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럼에 5-0 대승을 거둔 맨유

풀럼에 5-0 대승을 거둔 맨유 ⓒ 맨유


22일 새벽(한국시각)에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풀럼을 5-0으로 대파하면서 같은 날 스톡시티에 3-0으로 승리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승점차를 2점으로 유지했다.

박지성은 후반 13분 영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서 30분 가량을 활약하면서 팀의 5-0승리를 함께 했다. 하지만, 풀럼에게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박지성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리 많지 않았다. 교체출전을 통해 경기감각을 끌어 올린 정도에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전반 5분 웰백의 첫골, 원터치 패스로 풀럼을 압도

풀럼전 맨유의 선발 스쿼드는 이전 경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골키퍼에 린데가르트,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필존스가 중앙수비로, 중앙 미드필더에 긱스가 선발출장했다. 연초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리그 일정을 감안한 체력안배를 염두에 둔 스커드 구성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의 흐름은 전반 이른 시간에 터진 웰백의 첫골로 갈렸다고 할 수 있다. 전반 5분 왼쪽 측면을 돌파하면서 중앙으로 연결한 나니의 패스를 웰벡이 골로 연결하면서 맨유의 골 퍼레이드의 시작을 알렸다.

첫골로 분위기를 잡은 맨유는 긱스를 중심으로 짧고 정확한 원터치 패스로 점유율을 높여 나갔다. 서두르지 않고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풀럼의 수비약점을 파고들었고, 두 번째와 세 번째골은 이런 경기 흐름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반 28분 긱스의 크로스를 나니가 살짝 방향을 바꿔 놓으면서 기록한 두 번째골, 전반 종료직전에 긱스의 슈팅이 수비 발에 맞고  골라인을 통과한 세 번째 골까지, 맨유의  짧고 간결한 원터치 패스가 이어지면서 만들어낸 골이었다.

맨유의 일방적인 공세속에 풀럼은 공격다운 공격을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전반 15분 이후 연결한 슈팅이 유일할 정도로 빈공에 시달렸다. 7대 3에 가까운 점유율과 9대1의 슈팅숫자가 전반 두팀의 경기 결과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3-0으로 전반을 마친 맨유는 또 다시 부상악몽에 시달리게 되었다. 중앙수비로 선발출장한 필존스가 전반 21분 부상으로 교체아웃된 것이다. 상대선수와 부딪치면서 얼굴에 부상을 당한 필존스는 정확한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한 달간 결장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이후 경기 전력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필존스는 그동안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공백이 생긴 중앙 미드필드를 든든히 지켜내는가 하면 중앙수비수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라 공백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풀럼의 반격, 그러나 결정력에서 우위를 보인 맨유의 추가골 

전반, 의외의 세골을 허용하면서 홈에서 완패의 위기에 몰린 풀럼은 후반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맨유의 원터치 패스에 압도당했던 풀럼은 강력한 압박과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맨유 공격수들의 볼터치를 힘겹게 만들면서 일방적인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풀럼이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을 이어갔다면, 맨유는 나니와 웰벡을 겨냥한 빠른 역습으로 맞받아 쳤다. 하지만 전반전에 보여주었던 패싱게임을 통한 점유율축구가 사라지면서 최전방의 웰벡과 루니의 모습을 찾아 보기 쉽지 않았다.

상대의 공격에 시달리면 간간이 공격을 이어가던 맨유가 다소 이른시간인 58분에 두 번째 선수교체를 단행한다. 전반 필존스의 부상으로 교체출전했던 영이 부상으로 정상적인 경기가 불가능하게 되자 박지성이 교체로 그라운드에 나서게 된 것이다. 리그 두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던 박지성은 다 소 긴시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일방적인 공격속에서도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하던 풀럼은 후반 70분 이후 앤디 존슨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세 번의 슈팅마저 린데가르트의 선방에 막히면서 만회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맨유는 87분 루니의 중거리 슈팅이 골로 연결되었고 경기종료 직전 발렌시아의 패스를 베르바토프가 감각적인 골로 연결시키면서 5-0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풀럼은 최근 몇시즌 맨유에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 만큼 탄탄한 수비를 중심으로  매시즌 맨유를 힘들게 했었다. 그랬던 풀럼이기에 5-0 대패는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마틴 욜 체제의 풀럼이 언제쯤 예전의 끈끈한 경기력을 되찾을까.

살아난 노장 긱스 그리고 공격옵션에서 밀리는 박지성!!

맨유의 5-0승리의 일등 공신은 긱스다.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일방적인 승리에 기여한 긱스는 중앙미드필더로 선발출장하여 안정적으로 볼 배급을 했고, 경기템포를 조절하면서 전반전 일방적인 경기흐름을 이끌어냈다.

파워와 스피드는 예전과 같지 않지만 노련함과 부드러움은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었다. 시즌 초반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며 벤치를 지치는 일이 많았던 긱스. 경기에 출장해서도 지난 시즌 보여 주었던 위력적인 모습을 찾지 못하며 한계를 실감하는 듯했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긱스의 존재감을 알렸다.

두 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던 박지성도 오랜만에 교체 출장하여 30분 가량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풀럼에게 분위기를 넘겨준 상황에서 교체출전하다 보니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경기 출전을 위한 경기감각을 끌어 올렸다는 정도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까지 이어지는 리그 3경기와 1월 8일 밤(한국시각)에 펼쳐지는 맨시티와의 FA컵 경기까지 생각한다면 박지성의 출전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는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물론, 후반전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영의 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필존스 대신 영이 선택받은 상황을 보면 박지성의 입지는 다소 좁아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맨시티와의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맨유에겐 그 만큼 골이 필요하고 승점 3점이 절실하다. 그렇다 보니 공격적으로 우위에 있는, 골을 뽑아낼 수 있는 측면 자원들을 선호하면서 박지성이 선택받을 확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물론, 박지성의 가치는 여전하다. 수비적인 안정이 필요한 경기에서 여전히 영에 비해 앞선다고 볼 수 있다. 

맨시티와의 경쟁속에 거둔 5-0 대승. 맨시티가 1월 4일(한국시각) 리버풀과의 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맨유에게는 또 한 번의 선두탈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렇게 하기위해선 맨유에겐 위건, 블랙번, 뉴캐슬전 승리가 필수적이다. 리그 우승 경쟁에 중요한 고비가 될 수 있는 이번 박싱데이 기간이 마무리되고 과연 어느팀이 웃게 될지,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ccead.blog.m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맨유 긱스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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