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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산천어축제 낚시 장면(항공촬영)
 2010년 산천어축제 낚시 장면(항공촬영)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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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에서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 꽝조사라 한다. 다시 말해서 낚시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렇게 일컫는다.

강원도 화천에서 오는 1월 7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되는 산천어축제, 5만㎡의 얼음위에는 1만2천 명이 동시에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얼음구멍이 만들어진다. 23일간 열리는 축제기간 중 투입되는 산천어 규모만 해도 90여 톤. 보통 1마리의 무게가 대략 200여 그램이니 45만여 마리의 산천어가 얼음 물속에서 유영하는 셈이다.

그런데 매년 1백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산천어축제장의 낚시터를 보면 어떤 사람은 쉴 새 없이 산천어를 잡아 올리는데 비해 대부분 사람들은 빈 바늘만 걷어 올리기 일쑤다. 축제장을 찾을 때만 해도 수십 마리 잡을 것처럼 큰소리친 아빠는 가장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똑같은 조건인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와 축제장에서 산천어를 꼭 잡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산천어축제 시작 시기인 2003년부터 지금까지 축제 실무를 담당하는 화천군청 김세훈 관광정책과장을 찾아 물었다. 인터뷰는 1월 3일 진행됐다.

이렇게 하면 산천어 꼭 잡는다

산천어 잡는 요령을 화천군청 김세훈 관광정책과장에게 들었다.
 산천어 잡는 요령을 화천군청 김세훈 관광정책과장에게 들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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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산천어가 가장 잘 낚이는 시간대는 언제인가.
"물고기들의 공통적인 현상이 아침 시간대에 잘 낚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낚시터를 오픈하는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한 시간 동안이 피크라 할 수 있다. 이유는 밤새 먹이활동을 하지 못한 물고기들이 인조미끼(메탈 또는 루어)를 보면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이나 경기도 일원에서 아침 9시까지 화천에 도착하려면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따라서 화천읍내에서 민박이나 펜션을 정해 가족과 함께 1박을 하고 여유롭게 낚시터에 입장하기를 권한다.

- 같은 공간에서 바로 옆 사람은 수십 마리의 산천어를 잡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꽝조사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잘 잡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알려 달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낚시터에 도착하자마자 금방이라도 산천어를 잡을 것 같은 환상에 얼음물속에 바늘을 드리우는데, 여유를 갖기를 권한다. 먼저 낚시터 입구에 마련된 낚시강좌 교실에 참여해 낚시요령 강좌를 경청해라. 다음 낚시터에 입장 후 주위를 둘러보면 산천어를 유독 잘 낚는 사람을 보게 된다.

그 사람이 쓰는 미끼(루어,메탈) 색깔을 살펴보자. 왜냐하면 낚시계에서 일명 타짜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물의 온도나 날씨에 따라 미끼 모양과 색깔이 다른 것을 사용한다. 다시 말해서 어제 파란색 계통의 메탈에 많은 산천어가 낚였다고 오늘도 꼭 그러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물속 온도와 날씨에 따라 산천어의 유영층이 달라진다. 물고기가 표층에 가깝게 유영하는데 바닥만 공략 한다면 꽝일 수밖에 없다."

- 어린이들이 의외로 산천어를 잘 낚는 경우도 있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성실성 때문으로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두 시간 동안 낚시를 하다가 물고기가 낚이지 않으면 딴전을 피우거나 쉽게 지루해한다. 그런데 어린이들은 배운 대로 꾸준히 낚시를 하는 경향이 있다."

