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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이용마 홍보국장.
 MBC노조 이용마 홍보국장.
ⓒ MBC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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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MBC를 훼손한 것은 노조가 아니라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이다. 김재철 사장이 오기 전에 MBC 뉴스 시청률은 13~15% 나왔고 지금은 10% 나오지만, 그것도 뉴스 시간을 1시간으로 늘려 시청률을 억지로 올리는 꼼수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주요일간지에 광고를 낸 김재철 MBC 사장과 경영진의 주장에 이처럼 반박하였다.

이 홍보국장은 지난 8일 여의도 MBC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마련된 인터뷰에서 "현장 분위기가 좋다"면서 "재작년에 파업한 것은 MBC가 망가질까 봐 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MBC가 이미 망가졌다. 싸운 게 두 번째라 '이번엔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파업 현장 분위기를 전하였다.

앞서 노조는 '김재철 사장을 찾습니다'라는 광고를 냈다. 이와 관련해 이 홍보국장은 "(1월) 25일 기자들이 먼저 제작 거부에 들어갔을 때부터 (김 사장이) 출근을 안 한다. 일반적으로 사장은 회사에 애착을 갖고 수습하기 위해 노력할 텐데 김 사장은 전혀 그런 노력 없고 배째라는 식이다. 광고는 얼마나 사장 자질이 없는지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광고를 낸 취지를 설명하였다.

유독 MBC 기자들이 취재 거부당하는 사례가 부각되는 원인을 "MBC뿐만 아니라 KBS나 SBS 기자에 대해서도 취재거부를 한다. 하지만 더 크게 부각되는 원인은 그동안 MBC에 대한 신뢰가 KBS나 SBS에 비해 훨씬 강했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배신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하였다.

MBC 파업이 현 정부에서만 다섯 번째다. 몇 차례 파업으로 인해 회의론을 펴는 노조원도 있을 법하다. 이 홍보국장은 재작년 파업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였다.

"재작년에 파업 39일 했고 그때가 4번째였어요. 3년 동안 100명 넘게 징계를 받았구요. 해고자만 2명 나갔고 하다 보니까 작년 한 해 동안 구성원들이 굉장히 많이 움츠러들었다. 사실 작년에 파업 찬반투표까지 하고 돌입 직전까지 갔지만 김 사장의 양보로 접을 수밖에 없었다."

끝으로 이 홍보국장은 국민들에게 "힘들게 왔기 때문에 힘 닿는 데까지 싸울 거다. 많은 지지와 응원 보내 주시길 바란다"면서 "그게 파업을 승리로 이끌게 하고 MBC가 제자리로 찾아가는 데에 중요한 힘이 된다"고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하였다.

"이번에는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 강하다"

다음은 MBC 노조 이용마 홍보국장과 일문일답.

- 파업이 시작된 지 1주일이 지났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파업 시작한 지 열흘 되었어요. 현장 분위기는 굉장히 좋아요.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해요."

- 의지가 강한 이유가 있을까요?
"재작년에 저희가 39일 동안 파업했는데 그때 실패했거든요. 그 당시 김재철 사장이 낙하산으로 투입됐을 때 우리가 반대 파업을 했었는데 결국 김 사장을 쫓아내지 못했어요."

- 왜 실패했나요?
"김 사장이 안 나가고 버티니까 그랬던 거죠."

- 그럼 이번에도 버티면 포기하나요?
"다르겠죠. 그때는 김 사장이 회사야 망가지든 말든 버텼고, 그래서 조합이 이렇게 가다가는 회사가 망가지겠다고 생각해서 파업을 접고 포기한 거에요. 하지만 이번에는 여러 가지 상황이 달라요. 그리고 두 번째라 '이번에는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요. 파업 참여 열기도 높아요. 재작년보다 파업 참가자 수가 늘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참가자가 줄기보다 오히려 늘어나는 편이에요."

- 현재 노조에서 김 사장을 찾는 광고를 낸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낸 이유가 무엇입니까?
"김 사장이 지난달 25일에 기자들이 먼저 제작거부에 들어갔잖아요. 그때부터 사라져서 회사에 정상적인 출근을 안 해요. 이건 사장을 찾는 일종의 퍼포먼스인데 김 사장이 얼마나 CEO로서 자질이 없는지 더구나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자질이 없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거예요. 일반 사기업의 CEO라면 대부분 회사를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회사가 망가지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자는 것이 사장의 심리고 또 그런 식의 행동을 하거든요.

