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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어. 17대 국회는 이겼지만 무능했어. 18대 국회? 야권에 야성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나와봐. 민주진보 양당 공천준비과정… 뭐야 이게. 제발 시민의견 좀 받아. 더 역동적 국회를 만들란 말이야." - 김혁

"그래. 내 말 잘 들어. 우리 이제 제발 '비판적 지지' 좀 그만하자. 최악을 피해 차악으로 하는 투표. 20년 넘게 계속 했어. 더 해야 돼? 국민이 공천권 좀 갖자 제발. 개혁후보 국회로 보내서 우리 말 좀 잘 듣고 99% 시민 위한 정치 좀 보자. 왜 떫어?" - 조경민

"그렇게 자꾸 우릴 이상한 눈으로 보지마. 그래도 우린 포지티브야. 총선유권자연대 떴다. 걔네 낙선운동 한댄다. 리멤버 댐. 어 어. 새누리당 긴장하는 소리 들린다. 민주통합당. 안심되냐? 리멤버 댐. 새누리당에만 있다고 착각하지마." - 김민영

"민주통합당 공심위… 푸… 그래 국민은 그렇게 비웃고 있어. 공천 심사 대상자에 그렇게 많은 현역 의원 들어간 거 봤냐? 도대체 누가 누굴 심사하겠다는 거야? 너희들 계파간 나눠먹기 안 한다고 했지. 두고 보겠어. 잘 들어." - 이원영

99%를 위한 총선 점령 프로젝트(www. 99win.kr)로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시작한 '목 짧은 4인방' 조경민, 김민영, 김혁, 이원영씨.
 99%를 위한 총선 점령 프로젝트(www. 99win.kr)로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시작한 '목 짧은 4인방' 조경민, 김민영, 김혁, 이원영씨.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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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네 가지'를 패러디했다. 이 네 남자가 새로 시작하는 시민정치운동은 그 프로를 닮았다. '네 가지'는 각각 비호감을 외치지만 매주 공감하기 쉬운 메시지를 던진다. 이들도 그렇다. 스스로 '목 짧은 4인방'이라고 밝힌 이들이 시작하는 시민정치행동. 퍽 공감이 된다.

그들은 한국정치에서 '국민공천운동'이라는 새로운 시민정치행동을 시작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민주통합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무려 8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지만 공심위 구성 과정은 뭥미? 이대로 방치하면 '도로 열린우리당' 된다고 우려했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캠프에서 자원봉사했던 네 남자가 뭉쳤다. 김혁(50·전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정책실장) 목사, 김민영(45)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서울 마포 공동체 성미산마을 활동가이자 소셜디자이너라고 본인을 소개한 조경민(43)씨, 정치학 박사를 수료하기만 해서 '빅사'로 불리는 이원영(49)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10일부터 '99%를 위한 총선 점령 프로젝트'(www.99win.kr)를 시작한다. 4대강 폭파 4인방, 검찰개혁 5인방, 언론개혁 10인방 등등 각각 개혁주제별로 그 임무를 19대 국회에 가서 제대로 수행할 개혁전사를 국회에 보내자는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펴겠다는 것.

<오마이뉴스>는 지난 7일 이 네 남자의 새로운 시민정치혁명 도전기를 들었다. 이 네 남자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한 가지 개혁의제를 생각했다. 동네 골목마다 국공립 보육시설 지어줄 10인방! 공교육 똑바로 세워줄 5인방! 제주 강정마을 지켜줄 3인방! 머릿속에 자꾸 떠오른다. 이 운동이 성공한다면 우리 모두가 원하는 개혁전사를 국회로 보낼 수 있게 될까. 

다음은 그들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박원순이 이어준 네 남자의 인연

- 99%를 위한 국회 점령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김혁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캠프에서 활동했던 우리는 1월 초 change+라는 시민정치행동 그룹을 만들어 뭔가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열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그 논의과정에서 99%를 위한 국회 점령 프로젝트를 만들었고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함께 일할 사람들을 모았다."

김민영 "박원순 시장 선거를 뛰면서 아, 이런 정치도 가능하구나, 일종의 '시민참여의 맛'을 본 우리는 새로운 정치를 위한 공동모색이나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좌충우돌 끝에 99% 국민의 뜻에 맞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 당면의 핵심과제라고 생각했고, 이 캠페인을 기획했다. 결국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후보를 국회에 많이 들여보내자는 것 같아 이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각 분야에서 개혁과제를 완수할 종결자를 발굴하자! 이거다."

