐" "지난 일이니 발설하지 말라" "나중에 학교도 보내주고 한국에 거처를 마련해 주겠다"고 언급한 30여분간의 녹음 기록이 결정적인 증거물로 채택되었습니다. 두 차례의 녹음 가운데 하나는 경찰이 이양과 인터뷰를 하던 바로 그 시간에 이씨에게 전화가 와서 녹음이 된 것도 있습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친척이든 양녀이든 딸 같은 아이에게 몹쓸 짓을 한 것도 그랬고, 무려 100건의 혐의도 그랬습니다. 법조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미국사회에서 일단 성범죄로 유죄가 인정되면 건 당 5년씩이라고 합니다. 만약 이씨에게 부여된 혐의들이 그대로 인정된다면, 무려 '500년형'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뭐 종종 언론에 보도되는 성범죄 사건 가운데 100년, 200년 등의 형량이 내려지는 경우들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 검찰의 '겁주기'가 지나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2009년 말에 알려진 이씨 사건은 재판이 다섯 차례나 연기되며 결국 5건으로 혐의가 대폭 줄었습니다. 100건의 혐의 중 95건은 '기소유예(no action taken by prosecutor)'되었는데요. 아마도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어쨌든 이씨 측으로서는 천만다행이었겠죠. 그래서인지 보석으로 풀려나 전자 발찌를 차고 거주 제한을 당하며 지내온 이씨는 한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로 "억울하다, 걱정말라"며 대수롭지 않은 일인 듯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검찰과 수사 관계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일단 '증거'가 분명한 만큼 중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씨 측은 변호사를 바꿔가며 "문화적 차이가 빚어낸 오해" "(유해 인터넷 등에 빠진) 이양을 선도하려다 빚어진 것" "영주권 획득을 노린 노림수" 그리고 막판에는 "(한국어) 녹음 내용의 번역에 문제가 있다" 등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재판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어 내려 무던히도 애를 썼으나, 검찰은 '어이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12월 7일, 유무죄를 결정하는 배심원 재판에서 5건 가운데 1건은 무죄, 4건은 만장일치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무죄가 된 1건은 아동과의 성적 행위(Sexual activity with a child)였습니다. 유죄로 인정된 4건을 보면 1건의 성폭력(Battery-Touch or Strike : 강제로 만지기 혹은 폭행), 3건의 음란성 성희롱(Lewd/Lascivious Molestation : 주요 부위 만지기)입니다.

플로리다 오시올라 카운티 법원 사이트에 오른 이씨 사건 재판 기록 화면 일부. 2년 2개월여 간의 법정 기록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
 플로리다 오시올라 카운티 법원 사이트에 오른 이씨 사건 재판 기록 화면 일부. 2년 2개월여 간의 법정 기록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
ⓒ 오시올라 카운티 교정국(OC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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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기' 겨우(?) 4건으로 패가망신 시키는 미국법

이쯤에서 제가 이씨 사건의 자초지종을 상세히 전하는 이유를 눈치빠른 분들은 벌써 아셨을 겁니다. 미국 검찰의 뻥튀기식 '겁주기'도 대단하지만, 이걸 우습게 보았다가는 큰일납니다. 달리 말하면, 일부에서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성범죄에 대해서도 미국 사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격하다는 것입니다.

선고에 앞서 검찰 소식통의 전언을 들었는데요, 이씨의 경우 건당 5년씩 합계 20년 형을 받게 되고, 플로리다주 정부 가이드라인에 의해 10년 5개월을 받게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실제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씨가 10년 5개월 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어떤 분이 그러더군요.

"한국 같았으면 무죄를 받거나 집행유예 1~2년 정도 받았을 터인데, 신세 망쳤군."

일단 성폭력 사건에 휘말리면, 앞뒤 가리지 않고 공개하고 터뜨리는 미국의 검찰과 언론에 의해 뭇매를 맞게 됩니다. '겨우 4건'의 유죄가 인정될 정도의 범죄 행위를 100건의 혐의와 함께 피의자의 사진까지 공개하는 것을 보면, 확정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혐의자는 혐의자일 뿐 범죄자는 아니다'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없어 보이는 게 미국 검찰입니다.