산천어 낚시, 의외로 어린이들이 잘 낚는다
 산천어 낚시, 의외로 어린이들이 잘 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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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천어를 잘 잡는 방법 중 고기를 넣는 시간대 공략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일시적이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축제장에 고기를 푸는(넣는) 시간대가 하루에 세 차례 이루어진다. 산천어는 축제장에 투입되기 전 며칠간 먹이를 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고기를 풀고 몇 분 동안은 먹이 활동이 왕성하다. 이 시간대를 노리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 낚시 대를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는 이유는 미끼의 흔들림을 통해 육식성 어종인 산천어가 달려 들도록 유도함으로 아는데, 이것도 규칙이 있는가?
"낚시대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을 고패질이라 한다. 초보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이 고패질을 참 열심히 한다는 거다. 따라서 이것도 방법이 있다. 먼저 낚시대에 감긴 줄을 미끼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푼다. 미끼가 바닥에 닿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팽팽하던 줄이 늘어지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바닥에 닿았다고 느끼면 바늘을 대략 5센티미터 정도 바닥에서 띄우고 대에 줄을 매어 고정시켜라. 그리고 30~50여 센티미터 높이로 고패질을 반복한다. 그런데 산천어가 입질을 하는 순간은 낚시대를 위로 올릴 때 보다 내릴 때가 확률 상 더 높다. 내릴 때 입질 감각을 느끼는 순간 빠른 챔 질이 중요하다."

산천어낚시, 토.일요일보다 평일에 오면 한산하게 즐길수 있다(사진은 2010년 산천어축제장을 방문한 중국 인기배우 주단)
 산천어낚시, 토.일요일보다 평일에 오면 한산하게 즐길수 있다(사진은 2010년 산천어축제장을 방문한 중국 인기배우 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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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싯대는 어떤 것이 좋은가! 그리고 생 미끼는 쓰면 안 되나.
"낚싯대는 긴 대보다는 짧은 대가 좋다. 집에 견지 낚싯대가 있다면 산천어 낚시에 최고다. 집에 보유분이 없다면 3천 원 정도의 가격으로 산천어 낚시터 인근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미끼 또한 초보자들은 비싼 인조미끼보다 싼 것을 권한다. 왜냐면 요령부족으로 비싼 메탈이 바닥에 걸려 잃게 되면 섭섭한 기분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생 미끼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이유는 축제 첫해부터 수질 오염방지를 위해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비계 살이 잘 낚인다는 낭설에 속아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미 인공미끼에 적응한 산천어가 비계를 선호할 이유가 없다. 붕어낚시를 할 때 민물 새우가 많은 곳에서 지렁이 미끼에는 입질을 하지 않는 경우와 같은 이치다."

- 산천어 맨손잡기가 열리는 곳에 대해 소개 좀 해 달라. 
"지난 2011년 12월 1일 미국의 CNN에서 화천 산천어축제를 '세계 겨울철 7대 불가사의'로 꼽았다. 주 내용이 산천어낚시와 맨손잡기인데, 그들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산천어를 잡겠다고 좁은 공간에 1만2천여 명이 얼음판에 모인 장면과 그 추운 겨울에 얼음물속에서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풍경을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풍경으로 묘사했다.

그만큼 맨손잡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산천어축제의 묘미 중 하나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는 일순간 느낄 수 있지만, 이듬해 감기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들 한다. 또한 맨손잡기장 옆에 따뜻한 족욕탕도 준비되어 있으니 안심해도 좋을 듯 하다."

참가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즐겁다.
▲ 산천어 맨손잡기 참가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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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으로 참고로 독자들을 위해 낚시터 입장료와 주의사항을 알려 달라.
"크게 현장접수 낚시터와 예약 낚시터로 구분된다. 말 그대로 예약 낚시터는 인터넷을 통해 미리 예약을 하고 곳이고 현장접수 낚시터는 현장에서 바로 접수를 하는 곳이다. 금액은 두 곳 모두 성인은 1만2천 원을 받고 5천 원권의 상품권을 돌려주고 어린이는 8천 원을 받고 5천 원을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상품권은 화천에서 현금처럼 유통되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어른은 7천 원, 아이들은 3천 원이다. 그런데 횟집에서 kg당 3만 원대에 판매한다. 그렇다면 관광객들은 1마리만 낚아도 본전이란 계산이 나온다. 산천어축제의 의미가 입장료 수입에 수익 창출이 아닌 관광객들에게 겨울축제문화 제공 및 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주 목적으로 이해했으면 한다."


태그:#산천어축제, #산천어낚시, #화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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