- 어떤 분야의 어떤 사람들을 국회로 보내자는 것인가.
조경민 "검찰개혁 종결자 5인방을 추천해달라. 4대강 폭파 6인방을 추천해달라. 등 우리 사회에 산적한 개혁과제들이 있다. 이걸 국회에 가서 똑바로 실천할 사람들을 국민공천으로 추진하자는 게 우리의 취지다. 검찰개혁도 그저 뭉뚱그릴 게 아니라 MB시대 정치검찰을 확실히 청산, 중수부 해체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신설 등의 과제를 직접 실천할 종결자를 찾는 게다. 우리는 이 같은 개혁의 상징적 과제를 국회에서 반드시 해낼 열혈전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걸 자천타천으로 추천받겠다."

- 구체적으로 활동은 어떻게 하게 되는 것인가.
김혁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하고 그 온라인 사이트에 개혁과제별 종결자 후보를 추천받는다. 일반 네티즌들은 그분들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다. 일종의 검증과 논쟁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전문가 검증이 아니라 네티즌 검증이 핵심이고, 이들을 우리는 국민공천단이라 이름붙였다. 일정한 시점 뒤에 후보가 압축되면 그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할 것이다. 예컨대, '검찰개혁 종결자 5인방'이 선정되면 이들을 공천해달라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에 이들을 추천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후보가 되어 당선될 수 있도록 캠페인에도 직접 참여할 것이다. 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자원봉사도 기꺼이 한다."

이원영 "1000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총선유권자네트워크는 'REMEMBER THEM!'이라는 콘셉트로 낙선운동을 조직하고 있다. 거기에는 대개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많은데, 우리가 하는 이 캠페인에는 새누리당은 단 한 명도 없다. 우리는 그들에게 아예 관심이 없다."

- 유명인사에 대한 인기투표가 되지 않겠나.
조경민 "자천타천 된 사람들이 개혁과제별로 자신의 로드맵을 얘기하게 된다. 당연히 웹 상에서 서로 토론하며 정책과제 중심으로 논의가 모아지게 돼 있다. 유명한 사람이 유리한 게 아니라 그동안 그 정책과제에서 얼마나 뚜렷한 활동의 족적을 갖고 있는가가 국민공천단의 중요한 평가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혁 "이번 총선에서 우리는 두 야당을 포함한 야권이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99%가 원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압승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좋은 후보가 발굴돼야 한다. 안 그러면 사람들이 투표하러 안 간다. 또 정치신인들이 선거운동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배틀 방식의 게임 방법을 통해 정치신인의 등용문도 열릴 것이다. 시민의 힘으로 정확한 공천을 압박하고 총선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게 이 캠페인의 기조다."

- 1000여 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총선유권자연대는 낙선운동을 조직하고 있다. 그들과 연대할 생각은 없나.
김혁 "기존의 시민단체들은 18대 총선까지는 심판을 보거나 중재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캠페인은 심판이나 중재자 역할을 하지 않는다. 시민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하도록 정당을 압박하고 당선되도록 활동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들이 국민공천단의 추천인사들을 최대한 반영한다면 총선완승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김민영 "1000여 개의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총선유권자연대는 REMEMBER, ASK, VOTE. 그러니까 기억하고 요구하고 심판하라 이런 콘셉트로 낙선운동을 기획했다. 우리는 충분히 그들과 내용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다만, 리멤버 해야 할 대상에 너무 한나라당 출신이 많아 우리쪽은 그것을 논외로 치겠다, 우리는 야당 중에 리멤버 할 사람들을 골라내겠다, 그런 입장이다."

김혁 "17대 국회는 승리한 국회였지만 무능했다. 18대 국회는 여소야대였지만 야권의 야성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무능한 야당. 민주통합당의 공천준비과정, 통합진보당의 공천준비과정을 보면 뭥미? 싶다. 새누리당은 대폭 물갈이를 준비하고 예고하는데 민주통합당은 여론이 우호적이라고 그새 교만해졌나 우려된다.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 대대적인 물갈이, 무능한 의원을 퇴출시키고 새로운 의원들이 들어가 민주 진보적 활동을 좀 더 역동적으로 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리멤버 댐? 새누리당에만 있지 않다"

김민영 "우리에게는 MB치하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줄 개혁전사가 필요하다."

