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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11일 오후 6시 50분]

 13일 오후 학과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총장실 점거 농성을 벌이던 도중 교직원들에 강제해산에 쫓겨난 동국대 학생들이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오후 학과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총장실 점거 농성을 벌이던 도중 교직원들에 강제해산에 쫓겨난 동국대 학생들이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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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가 학과구조조정 반대운동을 벌여온 학생들에게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지난해 1월 대학구조조정 반대운동을 펼친 학생들을 징계한 중앙대에 이어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학과 학생들 사이의 갈등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동국대는 학과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총장실 점거농성을 주도한 이유로 최장훈 총학생회장과 조승연 부총학생회장 등 3명에게 퇴학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같은 이유로 학생 2명에게 무기정학, 5명에게 유기정학, 19명에게 사회봉사활동 등의 징계를 지시했다. 대학측은 이번 징계 이유로 총장실 점거와 기물 파손 등과 함께 공식행사인 입시설명회를 방해했다는 점을 들었다.

동국대는 2013학년도부터 5개 단과대 11개 학과를 통폐합하는 학문구조 개편안을 추진해 학생들과 마찰을 빚어 왔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됐던 북한학과 폐지는 철회됐지만, 문예창작학과는 국어국문학과와 통폐합됐고, 윤리문화학과는 2013년 부터 신입생을 뽑을 수 없게 됐다(관련기사 : CEO 총장님, 제대했더니 우리 과 사라졌어요).

이에 반발한 학생들은 지난달 5일부터 13일까지 8일 동안 총장실 점거농성을 벌였으나, 동국대 측은 이 같은 구조조정안을 지난달 9일 최종 발표했다. 대학 측은 총장실을 점거한 학생들의 행동을 "비민주적인 해교행위"라며 강도 높은 징계를 예고한 바 있다.

일방적 구조조정이 불러온 대학의 비극

이번 징계로 최장훈 총학생회장(정치외교4)과, 조승연 부총학생회장(윤리문화4)은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퇴학 조치로 학적을 잃게 되는 처지가 됐다. 두 사람은 2012년 1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신임 회장단이다.

이들은 지난해 대학 측의 학과구조조정에 맞서 학생자치단체 연대체인 '우리의 학문을 지키기 위한 동행'을 구성해 활동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44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당선이 됐다. 이들의 당선은 구조조정에 대한 동국대 학생들의 문제의식을 드러냄과 동시에, 학생들과 학교 측의 구조조정을 둘러싼 충돌을 예고한 것이기도 했다.

학교 측은 구조조정안 철회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했고, 학생들은 총장실 점거로 맞섰다. 그러자 이번에는 퇴학 등의 징계가 떨어졌고, 학생들은 징계에 반발해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양보 없는 대립 속에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지는 갈등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특히 퇴학 조치는 동국대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드문 일로, 대학측이 학생들의 반발을 진압하기 위한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총장실 점거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학생자치활동까지 위축시키려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승연 동국대 부총학생회장.
 조승연 동국대 부총학생회장.
ⓒ 동국대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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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조승연 부총학생회장은 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학교의 징계는 총학생회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조치 같다"며 "총학생회는 학과구조조정만이 아니라 등록금과 캠퍼스 이전 문제도 다뤄야 하는데 총장실을 점거했다는 이유만으로 학생회장을 퇴학시키는 조치를 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부회장은 이어 "입시설명회 때 항의서한 전달을 막는 과정에서 교직원이 앉아 있는 의자를 연대하러 온 타 대학 학생이 밀쳐 (교직원이)부상을 입는 일이 있었는데, 그날 저녁 교직원들이 농성 중이던 우리 천막을 해체하고 자리에 있던 학생들을 폭행하기도 했다"며 "그 후로 학교 측은 우리와 어떤 대화도 하지 않았고, 갑자기 이틀 전에 퇴학됐다는 징계 공문이 학과로 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동국대 임시설명회에서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과구조조정의 부당함을 알리려는 학생들과 이를 막으려는 학교 측의 충돌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연대활동을 위해 참석한 타 대학 학생에 의해 동국대 교직원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대학 측은 이날 있었던 충돌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고 이번 징계에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회장은 "재심의 절차가 있지만 크게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며 "재심의에서도 퇴학이 유지될 경우에 소송을 통해서라도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중앙대도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 3명에게 퇴학 및 무기정학의 처분을 내렸지만 학생들이 낸 '퇴학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패한 바 있다.

