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과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별들의 잔치가 진행된다. 이름하여 2011-2012 KBL 올스타전. 이번 시즌의 올스타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행사들이 준비돼 있다.

 

우선 KBL 15주년을 맞아, 15주년 레전드 올스타전이 열린다. 현주엽의 불참이 아쉽긴 하지만, 이상민과 허재, 강동희, 김병철 등 최고의 레전드 선수들이 출전한다. 또한 김선형과 전태풍의 1on1 대결, 오세근과 최진수의 1on1 대결, 그리고 이승준, 이동준 형제 vs 문태종, 문태영 형제의 2on2 대결도 펼쳐진다.

 

심지어 28일 오후 5시부터는 신도림 디큐브시티, 목동 현대백화점, 왕십리 엔터식스, 송파구 가든파이브 등으로 올스타 선수들이 직접 이동하면서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29일 올스타전 종료 후에는 코요테와 슈퍼스타 K3 우승팀인 울랄라 세션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

 

 문태종과 문태영의 형제 대결

문태종과 문태영의 형제 대결 ⓒ KBL

 

올스타전에 빠져선 안 될 스타, 귀화 혼혈 선수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귀화 혼혈선수들의 존재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이번 시즌에는 계속해서 '귀화 혼혈선수'들의 제도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 소속팀에서 최대 3년까지만 뛸 수 있으며, 팀을 선택할 자유 또한 없는 귀화 혼혈선수들. 올스타전을 맞아서 이 선수들에 대한 측은한 마음이 앞서는 것은 왜 일까.

 

이번 올스타전을 한 번 살펴보자.

 

우선 올스타 베스트 10에 뽑힌 선수들 중, 귀화 혼혈선수는 무려 4명으로 절반 가량에 해당한다. 이번 시즌에는 레전드 올스타전으로 인해 취소됐지만, 1년차와 2년차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루키 챌린지가 시작된 것도 귀화 혼혈선수들이 KBL에 모습을 드러낸 2009-2010시즌부터였다.

 

덩크 콘테스트에서는 지난 시즌 우승자 이승준이 다시금 멋진 덩크를 선보일 것이며,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펼쳐지게 될 1on1과 2on2도 모두 귀화 혼혈 선수들과 연관이 깊다.

 

귀화 혼혈선수들이 없는 올스타전은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다. 이 선수들은 KBL에 긍정적인 '변화'를 심어주고 있다. 우리 국내 농구 올스타전에서 용병들이 거의 출전하지 않아도 덩크가 자유자재로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 귀화 혼혈 선수들.

 

 서울 삼성의 이승준

서울 삼성의 이승준 ⓒ KBL

 

그렇지만 그들에 대한 대우는 용병 수준이다. 물론 연봉적인 측면에서는 괜찮은 대우를 받는다. 그런데, 그게 전부다. 이 선수들은 한 팀에서 3년을 뛰면 자연스레 팀을 옮겨야만 한다. 용병들 역시 한 팀에서 최대 3년까지만 뛸 수 있기에, 이들은 용병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자신이 뛰고 싶은 팀에서 뛸 수 있는 선택 권한은 그들에게 없다.

 

어느덧 이번 시즌도 거의 종료돼 간다. 그리고 문태종을 제외한 전태풍, 문태영, 이승준 등 3명의 귀화 혼혈 선수는 팀을 강제적으로 옮겨야 한다. 국가대표 선발과 올스타전 때만 되면 항상 전면에 내세워지는 KBL의 대표 선수들인 그들이, 도대체 용병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귀화 혼혈 선수들 위한 새로운 규정 만들어야

 

 문태영과 전태풍의 대결

문태영과 전태풍의 대결 ⓒ KBL

물론 당장 전태풍, 이승준, 문태영, 문태종 등을 현재의 소속팀에 어떻게든 묶어 놓자는 법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나머지 팀들에서 강한 반발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선수들의 3년 뒤, 그리고 이 선수들 이후에 대한민국 국적을 갖게 될 귀화 혼혈선수들을 위한 새로운 규정을 만들자는 것이다.

 

귀화 혼혈선수들 본인들도, 지켜보는 팬들도 그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 생각하건만, 왜 KBL은 그들을 특이한 용병 정도로만 생각하는가. 단순히 올스타전과 국가대표로 사용함으로서 팬들에게 눈요기 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인가.

 

마냥 즐길 수만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KBL 올스타전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올스타 베스트 10중에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인기 스타들. 이들이 없었던 시절의 KBL은 점차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으며, 현재의 KBL을 이끌고 있는 것은 이 극소수의 귀화 혼혈 선수들이다. 귀화 혼혈 선수들을 흥행 수단으로 사용하기 전에, 그들에 대한 대우와 제도 개선부터 수정하는 것이 우선은 아닌가.

 

이들은 이번 올스타전에서도 대한민국 농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해맑게 웃으며 자신들의 가진 기량을 마음껏 뽐낼 것이다. '차별'이란 단어는 마음속 깊이 누른 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2.01.28 14:15 ⓒ 2012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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