그런데 김 사장은 주인의식이 전혀 없는 거예요. 이 회사가 망가지든 말든 관심이 없어요. 일단 '노조와의 싸움에서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노조가 제풀에 지쳐 떨어질 때까지 '나는 밖으로 나돌겠다. 무조건 나는 버틴다. 니들이 어떻게 하든 나는 안 나간다'는 생각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거죠. 재작년에 39일 동안 파업을 했는데 그때 먹혔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뒤로 상습적으로 이런 전략을 쓰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요. 조합원들이 '이번에는 어렵게 파업 들어왔는데 끝을 봐야 한다'는 정서가 강해요."

"임금이나 저희 복지 위해 파업한 적이 없다... 공정방송 하자는 파업"

- 파업의 목적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죠. 사측에서는 이것을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했는데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입니까?
"법적으로 굳이 따진다면 불법이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 또 불법이 아니라는 민변의 유권해석도 나왔어요. 무슨 말이냐면 파업은 근로조건과 관계된 거잖아요. 저희의 경우 근로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보도'거든요, 그런데 공정보도를 못 하도록 막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걸 하자고 파업하는 거죠. 그래서 엄격히 해석을 하자면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파업이기 때문에 합법이라는 해석이 법조계에서 나와요.

두 번째로 이번 파업을 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김 사장이 노조와 약속을 한 사실상의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단체 협약을 지키지 않아서 그런 것이거든요. 단체협약상 공정방송을 해칠 경우에 공정방송 협의회를 열어서 문제 인사에 대해 문책을 요구하게 되어 있어요. 문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까 김 사장이 공정방송협의회를 안 열고 있어요. 저희가 작년 11월 30일에 회사로 공방협 서한을 보내서 2월이니까 두 달이 넘었잖아요. 근데 열 의사가 없어요. 본인이 먼저 법을 위반한 거거든요. 거기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죠.

그리고 사측이 얼마 전에 일간지 광고에 낸 것에도 밝혔듯이 임금이나 해고자 복직 같은 문제가 아니에요. 공정방송 하자는 것이고 그만큼 저희 파업이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죠. MBC 노조가 87년에 만들어졌으니까 25년 되었죠. 그동안 이번까지 11번째 파업이에요. 그런데 임금이나 저희 복지를 위해 파업한 적이 없어요. 항상 공정방송 하자는 파업이었고, 그게 아니면 최소한 방송악법폐기 내지는 민주적인 방송법을 만들어 달라는 파업이었어요."

- 파업의 계기가 된 것은 공정보도인 것으로 압니다. 공정과 중립을 혼동하곤 하는데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공정과 중립은 분명히 다르거든요. 우리가 공정 보도라고 말할 때는 말 그대로 어떤 것이 옳고 그름을 따져서 정치권이라 해도 기계적인 중립을 따지기에 앞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 잘못됐다고 분명하게 지적을 하고 옳은 부분에 대해 옳다고 말하는 것이 맞거든요. 사실 이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저희들 내부의 이슈랄까요. 내부에서 논하는 문제가 이거였어요. '왜 우리가 기계적으로 여와 야를 균형을 맞춰서 중립이라는 이름하에 보도를 해야 되느냐?'였거든요.

그런데 현 정부 들어오고 김 사장 들어와서는 공정보도를 논하기 전에 기계적인 중립조차도 안 지켜지는 거에요. 사실 현 정부하에서 요구하는 것은 공정보도보다 기계적인 중립보도라도 지켜달라 그거라도 하자는 거예요. 물론 공정보도가 이뤄지면 가장 좋겠죠. 하지만 기계적 중립도 안 지켜지는 판에 공정보도를 논하는 건 웃기는 거에요."

- 보통 파업은 노조에서 시작하는데 이번엔 기자들이 먼저 제작거부에 들어간 뒤에 파업이 시작되었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그건 당연한 거에요. 왜냐면 가장 큰 문제가 공정보도잖아요. 그러면 공정보도라는 것은 뉴스와 시사프로에요. 물론 시사프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뉴스는 매일 보도가 이뤄지니까 비중이 더 크죠. 시사프로는 45분짜리로 일주일에 한두 개 나가잖아요. 그러다 보니 분량이 많지 않아요. 가장 큰 영향력은 뉴스고 또 MBC 내외부에서 문제가 많다고 지적받는 것은 뉴스예요. 그렇기 때문에 뉴스를 만드는 당사자인 기자가 먼저 행동을 하는 것이 정상이죠. 기자들이 먼저 잘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싸우는 것이 정상이죠.