더구나 언론매체들은 '주어진 사실'에 기준을 두고 조심스런 '워딩(단어 구사)'으로 '팩트' 보도를 하기 보다는, 재판도 하기 전에 예단성 기사를 남발하여 '언론재판'을 해 버리는 행태가 비일비재합니다. 뭐, 한국도 이점에서는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는 걸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남의 얘기는 사흘이면 잊는다'는 말처럼 언론이 아무리 대서특필하고 떠들어도 1~2년 지나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마련입니다. 한국 신문은 물론 호주에서 발행되는 친북 신문인 <노스 코리아 타임스>에까지도 실린 이씨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억 속에서 시나브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 이씨가 미국의 감옥에 들어가서 당하게 될 불이익과 나온 후에 당하게 될 '멍에'입니다. 경험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미국 감옥에서도 죄수들 간에 '급수'가 있어서 '성범죄자'는 최하 계급으로 천대를 받는다고 합니다. 감시가 헐렁한 카운티 감옥에 들어가면 보이지 않게 린치를 당하기도 하고, 성폭력 당하기도 일쑤라고 합니다. 더구나 마이너리티에 대한 차별도 견디기 힘든 것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플로리다에서는 잔여 형기를 2~3년여 남겨둔 모범수들에게 주는 유급 공익봉사도 성범죄자들은 제외되고, 도로 근로봉사도 거의 주어지지 않습니다.

"옆집에 성범죄자 살아요"

특히 형기를 마친 후에 받는 불이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러 국내외 인권단체들로부터 '가중 처벌'이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범죄자들은 형량의 경중에 따라 상당기간 동안 전자발찌를 차고, 이사를 할 때도 반드시 보고하는 것은 물론 정기적으로 현 거주지 보고를 해야 하며, 학교 등 공공시설에 대한 접근도 여러 형태로 제한을 받게 됩니다.

더욱더 기가 막힌 것은, 성범죄자 신상 공개법에 의해 누구나 자기 동네에 새로 이사온 사람이 성범죄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왕따'로 평생을 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플로리다의 경우 1996년 7월에 제정된 '메간법'을 근거로 성범죄 전과자가 이웃에 살고 있는지를 주민들이 직접 알아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플로리다주 법무부 웹사이트(www.fdle.state.fl.us)의 성범죄자 리스트 관련 페이지(Sexual Predators/Offender)에 클릭해 들어가서 자신의 거주지역 카운티, 시, 우편번호 등을 입력하면 성범죄 전과자가 어느 집에 살고 있는지는 물론, 사진과 더불어 친절하게 신상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습니다. 가히 '미국에서 성범죄자의 인권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범죄자는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란 얘기지요. 미국사회가 성범죄자, 특히 아동 성범죄를 냉혹하게 다루는 이유는 재범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지난 2004년 4월 중앙플로리다 윈터파크시의에서 '옆집에 성범죄가 살고 있음(Sexual Predator Next Door)'이라는 팻말을 잔디밭에 세워둔 한 단독 주택의 사진을 게재한 기사를 올린 <올랜도센티널>. 신문은 "우리는 그가 사라지기를 원한다"는 타이틀로 동네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과 인권단체의 항의 내용을 다루었다.
 지난 2004년 4월 중앙플로리다 윈터파크시의에서 '옆집에 성범죄가 살고 있음(Sexual Predator Next Door)'이라는 팻말을 잔디밭에 세워둔 한 단독 주택의 사진을 게재한 기사를 올린 <올랜도센티널>. 신문은 "우리는 그가 사라지기를 원한다"는 타이틀로 동네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과 인권단체의 항의 내용을 다루었다.
ⓒ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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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한인 성범죄자들의 경우 차라리 추방되어 본국에서 사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헐렁한' 한국에서 '미국서 살다 재수 옴 붙었다'고 하면 통할 것 같으니까요. 

