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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이 겨울이면 주로 다니는 코스가 있는데, 바로 수원-사강-대부도-오이도-안양 코스랍니다. 시간으로는 2시간 정도 걸리는 드라이브 코스죠. 이 정해진 코스를 따라 다니다가, 어떤 날은 제부도에 가고, 또 어떤 날은 영흥도에 가고, 또 어떤 날은 궁평항에 가고 그렇습니다. 그날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죠.

 

지난 18일 일요일. 아침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영상으로 올라간다는 기상청의 말을 듣고, 슬슬 나들이 계획을 세웠습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우선 안양에서 수원 방향으로 차를 몰았죠. 그리고 수원에서 사강 방면으로 시원하게 드라이브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겨울에는 이 방면으로 다니면 차량 정체 따위는 신경 안 쓰고 다닙니다. 물론 대부도쯤에 다가오면 차들이 많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계절보다는 확실히 적습니다.

 

이날도 정해진 코스대로 돌다가 중간에 어딘가로 빠지려고 했는데, 달리다 보니 결국 시화방조제를 건너 오이도 앞에 서고 말았습니다. 얼마 전에도 안양에서 버스타고 왔던 곳이라서 그냥 지나치려다가, 뻥 뚫린 갯벌의 모습이나 보고 가자며 잠시 들렀습니다.

 

 오이도 등대 주변에 차를 세웠습니다.

오이도에서 주차하기란 주말엔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보통의 경우는 횟집 촌 뒤쪽으로 들어가 골목 골몰 돌아다니다가 차를 세우기 마련인데, 이날은 운 좋게도 등대 근처에 빈자리가 하나 있어서 바로 들어갔습니다.

 

 등대 옆에 있는 포장마차 횟집 촌

 그곳에는 석화를 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추위에 대비해 온통 중무장을 하고 등대 옆으로 마련된 포장마차 촌으로 발길을 옮겼지요. 와! 그런데 바람이 장난 아닙니다. 장갑을 꼈어도 유모차를 미는 손이 시릴 정도로 날씨가 추웠습니다. 바다 구경은 개뿔! 이 추위에 잠시도 서 있기 어려워졌죠.

 

그러다가 추위를 녹일 겸 생각한 것이 포장마차에 들어가서 석화구이를 먹어주는 것이었습니다. 밖에서 보니 따뜻한 난로에 몸을 녹이며, 석화구이를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부러워 보였거든요.

 

 무작성 손님이 없는 포장마차에 들어섭니다.

 그리고 따뜻한 난로에 몸을 녹이니, 와!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아주머니! 석화구이 얼마에요?"

 

몸을 녹이며 가격을 알아봤습니다. 사가지고 가는 것은 까놓은 굴이 5000원, 석화도 5000원이랍니다. 그리고 여기서 구워먹으면 1만 원이라고 하는군요. 생각보다 싸더라고요. 그래서 만 원어치 주문을 했습니다.

 

 사가지고 가는 것은 까놓은 굴이 5,000원, 석화도 5,000원 이랍니다.

 알루미늄 호일을 깔고 난로 위에 바로 석화를 올립니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 하나! 소주 한 병을 시키고....소주는 물론, 아내와 저 중, 운전하지 않는 사람이 먹기로 했습니다. 가위 바위 보! 아내의 승리. 으~~~아!

석화를 구워주시는 아주머니는 제 막내딸을 보시고는 예전에 저만한 아이를 데리고 장사를 하신 적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린애를 데리고, 지금 여기서 정착하기 전에 길거리 노점을 했다는 것이죠. 한 구석에 아이를 앉혀놓고 말이죠. 지금 그 아이들이 20대 초반의 젊은이로 성장을 했다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이셨습니다.

 

석화가 익어갈 때쯤, 아주머니는 하나씩 먹기 좋게 손질을 해주십니다. 사실 조개구이 집에서 석화를 직접 구워먹을 때, 껍질 까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죠? 하지만 여기서는 주인이 직접 껍질을 까서 접시에 올려주십니다.

 

 석화 껍질을 까주시는 아주머니

 일단 한 접시 주셨습니다. 저희가 먹는 동안 또 다른 껍질을 까고 계신 아주머니

짭쪼름한 바다향이 그대로 진동하는 석화! 젓가락으로 알맹이를 쏙 빼내어 한입 먹어봅니다. 와! 정말 맛있네요. 날것으로 먹는 것과는 또 다른 맛! 물론, 생굴도 맛있지만, 즉석에서 구워먹는 요놈도 구수하니 맛이 있네요. 분위기도 좋고 말이죠. (다만, 소주 한잔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는....) 아내는 소주 두 잔을 마시고, 얼굴이 발그레해졌습니다. 부러울 따름이죠.

 

아주, 아주 매서운 추위와 그 추위를 막아줄 난로가 있는 곳, 이곳 오이도로 '석화' 드시러 오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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