그래서 기자들이 먼저 제작 거부한 것이고 다른 PD들도 작년 1년 내내 엄청 싸웠어요. 시사교양 PD들의 경우에 기자에 비해 숫자가 많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그 사람들의 경우 파업이나 제작거부를 하더라도 사내에서 영향력이 기자들에 비해 떨어져요. 작년에 시사교양PD가 제작거부를 한다고 했을 때 노조에서 막았어요. 왜냐면 기자들이 조용한데 시사교양PD들만 움직여서는 전체적인 파업도 안 이뤄지고 잘못하면 시사교양PD만 다친다고 해서 막았어요.

하지만 기자의 경우는 숫자가 많고 MBC의 가장 어떻게 보면 공정성이나 신뢰성을 해친 주된 영역이 뉴스인데 그 당사자들이 먼저 행동하는 것이 지극히 옳죠. 그래야 엔지니어나 아나운서든지 일반 관리직 사람들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기자들이 제작거부 한다고 할 때 적극 찬성했고 제작거부에 들어간다면 노조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겠다고 한 것이죠."

"1등 방송 MBC를 훼손하는 것은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

- 언론보도에 의하면 MBC 기자가 취재 나가면 거부 하는 것으로 압니다. KBS나, SBS도 보도가 별 차이 없는데 유독 MBC 기자만 거부하는 이유가 뭐라 생각하십니까?
"사실 MBC뿐만 아니라 KBS나 SBS 기자에 대해서도 취재거부를 해요. 왜냐면 KBS나 SBS도 MBC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지상파 기자 모두에게 취재 거부하는 것이 사실이에요. 다만, 그동안 MBC에 대한 신뢰가 KBS나 SBS에 비해 훨씬 강했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배신감이 더 크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MBC 기자에 대한 취재 거부가 훨씬 부각된 것이죠."

- MBC 파업에 대해 시민들 반응은 어떤가요?
"MBC가 파업을 한다라고 하니까 처음에는 냉소적인 반응도 많았어요. '이제 와서' 혹은 '뒤늦게'라는 반응도 많았는데 실제 파업을 하고 저희가 파업을 하면서 대국민 사과문도 발표를 했어요. '석고대죄합니다'라는 글도 발표하고 영상도 띄우고 하니까 저희의 진정성이 많이 전달된 것 같아요. 그래서 파업이 들어간 이후에는 냉소적은 반응보다는 지지하는 반응이 훨씬 많아요. 냉소적인 반응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 지난 6일 사측이 '1등 방송 MBC가 훼손되고 있습니다'라는 광고를 주요 일간지에 냈죠. 사측의 주장은 "시청자에게 호평이 이어지고 또 뉴스도 시청률이 올랐다"라고 했습니다, 뭐라 답하시겠습니까?
"지금 1등 방송 MBC를 훼손하는 것은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이죠. 재작년에 김 사장이 온다고 할 때 저희가 파업을 했잖아요. 조합원 중 한 명이 '그때는 MBC가 망가질까 봐 했다. 하지만 지금은 MBC가 이미 망가졌다'라는 말을 했어요 저희가 외치는 구호 중 하나가 'MBC가 무너졌다. 김재철은 퇴진하라'거든요. 이미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쫓겨나고 시청자들이 외면하고. 시청률이 올랐다고 하는 데 거짓말이에요.

시청률 조사기관이 두 군데잖아요. TNmS와 AGB닐슨이 있는데 TNmS에서는 MBC 뉴스가 재작년부터 한 자리 수로 떨어졌고 재작년 한 해 동안 SBS와 엎치락뒤치락을 하다가 작년부터는 SBS에게 추월을 당해요. 그런데 회사는 TNmS 측 조사를 공지 안 해요. MBC에게 불리하게 나온다고 계약을 끊었어요. 그리고 AGB닐슨만 쓰는데 AGB닐슨 조사결과도 꼴등이에요.

