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에서 '허재', '이상민'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자타공인 한국 농구의 전설이다. 지난 1월 열린 2011-2012 프로농구 레전드 올스타에도 '당연히' 선정됐다. 농구대통령과 영원한 올스타가 그렇게 한 자리에 다시 모였다. 

1965년생 허재 감독과 1972년생 이상민은 7살 차이다. 동시대에 뛰었다고 하기는 다소 애매하다. 이상민이 절정일 때, 허재 감독은 완벽한 전성기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전혀 다른 시대에 뛰었다고는 할 수 없다. 둘은 현역 시절 종종 소속팀을 이끌고 맞붙었다.

 2011 KBL 레전드 올스타전 유니폼 경매에 참가한 허재 감독(왼쪽)과 이상민

2011 KBL 레전드 올스타전 유니폼 경매에 참가한 허재 감독(왼쪽)과 이상민 ⓒ KBL


허재 감독과 이상민의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심지어 스틸까지 능했다. 두 선수는 팀의 리더이자 KBL 대표 스타였다. 당연히 둘이 맞붙는 경기에는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 두 선수가 말 그대로 '달린' 경기다. 1999년 2월 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중립경기) 열린 1998-1999 정규리그 원주 나래와 대전 현대의 5번째 맞대결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나래 허재는 39분을 뛰며 38득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 8스틸을 기록했다. 허재는 트리플더블 보다 더 뛰어난 기록을 보여줬다. 이상민도 만만치 않았다. 이상민은 18득점, 12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의 활약으로 40분 전체를 뛰었다. 둘은 '트리플더블 급' 활약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은 49-39로 현대가 앞선 채 마쳤다. 3쿼터에 두 팀은 각각 13점씩을 올렸다. 팽팽함과 긴장감이 계속 흘렀다. 4쿼터를 앞두고 62-52로 현대가 여전히 나래에 10점 앞섰다.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점수 차였다.

승부는 4쿼터에 갈렸다. 허재가 '타짜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폭발력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허재는 4쿼터에만 18점을 몰아넣었다. 지난 4번째 맞대결에서 연장 접전 끝에 패한 것을 되갚은 셈이었다. 

특히 놀라운 점은 허재가 이런 활약 속에 실책이 3개에 그쳤다는 점이다. 허재가 왜 농구대통령인지 그대로 보여줬다. 이상민 또한 40분을 뛰며 현대를 이끌었지만, 7개의 실책은 다소 아쉬웠다. 경기 결과는 나래가 84-76으로 현대를 이겼다. 

데릭 존슨(나래)은 21득점 11리바운드로 힘을 더했고, 조니 맥도웰(현대)은 19득점, 15리바운드로 제몫을 다했다. 

1999년 2월 21일 열린 원주 나래와 대전 현대 4쿼터 영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komsy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허재 이상민 프로농구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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