조경민 "다른 것 다 떠나서 이제 제발 비판적 지지 좀 그만 하고 싶다. 매번 정당이 내놓은 후보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최악을 피하는 차악의 심정으로 투표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20년 넘도록 했다. 이제 제발 그만하고 싶다. 국민들이 공천권을 갖고 제대로 된 개혁후보를 국회에 보내 한미FTA, 이라크 파병에서 보여줬던 무능한 모습을 보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만들겠다. 시민직접행동.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조직하고 우리가 낸 과제를 수행할 우리의 후보를 뽑을 것이다."

이원영 "민주통합당의 공심위 구성을 본 뒤 이 당이 제대로 공천을 할 것인가 우려가 커졌다. 당내 공심위원들을 보면 계파간 나눠먹기가 너무나 명백해 보인다. 좋은 후보로 인적 쇄신을 하고, 정치질서를 재편해서 새로운 사회 만들기에 나서길 바라지만, 이런 국민의 뜻과 관계없이 당이 제안하는 몇 명을 고를 수밖에 없는 수준이 된다면 그것은 상당한 재앙이 될 수 있다."

김혁 "민주통합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80만 명의 시민이 몰렸다.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어도 '시민참여의 맛'을 봤다. 그러나 공심위 구성 과정에서 또 다른 실망감이 시민들을 옥죄고 있다. 페이스북 등에서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이 꽤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함께 나갈 것이다."

-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나? 오프라인 활동계획은 없나.
이원영 "오프라인에서도 국민공천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이 모임에 공감하는 모든 이들이 모이는 오프라인 회의를 할 것이다. 재밌게. 1천~2천 명이 모이면 집회 형식이 될 수도 있다. 방법은 게릴라 식이다. 장소는 규모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 돈은 추진위원들이 1만 원 이상을 내는 식의 십시일반으로 모은다. 참여단체로부터 일부 후원을 받기도 한다." 

김혁 "우리는 99%를 위한 총선 점령 프로젝트의 실무단에 불과하다. 우리끼리 몇 가지 용어로 참여층을 구분했는데, 우선 맞팔이 있다. 맞팔은 내가 꿈꾸는 나라, 6월포럼, 체인지 광주전남, 체인지 대구, 2012생명평화 기독교행동 등의 시민단체들이다. 팔로워는 그밖의 시민단체, 네티즌그룹 및 시민들이다. 언팔도 있다 새누리당, 어버이연합, 뉴라이트 관련 단체, 박사모, 가카와 그네공주 등이다."

- 분야별 개혁과제를 담은 종결자들은 주로 어떤 분야로 압축될 수 있겠나.
김민영 "언론개혁 종결자, 조중동 특혜 반대 종결자, 4대강과 반핵 종결자, 재벌개혁 종결자 등 개혁과제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그에 걸맞은 사람들도 늘게 될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한미FTA 폐기그룹은 8천 명 정도가 활동 중인데 이들은 이미 'REMEMBER THEM' 대상을 정한 걸로 알고 있다."

- 만일 19대 때 개혁과제 종결자로 지목돼 국회에 들어갔으나 종결짓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나.
김혁 "우선 이번 프로젝트의 종결자로 참여하는 정치인에게 서약을 받을 것이다. 제대로 임무수행을 못하면 20대 국회 총선 때는 당연히 이 분에 대한 낙선운동에 들어간다. 종결자로 선정됐는데 종결을 하지 못하면 종말을 맞는 게다."

-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가 남겠나.
이원영 "하버마스가 말한 공론장 구실을 톡톡히 하게 되는 것이다. 시민사회와 정치사회가엮이는 매개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김민영 "민주통합당의 대표 최고위원 경선할 때 넷심은 FTA 어떻게 할 것인데? 였다. 그런데 정작 그 문제를 담아낼 공론장이 없었다. 만일 그 문제에 대한 의견을 모을 자리가 있고 그것이 힘으로 표출될 수 있었다면 결과는 또 어떻게 됐을까. 네티즌들의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 요구된다. 그러면 한국정치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태그:#99% 총선 점령 프로젝트, #새누리당, #개혁 종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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