MBC 뉴스가 김재철 사장 오기 전, 그리고 이명박 정부 전에는 13~15%였는데 지금은 10%에요. 그것도 기존에 45분 하던 뉴스를 스포츠뉴스를 통합하고 광고를 없애서 1시간을 해요. 뉴스 시간을 늘려서 시청률을 억지로 올리는 꼼수를 쓴 거에요. 왜냐면 뒤에 드라마가 있기 때문에 드라마 보는 사람들이 뉴스 후반부쯤에 MBC로 채널을 돌리는 거에요. 그래서 뉴스 후반부 시청률이 자동으로 올라가요. 맨 뒤가 날씬데 날씨 시청률이 가장 높아요. 그런 식으로 억지로 시청률을 끌어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뉴스 시청률이 10%밖에 안 나왔어요. SBS 경우 지금 13% 정도 나와요. SBS 시청률이 원래 MBC 시청률이에요. MBC 시청률이 파업 이후에 7~8% 정도 나오는데 그 정도 아니면 더 아래 6%대가 SBS 시청률이었거든요. 지금 완전히 뒤바뀐 것이죠. 그만큼 MBC를 망가뜨린 건 김 사장이에요,"

- 현 정부 들어 파업이 5번째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MBC가 파업한 기억이 없는데 현 정부 4년 동안 5번이면 1년에 1번 넘죠. 여러 번 하면서 노조 내에서 '파업해봤자 무슨 효과가 있느냐?"는 회의론을 말하는 노조원도 있을 듯한데...
"그래서 파업 시작할 때 주저했던 것이고 또 국민들이 '이제 와서', '뒤늦게'라고 하시는데 저희가 재작년에 파업 39일 했고 그때가 4번째였어요. 3년 동안 100명 넘게 징계를 받았구요. 해고자만 2명 나갔고 하다 보니까 작년 한 해 동안 구성원들이 굉장히 많이 움츠러들었던 거예요. 물론 작년에도 파업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 상태에서 김 사장이 노조를 완전히 죽이기 위해 단체협약을 해지시켰고 MBC 역사상 처음으로 합법적인 파업을 준비해요(웃음).

그래서 파업 찬반 투표까지 해서 작년 가을에 파업에 돌입하려고 준비를 했어요. 작년에도 어려웠어요, 왜냐면 구성원들이 파업 회의론도 있고 재작년 39일 파업으로 얻은 상처가 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파업을 준비했고 돌입하기 직전까지 갔어요. 작년에 생각보다 찬성률이 높고 돌입 직전까지 갔던 것은 MBC 노조 역사상 최초의 합법 파업을 준비했던 것이고, 합법이라는 테두리가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어느 정도 안심했고, 또 한편으로는 단협(단체협상) 해지는 사실상 노조 문 닫으라는 것이거든요. '노조 문 닫으라는 것까지는 용납 할 수 없다'는 것이 뒷받침 되니까 굉장히 많이 찬성했어요.

그래서 파업 직전까지 갔지만 김 사장이 상황을 안 좋다고 보고, 단협 해지해서 노조 문 닫으라는 것은 명분이 없잖아요. 찬성률도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게 나왔고 이런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단협을 다 양보했죠. 원래 자기가 없앤 것을 다 회복시켰어요. 그러다 보니 파업을 접을 상황이 된 거에요. 그 뒤로 단협만 잘 준수를 해도 MBC에서 공정 방송 문제는 제기될 수가 없어요. 단협이 타방송사에 비해 굉장히 잘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공정방송 협의회를 하도록 되어 있어요. 보도가 나갔는데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노사가 공정방송 협의회를 열어서 문책을 요구하도록 되어 있어요. 처음 문책했을 때는 사실상 별 실효성이 없어요. 노사 동수가 되면 충분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단협상 사장이 받아들이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당사자가 또 걸리면 노사 동수라도 사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받아들이게 되어 있어요."

- 특별한 사유란 무엇입니까?
"이것은 당사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노조에서 보도국장에게 책임을 물었는데 보도국장이 본부장으로부터 압력을 받아 어쩔 수 없이 했다고 할 경우에 국장도 문제가 되지만, 본부장이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 경우엔 본부장을 자르는 것이 더 맞잖아요.

근데 본부장은 놔두고 국장만 자르라는 것은 잘못된 거죠. 두 사람을 같이 자르라고 하든지 아니면 본부장만 자르라고 하든지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요? 이런 경우를 말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 걸릴 일은 거의 없어요, '2진 아웃' 제도에요. 무조건 누구든 바꾸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저희 단협이 강력해요. 그것만 지킨다면 본부장이나 국장이 공정방송을 해치려는 행위를 버젓이 못 하죠. 그런데 문제는 김재철 체제 안에서는 그런 것조차 안 지켜진다는 거예요."

