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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가맹점임을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현금영수증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가맹점' 스티커 부착을 제도화했다.
▲ 국세청이 발행하는 '현금영수증 스티커'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가맹점임을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현금영수증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가맹점' 스티커 부착을 제도화했다.
ⓒ 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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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가맹점' 스티커다. 올해 초, 국세청은 소비자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가맹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을 홍보를 함으로써 현금영수증 발행과 수취 관행을 확산시키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약국은 내년 4월 1일부터 이 스티커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현금영수증 발행은 꾸준히 증가하는데... 약국은?

현금영수증 제도 도입 후 현금영수증 발급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2005년 이후 현금영수증 발급액 추이 현금영수증 제도 도입 후 현금영수증 발급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국세청 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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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현금영수증제도가 도입된 후 현금영수증 발행 금액은 해마다 늘어왔다. 국세청의 '공정사회를 위한 현금영수증 발행 감시 강화'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현금영수증 발행금액은 76조 원에 달한다. 이미 대형할인점 등에서 현금 거래를 할 때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는 것은 대부분 소비자들에게 보편화돼 있다.

실제로 한국백혈병환우회가 2011년 전국 8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기관(약국·의원) 현금영수증 발행에 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현금 거래를 할 때 현금영수증 발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한 수가 472명으로 전체의 56.66%를 차지했다. 특히 대형할인점 등에서 현금으로 거래할 때는 현금영수증을 '반드시' 받거나(26.65%) '가급적 받으려고 노력'(48.14%)하는 응답자는 74.79%로, 국민 네 명 중 세 명이 현금영수증 수취에 적극적이었다.

현금영수증 발행은 일반적으로 탈세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된 바 있다. 업체가 카드결제 대신 할인을 조건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고, 해당 거래를 매출에서 누락시키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탈세 수단으로 알려졌다. 그런 의미에서 소비자의 적극적인 현금영수증 발행 요청은 불법적 탈세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이는 국가 재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발행에 따른 소득공제 혜택으로 국민의 현금영수증 수취를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응답자 상당 수가 현금영수증 수취에 적극적임을 보여준 조사 결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약국은 아직도 현금영수증 발행 실적이 미진하다.

국민 64.23%, 약국에서 현금영수증 발행 받을 의사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의 설문조사 결과 약국에서 현금결제 시 현금영수증을 발급 받지 않는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48%에 육박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의 설문조사 결과 약국에서 현금결제 시 현금영수증을 발급 받지 않는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48%에 육박했다.
ⓒ 김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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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백혈병환우회 조사 결과, '약국에서 현금결제 시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십니까?'라는 질문에 47.78%(398명)가 '발급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두 명 중 한 명꼴로, 국민 네 명 중 세 명이 대형할인점에서 현금영수증 수취에 적극적이었던 점과 대조된다. 이유가 뭘까.

약국에서 소액(1원~4999원) 현금 결제 시 '약사들이 현금영수증 발행을 꺼린다고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사대상자 14.65%(122명)는 '많이 꺼린다고 느꼈다', 24.25%(202명)는 '조금 꺼린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약사들이 현금영수증 발행을 꺼린다고 느낀 응답자는 38.90%에 달한다. 응답자 세 명 중 한 명 이상은 약국에서 소액 현금 거래 시 약사들의 부정적 반응을 직접 체험했다는 이야기다.

반면 소비자는 약국에서 현금영수증을 발행받기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중 '약국에서 소액(1원~4999원) 현금 결제 시 현금영수증 발행을 받을 것인지'라는 질문에 조사 대상자 64.23%(535명)가 '발행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참고로 약국에서 주로 이용하는 지불 수단이 '현금'인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 중 50.42%를 차지한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거래의 절반 이상이 현금으로 이뤄지는 약국에서 소비자들이 현금영수증 발행을 원해도 약사의 부정적 태도나 발행 요청의 부담감 때문에 실행에 옮겨지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현금영수증 스티커'는 이러한 맥락에서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계산대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가맹점' 스티커가 붙어있으면 소비자들은 현금영수증 발행을 '요청해야만 이뤄지는 행위'가 아니라 현금거래에 따르는 '당연한 절차'라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영수증 발행 관행을 보편화하고 약국 이용자의 권리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좋은 장치인 셈이다.

국세청은 스티커 부착 의무화 시행일 전까지 스티커의 자발적 부착을 권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현금영수증 스티커'를 붙인 약국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백혈병환우회 자원봉사단 반딧불이 서포터즈에서 실시한 '서울시 소재 약국의 현금영수증 발행 스티커 부착 여부 조사' 결과는 씁쓸하다. 영등포구 등 서울시 내 6개 구에서 무작위 조사를 실시한 결과, 112개 조사 대상 약국 중 현금영수증 발행 스티커를 부착한 약국은 영등포구에 있는 '이○○ 약국' 한 곳뿐이었다. 음식점 등 기타 가맹점의 상당 수에 가맹점 스티커가 붙어있던 것과 대조적이다.

'현금영수증 발행' 약국에서 먼저 물어야

물론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약국이 부당하게 현금영수증 발행을 거부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대부분의 약국은 고객이 현금영수증 발행을 요청하면 거부하지 않는다. 그러나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먼저 현금영수증 발행을 요청하지 못하는 약국 이용자들을 위해, 약국이 먼저 현금영수증 발급을 권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이미 대부분의 편의점과 기타 유통매장에서는 판매자가 먼저 구매자에게 현금영수증 발행을 원하는지 묻는다.

"현금영수증 필요하세요?"

짧은 질문이지만, 이는 소비자에 대한 존중이자, 정직한 세금 납부자의 당당함이다. 이제 약국에서도 이용자의 요청이 있기 전에 먼저 질문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현금영수증 발행은 소비자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다. 또한 사업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현금영수증 발행 요청은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의료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다.
 현금영수증 발행 요청은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의료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다.
ⓒ 한국백혈병환우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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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뿐만 아니라, 약국 이용자들 또한 약국에서의 현금영수증 발행이 활발해지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소비자의 권리는 소비자 스스로가 지키고자 할 때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공정사회를 위한 현금영수증 발행 감시 강화' 보도자료에서 '소비자는 가격 인하에 따른 이익을 챙기기 때문에 현금영수증 발행 기피에 동조함에 따라 탈세를 돕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위에서 살펴본 설문조사 결과에 비교하면 이는 형편없는 오해다. 하지만 소비자 스스로 현금영수증 발행 관행을 만들어나가지 않는다면 이같은 오해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약국에서의 현금영수증 발행은 의료소비자의 권리를 찾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이는 행정안전부가 캠페인으로도 인정한 보건의료 국민감시대상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은 탈세 방관자라는 오명을 벗고, 의료소비자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 당당히 말해야 하지 않을까.

"현금영수증 발행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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