"자치활동에 지장, 총학생회 무너뜨리려는 것"

다음은 조 부회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퇴학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지금 심정은 어떤가?
"솔직히 아직 머릿속이  정리가 잘 안 된다. 학교에서는 퇴학이라는 징계가 아주 오랜만에 내려진 거라고 한다. 제적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모두를 퇴학시킬 줄은 몰랐다.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니까 끝까지 싸워야겠다는 생각이다."

- 학교의 징계 수위가 심하다고 생각하나? 두 대표자가 퇴학 처리가 되면 다른 자치활동에도 영향이 있을 듯하다.
"총학생회를 무너뜨리려는 것 같다. 이제 당장 등록금도 이야기해야 하고 캠퍼스 이전 문제나 학교 공간문제도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총학생회가 신입생 대상으로 하는 '새내기 새로 배움터'(오리엔테이션) 날짜에 따로 캠프를 잡기도 했다. 이번에 학생자치활동 자체를 막으려 하는 것 같다."

- 징계 이전에 소명 절차는 충분했나?
"징계위원회 출석요구가 와서 총학생회장만 대표로 나갔다. 하지만 그 이후 징계일정은 전혀 알려주지 않았고 누가 징계위원인지도 알 수가 없다. 갑자기 각 단과대학으로 공문이 와서 알게 됐다. 공문에는 총장 직인이 찍혀 있다. (징계가)번복 될 거라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는다."

- 총장실 점거 이후 학교와 대화 과정은 없었나?
"입시설명회 때 교직원들이 농성중인 천막을 둘러싸고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가리고 했다. 그래서 본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하는데 교직원들이 막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대학 학생이 의자를 넘어뜨려서 앉아 있던 교직원이 부상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 그날 저녁에 보복하는 것처럼 교직원들이 학생들의 천막을 철거하고 폭행했다. 그 이후로 학교 측은 우리와 어떤 대화도 하지 않았다."

- 징계 소식이 알려졌는데 학생들 반응은 어떤가?
"사실 학과구조조정에 직접 당사자가 아닌 학생들은 관심이 없기도 하다. 오히려 투쟁하는 학생들이 교직원들에게 무례하게 한다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도 있다. 워낙 시설에만 투자를 많이 하다보니까 학교가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퇴학이라는 이번 징계는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평소 관심이 없던 친구들도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고 연락해 오기도 한다."

"재심의 기대 안 해, 가처분 소송 검토"

 동국대학교에 걸려 있는 학과 통폐합 반대 현수막들.
 지난해 11월 동국대학교에 걸려 있는 학과 통폐합 반대 현수막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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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 구조조정은 무엇이 문제인가?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수업 하나만 잘못 신청해도 '망했다'고 하는 게 대학생들의 현실이다. 하물며 학과구조조정은 해당 학생들의 인생이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인데, 그런 당사자들의 의견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건 분명한 문제다. 학생들에게 희생을 감수하라고 하면서 매해 졸속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이라고 하는데 그 기준이 계속 달라진다. 사회 수요에만 맞춰 대학교를 상품화 하면 제대로 된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거기에 맞는 학과들만 키우겠다는 거 아닌가?"

- 전임 총장인 오영대 총장도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부임한 김희옥 총장이 또 다시 구조조정을 한다. 차이가 뭔가?
"5년 전 오영대 총장은 취업률이나 입시경쟁률을 기준을 각 학과를 줄을 세워 점수가 낮은 학과는 인원을 감축하거나 폐과 시키는 '입학정원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과정에서 독어독문과가 폐과 됐다. 여러 학과가 정원이 줄었고 학교와 싸우지 않는 날이 없었다.

김희옥 총장이 와서 그 시스템은 폐지가 됐지만 결국은 그와 비슷한 '학문구조 개편위원회'가 만들어졌다. 학생들을 만나겠다고 하지만 의견을 듣기보다는 설득하려고만 했고, 나중에는 훈계 대상으로 바라봤다. 두 총장의 구조조정에는 의견을 들으려는 액션이 있었냐 없었냐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학생들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를 게 없다."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징계 사실을 알려 나가는 작업부터 해야 할 거 같다. 방학을 했지만 계절학기가 있어서 학생들이 아예 없지는 않다. 재심의를 신청하지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고, 가처분 등의 소송도 생각하고 있다."

-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회에서 경쟁하고 약자를 핍박하는 건 예전부터 있어왔다. 그런 문제가 대학에서도 발생한다는 건 대학에서 지켜져야 하는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등록금 문제와 마찬가지로 대학생들이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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