"대체인력 뽑을 회사의 계획이 조합원들 분노만 고조"

- 2년 전 파업 포기했던 이유 중 하나가 지방선거 보도 때문으로 알아요, 올해는 총선이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아요. 다른 것이 뭐냐면, 그 당시에는 앞서 말했듯이 MBC가 망할까봐 파업을 했지만 끝내 안 나가고 버티니까 '이대로 가면 회사가 망가지겠다, 일상 투쟁하자'고 판단했어요. 일상투쟁이라는 것이 지방선거 보도 잘하고 해서 압박하자는 판단을 했어요. 그리고 당시 천안함 사태가 나니까 MBC 파업이라는 게 국민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것이 커요. 두 가지가 작용을 했던 것이고 반면 지금은 이미 MBC가 망가진 상태기 때문에 지금 총선 보도를 잘 해보자란 것이 의미가 없어요. 올라가 봐야 총선보도 제대로 안 돼요, 차라리 그럴 바엔 보도 안 하는 게 낫다는 거죠."

- 사측에서는 노조원을 대신해 계약직을 뽑아 파행되는 방송에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어떻게 대처할 계획이십니까?
"회사에서 뽑겠다는 대체인력이 극소수고, 그리고 대체인력으로 방송을 정상화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요. 오히려 대체인력을 뽑을 회사의 계획이 조합원들의 분노만 고조시키고 있어요."

- 언론 환경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상파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지상파에 케이블, 위성은 물론이고 인터넷 방송 또한 결코 무시 못할 상대죠. 즉 프로그램만 좋다면 그게 어디든 국민들은 보고 듣죠. 이런 환경에 대해 지상파 언론인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케이블이나 위성의 영향력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반면에 인터넷을 통한 대안매체들의 등장은 상당히 영향력이 있다고 봐요. 물론 이 부분의 영향력도 사실 지상파 방송이나 기존 언론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면 사라질 거라고 봐요. 왜냐면 기존 매체가 구축한 인프라 자체가 상당히 강력하거든요. 쉽게 말해 <나꼼수>를 듣기 위해서는 다운을 받아야 하고 물론 아무 데서나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좀 불편하잖아요. 반면 방송의 경우 늘상 보는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매체가 국민에게 줄 수 있는 채널의 용이함이랄까 이런 것은 강해요. 드라마를 보다 뉴스시간 되면 돌려 보면 되는 것이고 요즘엔 IPTV가 있어서 뉴스도 다시 볼 수 있잖아요. 이런 상황이니까 기존 언론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면 인터넷을 통한 대안 매체들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어요."

- 없어지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그것보다는 사회나 역사적인 배경과 관련이 된 것이죠. 저는 그 자체가 완전히 다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왜냐면 민주주의 사회니까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 것이고 아마 그 시절이 되면 대안매체들은 대안매체들로서 낼 수 있는 또 다른 목소리가 있을 겁니다. 그런 역할을 하면 되겠죠. "

"MBC 노조에서 인터넷 방송국을 만들 것"

- 파업 초기 MBC 파업 중에 기사를 <뉴스타파>에 공급하기로 했다가 보류된 것으로 압니다.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뉴스타파>와 따로 가기로 했어요. 따로 가겠다는 방침이 확정되었는데 MBC 노조에서 인터넷 방송국을 만들 겁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뉴스를 만들고 제대로 된 PD수첩을 만들어서 보급을 하기로 했어요."

- 그럼 2년 전 파업할 때 <파업데스크>를 제작했는데 그것과 다른가요?
"네 달라요. 그때는 저희 파업 소식을 전달했던 것이고 이번엔 그런 게 아니에요. 짧게 소개하자면 오늘(9일) 다섯 개를 까는데 내용이 MB 정부 들어서 하지 못했던 방송으로서 MB 비리 가계도, 엉터리 MB 예산 현장을 가다, 부산일보 해결 의지 없는 박근혜, 정도..."

- 이번 제작은 그냥 파업소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뉴스를 제작한다는 거죠?
"그렇죠. 그리고 PD수첩 경우에도 MB정부에서 언론장악을 1탄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어떻게 언론장악을 해서 이끌어 왔는지에 대한 보도를 준비하고 있어요."

- 그럼 제작비도 들 텐데...
"일단은 노조 파업 기금으로 충당을 할 거에요. 최대한 지원을 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할 생각이에요."

- 마지막으로 MBC를 사랑하는 국민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들 힘들게 들어왔기 때문에 힘닿는 데까지 싸울 거예요. 재작년에 천안함 사태에 묻혀 MBC 파업이 실종됐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마시고 많은 지지와 응원 보내 주시길 바래요. 그게 파업을 승리로 이끌게 하고 MBC가 제자리로 찾아가는 데에 중요한 힘이 될 겁니다."

덧붙이는 글 | 필자 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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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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