해서 말인데요, 미국에서 "재수 옴 붙지 않는" 이민 생활을 하시기 원하는 분들께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감히 몇가지 조언을 드릴까 합니다.

앞서 보셨다시피, 이씨의 혐의 가운데 유죄로 인정된 4건 가운데, '성폭력'(Sexual battery-touching or strike)을 비롯하여 이씨가 행한 범죄는 주로 '만지기'(touching) 였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강제로 상대편의 특정 부위를 만지거나 심한 손장난 하는 것은 물론, 그냥 쓰다듬는 것도 어김없이 큰 성범죄로 취급받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강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미성년자의 '성적 상징'을 함부로 어루만지는 행위 또한 '건당 5년짜리' 범죄행위가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건의 자초지종을 비교적 면밀히 주시해온 저는 이번 사건이 우선 한국 남성들의 '손버릇'에 대한 큰 경고를 내린 사건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씨의 손버릇은 한국사회 분위기에서 자연스레 보고, 듣고, 특히 경험으로 얻어진 '예습효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나자 한인사회에서 이민 생활 24년에 접어든 이씨를 두고 "그럴 줄 알았다"는 얘기가 여러 차례, 여러분들에 의해 나오는 걸 보며 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민사회 '프로'들의 이상한 '자랑질'

이번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이민사회 일부 남성들의 여성편력 무용담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 내리고 있습니다. 아들 딸 자랑, 돈 자랑에 지겨웠는지 종종 한국을 드나들며 엮어진 여성편력을 자랑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여성편력을 무슨 몸 푸는 스포츠 정도로 여기며 은근히 과시하는 분들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뭐 "마사지 업소에서 제일 못 생긴 여자 골라야 서비스가 좋다"는 명언으로 여성관을 피력한 대통령이 있고, "허리띠 아래 일은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명언을 남겼다는 영웅호걸형 대통령도 있었으니, 그런 분들의 당당함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닙니다.

이런 분들 가운데, '지킬 것은 지킨다'는 그럴 듯한 말로 '프로다움'을 자랑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한마디로 '닥치고 난봉질!' 입니다. '프로' 자랑하다 꿈인지 생시인지, 어린애인지 성인인지 미국사회인지 한국사회인지 헷갈리다 '별거 아닌' 만지기의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이번 이씨 사건에서 보듯 감옥에서 10년을 살게 될지 500년을 살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무엇보다 '섭렵'을 위해 한국에 들락거리는 이민자 남성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성적 욕구의 '소비' 대상으로 삼는 그 자체가 인간에 대한 엄청난 모독이 아닌가요? 

이씨 사건을 보도한 친북계 영문 인터넷 신문 <노스코리아 타임스>. 이씨 사건은 주류 언론매체는 물론 여러 해외 한인 언론 매체와 한국 언론들에도 보도되었다.
 이씨 사건을 보도한 친북계 영문 인터넷 신문 <노스코리아 타임스>. 이씨 사건은 주류 언론매체는 물론 여러 해외 한인 언론 매체와 한국 언론들에도 보도되었다.
ⓒ 노스코리아 타임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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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에 대한 저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성범죄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한국 사회에서 살아온 한국인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의 성범죄자에 대한 냉혹한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한국에서의 버릇을 그대로 누리며 살다가는 한마디로 '패가 망신하고 신세 망친다'는 것입니다. 제발 "자기 버릇 개에게나 주자" 이겁니다.

취중진담의 끝을 제 친구의 아버지 얘기로 맺을까 합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하신 친구의 아버지가 저와 친구를 앉혀 놓고 늘 하던 잔소리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세 끝을 조심혀야 하는 뱁여! 혀끝(말), 가운데끝(성기), 발끝(드나드는 곳), 이거 잘 못 놀리다 패가망신하는 사람 많이 봤는디, 특히 '가운데 끝'을 조심혀야 하는 겨!"

그런데, 저는 올해 27세 된 아들에게 이렇게 잔소리를 하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말여, 혀끝, 가운데끝, 발끝, 그리고 손끝을 조심 또 조심혀야 하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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